특종 서해안 GPS 수신 오류 사건 사건내막

 

D&D Focus 2010년 10월호


정체불명 세력이 3일 간 서해 GPS 마비시켰다


 

서해에 전자파 공격 있었다


천안함 사건 이후 부쩍 긴장이 높아진 서해 일부지역에서 지난 8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간 위성항법장치(global positioning system: GPS) 수신 장애 현상이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국토해양부, 국방부, 인천공항, 방송통신위원회, 해군 등 관련기관은 인위적인 전파 방해(jamming) 공격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비상대책을 수립 중이다. 한편 이에 정통한 소식통은 “북한 또는 그 외 제3세력일 수도 있는 정체불명 세력이 군사적 목적으로 이와 같은 전파 도발을 감행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같은 사실은 본지가 입수한 2개의 문건인 국토해양부 산하 기관인 군산지방해양항만청 위성항법중앙사무소에서 9월 3일에 작성한 「대한민국 서해안 GPS 수신 오류 분석 결과 보고」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010년 8월 23일 오후 5시 30분에 홍도 감시국에서 GPS 장애에 대한 최초 알람 경고가 있었고 이후 군산의 위성항법중앙사무소에서 전국으로 조사를 확대한 결과 말도, 어청도, 소흑산도 등에 이와 비슷한 GPS 수신 장애가 확인되었다. 누군가가 서해상을 향해 집중적으로 전파교란(jaming)을 한 결과로 추정된다. GPS 수신 오류를 감지한 대한항공, 인천 해군, 방송통신위원회 비상계획 담당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인천국제공항 항공교통관제센타, 국토해양부 항행시설과에서 수신 장애 문의가 위성항법중앙사무소로 보고되는 등 상당한 규모의 피해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우리나라 위성항법보정시스템(Differential Global Positioning System : DGPS) 해양 및 내륙 기준국과 감시국에 29개소에 대한 긴급 점검에 들어간 결과 주로 서해상에 위치한 어청도 DGPS 기준국과 안흥, 말도, 홍도 DGPS 감시국 4개소에서 이와 같은 수신 오류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모두 서해상에 집중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용 중인 기준국과 감시국의 위치는 <그림 1>과 같다.

피해사례도 속속 드러났다. 인천국제공항 및 김포공항 인근 항공기 GPS 오류 발생하여 항공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내륙에서는 파주 인근의 KT 이동통신 기지국에서 GPS 오류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해군의 경우는 아직까지 그 실태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전파 공격으로 인한 심각한 피해 가능성이 현실로 드러남에 따라 향후 서해상의 남북 군사정세가 불안정해 질 경우 우리 안보태세와 항공기․선박 안전에 빨간 불이 켜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서 GPS와 DGPS에 대해 소개하자면 위성항법시스템(Global Positioning System : GPS)는 미국 국방성에서 개발하여 상용화된 전 세계 위성항법시스템으로 지구상의 24개(6궤도) 위성을 이용하여 세계 어느 곳에서도 자신의 위치를 측정할 수 있는 위치정보시스템을 말한다. 한편 GPS의 오차를 줄이기 위한 항법시스템, 즉 이미 알고 있는 기준점을 정하여 이곳에서 정확한 위치값과 GPS에서 측정한 위치값을 비교하여 GPS에서 발생한 오차값을 보정한 후, 그 보정값을 무선통신망(중파 283.5-325KhZ) 및 인터넷(NTRIP)을 이용하여 이용자에게 1m이내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위성항법보정시스템(Differential Global Positioning System : DGPS)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항공기, 선박은 물론 자동차와 군 장비, 이동통신도 이 시스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이 시스템 상에서 전파 교란은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이 3일 간 지속적으로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확인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림 1> DGPS 기준국 및 감시국 현황




지역적 전파방해 추정


관계 당국은 이번 서해 일원의 GPS 수신기에서 발생한 혼선이 발생한 것은 장비의 고장이 아니라 인위적인 전파방해(jaming)라고 확신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에 시스템 사용자 통지보고( USCG NANU)(GPS 시스템 사용자 통지보고) 메시지 확인결과 GPS 고장 등 특이 사항에 대한 공지가 없었으며, 지역적으로 수신 문제가 발생된 것으로 보아 지역적인 전파방해(jamming)에 의한 영향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다. 특이 안흥, 어청도, 홍도 기준국과 감시국에서 강력한 영향을 받았는데 비해 말도 감시국이 미비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해상 쪽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인천공항에서도 GPS 수신오류가 문의가 보고되었으나 인접한 팔미도기준국은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아 서해상의 항공기와 선박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이를 종합하여 영향지역을 보면 <그림 2>의 선상에서 좌측으로 노이즈원 발생되었다고 예상된다. 보고서에서는 “기선은 인천공항에서 홍도 감시국까지 약 330km에 걸쳐서 주로 좌측(해양쪽)으로 GPS를 이용하는 항공기, 선박의 항법에 3일간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림 2> 전파 방해 해역 기선


한편 우리 군은 미군과 같은 군용 GPS를 사용하지 않고 민간용 GPS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전자파 교란에 극히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정과 전투기, 지상 기동장비, 유도무기 등이 전부 민간 GPS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전자전 발생 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2003년 이라크 전에서 미국의 첨단 유도무기를 무력화했던 러시아제 GPS 재머는 배낭 크기의 소형으로 이 재머가 작동되면 직경 150~200km 지역의 GPS 수신기는 먹통이 된다. 북한이 해외 암시장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이 같은 장비를 입수했을 경우 이번에 벌어진 GPS 혼란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하여 7월30일 새벽 동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북한 경비정에 끌려간 오징어잡이 어선 ‘800 연안호’의 경우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연안호가 나포됐을 때 언론매체들은 이 배의 GPS 수신장비가 고장 나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 측 해역으로 들어 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GPS 정보 수신을 방해하는 재머(jammer)로 연안호를 교란시키고 북 측 해역으로 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나포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2008년에 구입했을 것으로 보이는 재머는 <사진 1>의 장비로 작전범위는 150-200 km 출력은 4W, 밧대리를 제외한 무게는 8~10 kg 정도다.


<사진 1> 북한이 구입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제 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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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월간 군사전문지 <디펜스21+> 편집장, 한겨레 군사사이트 <디펜스21> 전문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