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장욱 통통포럼(안보외교국제협력 모임) 회장 인터뷰

 

             국가관계는 외교 언어로 짜여 진 양탄자

동맹을 변화시킨 통역장교의 힘 



인터뷰 : 김종대 편집장

일시 및 장소 : 2011년 9월 14일, 디앤디 사무실


천명에 달하는 거대조직 통통포럼 


전․현직 통역장교들을 비롯하여 안보외교국제협력분야에서 근무하는 1000명이 결성한 ‘통통포럼’은 군사외교에서 최고의 소통 전문가들이다. ‘안보의식, 네트워킹, 정보교류, 자기계발’을 표방하는 이 포럼의 회장을 맞고 있는 김장욱 씨(39세)는2002년부터 올해7월까지 약10 년 간 한미연합사령관 통역으로 근무한 베테랑이다. 김씨는 98년에 임관하여 3년간 공군 통역장교를 마친 후 2002년부터 올해 7월까지 한미연합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 전속통역뿐 아니라 두 명의 미 국방장관, 네 명의 미 합참의장 통을 도맡아왔다. 한미동맹의 핵심부에서 그가 겪은 일들은 현대 국제정치의 가장 중요한 사건들이었고, 무엇보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숨 가쁜 여정이었을 게다.  

한미동맹의 가장 핵심에서 국가 간의 소통의 본질에 깊이 천착한 그를 만나 통역 장교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사진1. 김장욱.jpg


- 명성이 대단한 통통 포럼의 회장을 만나게 되니 반갑습니다. 우선 10년 넘게 연합사령관으로 통역관으로 근무했다는 경험 자체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매우 소중한 자산이라고 보는데요, 어떤 계기로 그렇게 오래 한 거죠?


이일을 하게 된 동기는 2002년 슈와츠코프(Thomas A. Schwartz) 사령관 시절에 연합사령관 통역을 민간에 오픈한다고 했습니다. 공군에서 통역장교를 마친 저는 미국에 취업이 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는 저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았으나, 연합사령관 통역은 나 밖에 안 된다는 사명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렵게 받은 미국 취업 비자도 취소하고 취업도 포기한 채 이 일을 지원했습니다. 시작할 때는 3년만 근무하고 나가자 했던 것이 이제는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에 월터 샤프 사령관에게 내년도에 이임할 때 맞춰서 사직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니까 샤프 사령관은 자신의 이임시기 등 매우 민감할 수도 있는 부분까지 알려주시며 준비하라며 상세히 말씀해 주시더군요. 그 자상함에 지금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 본인이 결성한 통통 포럼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통통포럼은 다양한 소모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포럼은 군사외교통역 포럼입니다. 통역장교, 파병 나가는 인원들이나 장교 영어반, 훈련 전에 어학병 집체교육 등을 약 40여회 정도 지원하고 있고 외교영어스터디도 매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상적인 교육지원을 넘어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만들어 미래의 리더들에게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포럼에서는 ‘외교영어 아카데미’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포럼은 2003년에 만들어져 현재 천 명에 달하는 회원을 거느린 거대 조직으로 성장했습니다. 회원들의 학습 열기나 전문성은 매우 놀랍습니다. 포럼 활동은 주력이 전략 아카데미, 외교영어, 보육원 자원 봉사, 사회 지도층 인사 초청 라운드 테이블입니다. 저는 우리의 미래 리더들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8년 들여 정성들여 이 포럼을 운영했습니다. 포럼 회원들은 외교안보 국제협력 분야에 대부분 진출해 있습니다. 과거에는 미국의 새로운 정책기조나 문서가 오면 통역장교들이 있는 전 부서에는 다 이들이 번역합니다. 여러 곳에서 생산되는 정보를 통합할 필요가 있어서 조직을 만들고 사회 네트워크를 만들어 다양한 분야와 교류하고, 대학생들도 어느 분야든 우리가 접촉하여 멘토가 된다는 거죠.



‘집단 지성’을 형성하다


- 놀랍군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할 정도로 외교 영어는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가요?


외교란 국가와 국가가 만나는 격이 높은 공간입니다. 이런 자리에서 감사하다는 말을 ‘thank you very much' 하나만 계속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감사하다는 뜻을 표현하는데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또한 ‘중요하다’, ‘토의하자’, ‘이해가 안 된다’, ‘수정․보완 하자’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아주 중요한 말들이 있는데 이를 정확하고 다양하게 구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런 노하우를 종합하여 외교 영어의 전형을 정립하게 되면 아주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집니다.


- 감사하다는 표현 중 권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몇 가지 소개해주시죠.


이런 말을 한 번 사용해보시기 바랍니다.

I remain grateful to you.

My heart is overflowing with appreciation.

My heart is full of appreciation.

무언가 말하는 사람의 격이 높아지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기분 좋은 미소를 짓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말입니다. 또한 이런 표현도 있죠.

My debt to you is immeasurable .

당신에게 무언가를 빚졌다는 뜻이 아니라 감사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멋진 말도 있습니다.

I am graced beyond measure by your presence.

어떻습니까? 우아하면서도 겪이 높죠?


- 아름답군요. 상대방을 추켜 세워주는 일이 유난히 많은 외교적인 자리에서는 무언가 그런 표현들이 나와야 하겠습니다. 통역 입장에서 통역해주어야 할 상대가 베스트(best)와 워스트(worst)가 있었을 텐데, 어떤 경우가 있습니까?


워스트는 통역을 배려한다고 너무 짧게 말을 끊어버리는 분입니다. 예컨대 어떤 분은 “나는”이라고 말하고 통역해주기를 기다렸다가 다음 단어를 또 하나씩 말합니다. 일단 몇 문장이 나와야 이를 재해석해서 적절한 통역이 나오는데 너무 짧게 끊어버리니까 통역이 더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영어로 다 소화하기 어려운 한자성어나 역사관련 사실은 정말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너무 우리 것을 지나치게 강조한다거나 한자를 많이 사용하고 목소리까지 허스키한 분이 있으면 정말 힘듭니다. 예를 들면 이런 농담이 있지요. 건배할 때 연대 나온 사람은 ‘위하연’이라고 하고 고대 나온 사람은 ‘위하고’라고 한다고. 또 이런 것도 있지요. 물고기의 반대말은 불고기. 이것 참 번역이 난감하죠.


학습과 소통에 대한 열정을 강조하는 김 씨의 말은 매우 진취적이며 힘이 있다. 우리가 미래를 설계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과 태도가 있겠으나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중시하는 소통의 달인을 꿈꾸는 것도 매우 인상적이다. 포럼을 통해 소통의 문제를 학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통통포럼은 신세대가 주축이 된 한국의 대표적인 ‘집단 지성’이 될 것 같은 가능성이 엿보인다.


- 한미 양쪽을 다 관찰해 본 입장에서 한․미간의 문화적 차이는 어떤 것이었나?


서로 배경이 다른 두 집안이 합치는 결혼도 어려운데 두 국가가 동맹을 맺는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문화적 차이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알겠거니’ 하고 얘기를 잘 안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전달한다든가, 요구사항을 분명히 말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알아서 해주겠지’하고 말을 안 합니다. 그런데 미국 문화는 이와 다릅니다. 그들은 무조건 분명하고 정확하게 말해야 알아듣습니다. 우물쭈물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직접 겪은 일입니다. 한 번은 제가 진급할 기회에 ‘알아서 해주겠지’ 하니까 진급을 안 시켜주고 그냥 넘어가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해에는 ‘이런 자리는 이렇게 사람을 뽑고 진급 시킨다’고 설명하고 저의 요구사항을 말하니까 진급 되더군요. 그런데 한국 문화에서는 자신의 진급에 대해 요구하는 것이 금기시되어 있지 않습니까? 업무에 있어서도 미국 사람들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언제까지 무엇을 얼마나 해달라고 분명히 얘기하지 아랫사람이 ‘알아서 해주겠지’라고 기다리지 않습니다. 어쩌면 한국 문화는 정(精)의 문화고 미국 문화는 논리의 문화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러나 소통을 하는데 있어서는 정확하게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주권을 잘 관리하면 동맹도 잘한다


- 재미있군요. 그런데 본인이 연합사령관 통역을 시작한 2002년은 한미관계가 아주 좋지 않았어요. 미국에 대한 한국민들의 반감이 화산으로 폭발하던 시기 아닙니까? 그리고 그 해 서해교전도 일어났구요.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한미동맹에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최근에 과거 미군기지에 묻었다는 독극물 논란을 보시면 미군이 얼마나 사건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다루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투명하고 신속하게 한다는 대응한다는 것이 미군의 핵심 기조입니다. 그들은 ‘가장 솔직한 것이 가장 강력한 무기다’라고 말한다. 여기에는2002년에 미군이 얻은 교훈이 크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특히 그 해에 여중생 효순․미선 사망사건에서 미군은 가장 많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한국의 장교들이 미국에 대해 당당하게 할 말을 할 줄 안다는 겁니다. 이건 한국이 많이 달라진 겁니다. 미군의 권위에 영향을 받거나 하는 것은 거의 없고 외교나 국방도 강대국에 대해서 우리의 목소리를 스스럼 있게 낸다는 거죠. 저는 이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합니다. 주권국가 아닙니까? 미군에 대해서도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하면 논리적으로 지적을 해주는 한국의 장교들을 보면 대단히 훌륭하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만큼 미국에 대해서도 우리가 지적을 하면 무언가 고쳐질 수 있다는 것은 신뢰가 있다는 뜻입니다.


- 그러면 한미 간에도 얼굴 붉히는 일이 많겠군요.


그렇습니다. 


- 최근 이라크․아프간 전에서 미군 장교들은 거의 다 참전한 경험이 있습니다. 미군은 병영의 분위기가 전쟁 피로증이나 후유증 같은 것 늘어나지 않았습니까?

제가 접한 미군들의 경우 대게 두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거의 다 참전한 경험이 있다는 것, 두 번째는 아버지나 삼촌이나 사촌이 한국전쟁에 참전했거나 한국에 과거에 근무한 사람을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참전 경험이 많으니까 세미나나 회의에서 전장의 현장에서 느꼈던 점을 생생하게 말해주는데, 이게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반면에 저는 전쟁 후유증의 문제는 적어도 한국에 근무하는 미군 장교들에게서는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기에는 ‘한국은 지금 전쟁을 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즉 상대적으로 전쟁터와 같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내색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북한이 있지만 당장 내일모레 총소리가 나는 직접적 위협은 아니니까 차분하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거죠. 리언 라포떼 사령관은 재임 당시 ‘한국을 근무하기 선호하는 나라가 되도록 하자’고 주둔 정책을 폈고 실제로 다시 근무하고 싶어 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 어떻게 근무하고 싶어 하는 나라가 된 거죠.

예전에는 병사들이 가족하고 떨어져서 1년 씩 근무하고 가버립니다. 병영 밖으로 나가서 민간인과 접촉도 안하고 문화체험도 없이 있다가 갔던 거죠. 그러나 이제는 2~3년을 근무하니까 업무에 대한 숙달도 높아지고, 퇴근하면 가족이 있어 별거로 인한 스트레스도 해소됩니다. 가족을 한국에 데려온다는 것은 자신 있다는 뜻입니다. 당장 전쟁이 일어날 위험이 없다는 겁니다. 위험하다면 데려오겠습니까?


- 연합사에 왔다가는 한국 장교는 뭐가 달라지나?


연합사는 공식적으로 곧 해체될 조직입니다. 그만큼 지금 연합사에 근무하면서 연합합동작전을 수행해 본 장교들이 앞으로 중요 직위에 등용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앞으로는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마지막으로 미군을 벤치마킹하며 배울 기회로는 최고가 아니겠습니까? 해외에 근무하지 않고 우리 땅에서 이렇게 전문성을 높일 기회가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연합사에서 전출 나가는 한국 장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연합사에 근무해보니 미국사람도 사람이더라’는 겁니다. 똑같이 정을 나누고 희노애락(喜怒哀樂)이 있고, 우리와 비슷하다는 점을 알고 간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이게 뭐냐 하면 미군과 벽을 허물고 간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이다음에 외국군하고 만났을 때는 그 이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또한 미군이 작전을 어떻게 기획하고 정보는 어떻게 공유하는지를 봅니다.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고 이를 공유할 줄 아는 군대라는 것이 미군의 큰 장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가는 거죠.



천안함 스타’가 된 통역장교


- 그런데 그런 경험도 없고 작전 직위도 두루 거치지 않은 채 진급한 고위 장성들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더군다나 한국은 미국과 달리 정책과 인사가 일관성 없이 자주 바뀌는 것으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이런 분위기에서 미군하고 협조에는 문제가 없을까요?


그것이 바로 문화적 차이입니다. 놀라울만한 사실은 한국군의 경우 새로운 지휘관이 연합작전 근무 경험이 없더라도 빠른 시간 내에 적응하면서 임무를 잘 수행한다는 겁니다. 최고위급 장성이 부임한 지 얼마 안 되는 상황에서 한미 군사위원회(MCM)나 연례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뀌었는데 잘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오래 자리에 있었던 사람처럼 잘합니다. 그만큼 실력 있는 장군들이 있는 거죠.


- 주제를 바꾸어보겠습니다. 천안함 당시 통역이 화제가 되었지요? 유창한 통역에 완전히 스타가 탄생한 것 같더군요.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죠?


공군 통역장교 후배 조군호입니다. 장관 전속 통역으로 근무한 평소에도 배울 점이 많은 후배입니다. 저라도 생방송에서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렇게 잘 통역할 수 없었을 겁니다. 배짱을 가지고 정확하게 했습니다. 그 일로 통역장교 위상이 높아졌고, 국내 모 재벌은 ‘공군 통역장교를 계열사에서 뽑겠다’고 까지 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통역장교에 대한 교육 시스템이 체계적이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통역 준비태세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죠. 그에 비견할 만한 후배가 지금도 많습니다. 영어 잘하는 것은 기본이고, 앵무새처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아는 만큼 들리고 아는 만큼 전달하기 때문에 내가 모르면 설득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과, 표현력과 아나운서 수준의 딜리버리가 두루 갖춰진 경우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웬만큼 영어를 하기 때문에 기대수준에 맞추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랜 노력의 산물이 바로 전군호 씨와 같은 경우입니다.


- 군호 씨의 경우와 달리 실패사례도 있지 않습니까? 예컨대 노무현 대통령 시절 베트남의 하노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정상 간의 의사소통 실패가 통역 탓으로 돌려진 경우도 있더군요. 이럴 때면 조금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그것까지 감수해야 하는 존재가 바로 통역장교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통역이 잘못되었다고 해서 일단 질책을 받았으니 나중에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나밖에 감수해야 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것까지 감수함으로써 국가 간 외교적으로 불편한 일을 어딘가에 전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그럼으로써 국가 이익이 도모되는 메커니즘이 나오도록 감수하는 것이 통역장교라는 직업입니다.


- 놀랍군요. 어쨌든 그런 억울한 일도 제대로 감수하고 인정받으려면 누구나 공감하는 높은 전문성으로 무장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후배들을 위해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까?


앞으로 할 일은 연합사에 배운 것을 기초로 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통역관으로서 외교영어, 즉 올바르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싶다는 소망이 가장 큽니다. 이제껏 파병 나가고 무관, 해외위탁교육 나가는 장교, 어학병 집체교육을 발 벗고 나서서 했고, 이제는 이를 확대해서 ROTC 학생까지 교육의 범위를 넓혀서 군사영어. 전문화된 영어의 저변을 확대해야 합니다. 기성간부들도 공식적인 외교영어에 대한 필요성이 있지만, 생도나 ROTC 후보생, 초급 부사관들은 젊기에, 이때 공식영어를 접하면 그들의 미래를 크게 바꿔놓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또한 우리 장군들도 우리가 영어로 명연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습니다. 세계의 100대 스피치에 한국 사례는 아직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김 구 선생의 ‘나의 소원’과 같은 명문이 외국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요. 백선엽, 안중근과 같은 위인도 있지만 배우 황정민의 청룡영화제 시상식 소감과 같은 빛나는 문장도 있습니다. 영어를 제대로 학습하는 인바운드 만이 아니라 아웃바운드로. 우리의 명연설이 영어로 번역되어 알리는 것에 열정을 쏟고 싶습니다.


그리스 아테네로 승전 소식을 전하러 마라톤 언덕으로부터 뛰어오던 젊은 병사가 있었다. 무언가 소식을 ‘전한다’는 사명, 그리고 그렇게 전달된 말로 만들어지던 역사가 있었다. 소통에 열정을 쏟는 김 씨에게서 바로 고대 그리스의 젊은 병사의 이미자가 오버랩 된다. 앞으로 김 씨가 세계와 대화하면서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무엇이 될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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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월간 군사전문지 <디펜스21+> 편집장, 한겨레 군사사이트 <디펜스21> 전문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