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한강! 알고 보면 수상레포츠 천국 레저

<1>수상레포츠즐기기
요트·수상스키·윈드서핑 등
한강서 쉽게 즐기는 물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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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철. 전국 강수욕·해수욕장과 물놀이장들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해수욕장들은 이달 말부터 차례로 문을 열기 시작해 7월 초면 전국 대부분의 바다와 강변에서 물놀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강가·바닷가마다 들어선 수상레포츠 시설들도 제철을 맞았다. 요트·윈드서핑·수상스키…. 제철 맞은 수상레포츠 종목이긴 해도, 아직 돈 많이 드는 고급 물놀이라는 인식이 강한 레포츠다. 마니아들로선 취미생활이겠지만, 서민들에겐 그저 강이나 바다 풍경을 아름답게 수놓는 구경거리로 다가올 때가 더 많았다.
 
올여름 이 ‘귀족 수상레포츠’에 한번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비용은 생각보다 많이 안 든다. 장비와 옷차림·구명조끼를 빌려, 강습받고 즐길 수 있는 수상레저 체험장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민이라면 멀리 갈 것 없이 한강으로 가면 된다. 한강은 ‘도심 속 수상레포츠 천국’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수상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잠실대교에서 방화대교까지 한강변에 요트·수상스키·윈드서핑·모터보트·웨이크보드 등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깔려 있다. 한강시민공원 열두곳 중 뚝섬·난지·잠원·망원·이촌·양화지구 등 여섯 곳에 수상레저 업체·협회들이 입주해 초보자 강습을 하고 장비도 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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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를 이용해 물에 떠서 즐기는 수상레포츠엔 무동력 레저와 동력 레저가 있다. 윈드서핑·카약·카누·래프팅 등이 무동력이고 수상스키·모터보트·요트(일부만 동력) 등은 동력을 이용한다. 연인·가족이 타고 힘을 모아 함께 즐기는 카누·래프팅도 재미있지만, 마니아들은 무동력 수상레포츠의 꽃으로 윈드서핑을 꼽는 데 주저함이 없다. 바다에서 보드에 몸을 싣고 파도를 타며 즐기는 서핑과, 돛을 달고 바람을 이용해 이동하는 요트의 장점을 뽑아 개발한 종목이 윈드서핑이다. 보드에 달린 돛을 조종해 바람의 힘으로 수상질주를 즐기는 짜릿한 레포츠다.
 
“오래 타면 탈수록, 바람이 불면 불수록, 동력 스포츠와는 전혀 다른 황홀한 세계에 빠져드는 것이 매력”(윈드서핑 경력 20여년 박상윤씨)이라는 게 마니아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뚝섬·난지·망원·이촌 등 한강의 여러 공원지구에서 윈드서핑을 즐길 수 있지만, 가장 규모가 큰 곳은 뚝섬지구다. 한국해양소년단연맹·서울시윈드서핑협회·사회체육윈드서핑협회와 윈드서핑 업체 등 60개 클럽이 입주해 개인·가족·단체별로 강습·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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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 수상레포츠는 종류가 다양하지만, 배의 동력을 이용해 물 위에서 스키를 즐기는 수상스키가 스릴과 기교 부리기 등에서 첫손에 꼽힌다. 설원에서 즐기는 스키와 장비·방식·기술이 비슷하다. 보트와 연결한 18.25m 길이의 줄에 매달려 부력을 이용해 물 위를 질주하는 종목이다. 수상스키가 스키장에서 즐기는 스키와 같다면, 웨이크보드는 스노보드와 장비·기술이 비슷하다. 보드가 스노보드보다 훨씬 넓고, 신발 장착도 스노보드처럼 옆을 보고 서는 방식이다. 수상스키가 속도를 즐기는 종목이고, 웨이크보드는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며 즐기는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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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 즐기는 수상레저 중 요트 체험은 연인·가족이 함께 오붓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 최근 찾는 이가 늘고 있다. 요트란 본디 바다에서 거대한 돛을 올리고 항해하며 즐기는 것이지만, 한강에선 한두시간 선상파티를 즐기며 해넘이를 감상하는 등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돛을 이용해 달리는 세일요트 중 항해용 요트 체험이 주류다. 선내엔 화장실·거실·침실이 갖춰져 있고 와인·간식 등이 서비스된다. 요트 체험은 대개 사업가들의 비즈니스 용도나 노부모를 위한 효도 프로그램으로 이용된다. 요즘 미혼 남녀들 중엔 한강의 요트를, 별러왔던 ‘사랑의 고백’ 장소로 이용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일부 한강 요트클럽에선 선내 꽃장식과 와인·식사 등을 묶은 ‘요트 프러포즈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강의 수질은 수상레포츠를 즐기기에 알맞을까. 지난주 뚝섬공원 윈드서핑장 앞 물은 약간 탁해 보였고, 물가 일부 지역엔 거품이 밀려와 있기도 했다. 그러나 물에 들어갔다 나온 뒤에도 특별한 냄새는 나지 않는다. 서울시 물관리정책과 수질관리팀 안승현 주무관은 “서울 도심을 흐르는 한강물 수질은 보통 2~3급수 수준”이라며 “큰비가 온 직후나 녹조류 발생 때가 아니라면 수상레포츠를 즐기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거품도 “위쪽의 잠실수중보 낙차 때문에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뚝섬 하류 쪽에선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잠실대교에서부터 상류 쪽 서울시계(하일동)까지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한강 평균 수심은 6.5m. 유람선 등이 다니는 가운데 깊은 곳은 10m 안팎에 이르는 곳도 있다. 물은 깊지만 수영 실력이 없더라도 수상레포츠는 즐길 수 있다. 종목별로 초보자 기본교육을 받은 뒤,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보드나 배를 타기 때문이다. 한강사업본부 관광과 박상규 주무관은 “수상시설 영업장마다 인명구조 자격증 소지자가 상주하고 자체 구조선이 배치돼 있는데다, 수난구조대와 한강경찰대 보트가 수시로 순찰활동을 하므로 걱정 없이 수상레포츠를 즐겨도 된다”고 말했다.
 
한강에서 수상레포츠를 체험하는 데는 특별한 준비가 필요없다. 입주한 업장마다 샤워실·탈의실을 갖추고, 장비와 반바지·아쿠아신발·구명조끼를 빌려주므로 평상시 차림으로 찾아가면 된다. 올림픽도로와 강변북로에 각 한강공원지구의 출입구가 있고 안내팻말이 설치돼 있다. 한강시민공원의 주차요금은 ‘30분 1000원에 10분마다 200원 추가’로 통일돼 있다. 하루 최대 요금은 1만원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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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주요 수상레포츠 이용요금
  
-윈드서핑/1회 2만원(초보자 강습 포함 6만원)
-수상스키/1회 2만원(초보자 강습 포함 6만원)
-웨이크보드/1회 2만~2만5000원(초보자 강습 포함 6만원)
-모터보트/기본 3만원(4인 기준), 추가 1인 1만원
-워터슬래드(바나나보트)/기본 3만원(3인 기준), 1인 추가 1만원
-요트/체험 1인당 3만5000원, 뷔페식사 포함 1인 7만5000~10만원, 세일요트 대여 35만원
-페달보트/1인 8000원
 
⊙ 한강 주요 수상레포츠단체·업체 연락처
  
-생활체육윈드서핑협회 (02)457-3773
-사회체육윈드서핑협회 (02)454-4651
-생활체육수상스키협회 (02)541-8255
-사회체육수상스키협회 (02)302-7553
-서울시요트협회 (02)490-2911
-씨앤한강랜드 700요트클럽 (02)376-5616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ㆍ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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