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밖에도 풍성한 즐길거리…봄 맞으러 영종도 가볼까 길과 풍경

제2터미널 개장한 인천국제공항
인천공항에서 떠나는 해변·섬 나들이
자기부상열차·마을버스·시티투어버스 타고
무의도·소무의도·실미도 탐방해볼만
4월부턴 개나리·유채·벚꽃도 활짝

인천공항 착륙 직전의 비행기가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상공을 지나고 있다. 이병학 선임기자
인천공항 착륙 직전의 비행기가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상공을 지나고 있다. 이병학 선임기자

매립돼 이어진 영종도·용유도는 거의 섬 전체가 공항시설과 배후 지원시설이다. 활주로와 터미널 등 국제공항과 도로망, 새도시 아파트촌이 대부분 지역을 차지한다. 섬 어디에 있든지 바퀴 내리고 접으며 착륙하고 이륙하는 비행기들이 보인다. 하지만 비행기가 다가 아니다. 인천국제공항 나들이 길에 찾아갈 만한 주변 볼거리들과 이동 방법을 알아봤다.


인천국제공항 주변 해안에는 기존 주민들이 사는 포구와 옛 정취를 간직한 해변들이 남아 있다. 을왕리해변·왕산해변·선녀바위해변·삼목포구 등이다. 무의도·실미도·소무의도, 신도·시도·모도 등 잠깐 배를 타면 건너갈 수 있는 주변 섬들도 여전하다. 공항의 제1, 제2여객터미널에 주변 곳곳으로 이어지는, 편리하고 저렴하고 다양한 대중교통편이 있어 이용할 만하다.

착륙하는 항공기와 자기부상철도. 노란색 자기부상열차가 보인다.  이병학 선임기자
착륙하는 항공기와 자기부상철도. 노란색 자기부상열차가 보인다. 이병학 선임기자

공항에서 가장 편하게 가까운 해변으로 다가가는 방법은 시내버스나 자기부상열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이동 방법이 자기부상열차다. 제1여객터미널에서, 무의도로 가는 길목인 거잠포 인근 용유역까지 시속 80㎞ 속도로 6.1㎞를 오간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국내 최초의 자기부상열차다. 2014년부터 운행 중이다. 전자석 자기력을 이용해 레일 위 8㎜ 정도 떠서 달리는, 저소음·저진동·무분진의 첨단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인천공항과 용유역을 오가는 자기부상열차. 레일 위로 8mm를 떠서 달린다.  이병학 선임기자
인천공항과 용유역을 오가는 자기부상열차. 레일 위로 8mm를 떠서 달린다. 이병학 선임기자

탑승장은 제1여객터미널 교통센터 1층에 있다. 탈 때 표 끊을 필요가 없다. 무료니까. 안내원도 기관사도 없다. 무인 자동 운행 열차니까. 15분 간격으로 들어오는 노란색의 깜찍한 2량의 열차(승차인원 186명)에 몸을 싣기만 하면 된다. 장기주차장역·합동청사역·국제업무단지역·워터파크역을 거쳐 용유역으로 가는데, 용유역까지 12분 걸린다. 제1터미널 첫차 아침 7시30분, 왕복 막차는 저녁 7시45분, 편도 막차는 저녁 8시15분이다.

자기부상열차 객실.  이병학 선임기자
자기부상열차 객실. 이병학 선임기자

차내 좌석은 1인용과 긴 공용좌석이 섞여 있다. 국제업무단지역을 지나면서 왼쪽 차창으로 갯벌과 바다가 펼쳐진다. 승객들은 내국인·외국인이 반반 정도다. 공항으로 놀러 오는 주민들도 이용한다. 용유역에서 내려 길 따라 2~3분 걸으면 횟집들이 모여 있는 거잠포다. 무의도행 배가 뜨는 잠진도 선착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거잠포에서 잠진도 선착장까지 걸어서 10여분 거리다. 30분 간격으로 오는 222번, 2-1번 버스를 타고 가도 된다. 인천공항~잠진도를 오가는 마을버스다. 자기부상열차 대신 제1터미널 3층 7번 출구 앞에서 매시 20분, 50분에 출발하는 이 버스를 타고 선착장까지 와도 된다.

잠진도 선착장.   이병학 선임기자
잠진도 선착장. 이병학 선임기자

잠진도 선착장에서 30분 간격으로 배가 뜬다. 5분이면 무의도 큰무리선착장에 닿는다. 여기서 다시 배 시간에 맞춰 오는 무의도 마을버스를 타고 실미도유원지 입구, 하나개해변 입구, 소무의도 인도교 앞까지 갈 수 있다. 무의도는 여름엔 해수욕장, 봄·가을로는 호룡곡산(245m) 산행객들이 많이 찾는 섬이다. 섬 전체 분위기는 아직 썰렁하지만, 바닷바람은 상큼해 산책할 만하다. 유원지마다 따로 입장료(2000원)를 받는다.

실미도는 썰물 때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아담한 섬이다. 1971년 이곳에서 지옥훈련을 받던 북파 공작원들이 탈출을 시도하며 세간에 알려진 ‘실미도 사건’의 현장이다. 섬에는 특별한 볼거리도, 아무런 시설도 없지만 분단으로 인한 고통의 역사 한 장면을 되돌아보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요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른바 ‘다크 투어리즘’(수용소, 재해 현장 등 ‘어두운 장소’를 여행하고 아픔을 돌아보는 여행)의 여행지 중 하나다. 실미도로 가려면 물때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이번 주말(3월17, 18일)의 경우 오전 9시 전후부터 오후 2시 전후까지 길이 열린다. 하나개해변은 피서철에 붐비는 해변이다. 해변에 집라인(씨스카이월드) 시설이 있고, 해변에서 해안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가 있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 <칼잡이 오수정> 촬영 세트장도 있다.

무의도에서 소무의도로 건너갈 수 있는 인도교.  이병학 선임기자
무의도에서 소무의도로 건너갈 수 있는 인도교. 이병학 선임기자

소무의도는 인도교로 걸어서 건너갈 수 있다. 작은 해변과 아기자기한 해안 절벽, 산이 어우러진 아담한 섬이다. 1시간이면 쉬엄쉬엄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어, 바닷바람 쐬며 산책할 만하다. 가장 높은 안산 꼭대기의 정자 하도정에서 바라보는 주변 전망도 좋다. 인천국제공항과 뜨고 내리는 비행기들, 인천 송도 일대 고층빌딩 무리까지 아득하게 다가온다.

인천공항 주변을 둘러보는 또 다른 방법으로, 인천시티투어버스 ‘바다 라인’이 있다. 송도와 영종도를 잇는 노선이다. 제1, 2여객터미널에서 모두 승차할 수 있다. 파라다이스시티, 무의도 입구, 을왕리해수욕장 등을 거치는 버스로, 원하는 곳에 내려 둘러본 뒤 다음 버스로 이동할 수 있어 편리하다. 1시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행(월 휴무)한다. 1인 1만원(통합권). 통합권을 사면 ‘송도~월미·개항장 라인’, ‘송도~소래포구~부평~구월 라인’ 등 다른 시티투어버스 노선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차표는 버스 탈 때 기사에게 신용카드로 살 수 있다.

4월에 공항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공항 왕복버스로 하늘정원에도 들러볼 만하다. 개나리 만발한 노란 꽃밭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해마다 4월 중순 인천국제공항공사 쪽에서 개나리축제를 펼쳐온 장소인데, 올해 축제는 열지 않는다. 행사는 없어도 꽃밭은 여전해 데이트 장소로 손색이 없다.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다. 하늘정원에서 스카이72골프장 ‘하늘 코스’로 가는 길도 개나리 꽃밭이다. 하늘 코스 정상에 오르면 공항과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늘정원에서는 4월말부터 5월에 걸쳐 만개한 유채꽃과 벚꽃도 감상할 수 있다.

개나리 만개한 하늘정원의 4월 풍경.   인천공항공사 제공
개나리 만개한 하늘정원의 4월 풍경. 인천공항공사 제공

공항 왕복버스를 탈 때 기사에게 ‘하늘정원 앞에서 내려달라’고 해야 한다. 하늘정원은 공식 정거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1여객터미널 3층 3번 출구 또는 12번 출구에서 화물청사역 방향 왕복버스(10분 안팎 간격 운행)를 타면 된다.

자가용 이용자라면, 공항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들러보자. 공항 서남쪽에 솟은 오성산 자락의 ‘인천공항 전망대’다. 전망대라고 하기엔 매우 낮은 지역에 세운 작은 건물이고 거리도 다소 멀지만, 그래도 전망은 나쁘지 않다. 제1여객터미널과 탑승동, 2터미널, 세 개의 관제탑, 그리고 활주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다만, 거리가 멀어 공항 사진을 실감나게 찍으려면 망원렌즈가 필요하다.

오성산 밑 인천공항전망대.  이병학 선임기자
오성산 밑 인천공항전망대. 이병학 선임기자

을왕리해변 옆 선녀바위해변의 선녀바위. 이병학 선임기자
을왕리해변 옆 선녀바위해변의 선녀바위. 이병학 선임기자

이밖에 공항 주변 관광지로 소나무숲이 우거진 을왕리해변, 선녀를 닮았다는 바위가 솟은 선녀바위해변 등이 있다. 삼목항에서 배를 타면, 세 섬이 다리로 이어진 신도·시도·모도나 그 옆의 장봉도를 둘러볼 수 있다. 봄철 자전거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섬이다.


인천/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인천공항 주변 여행 팁>

△ 먹을 곳/ 자기부상철도 용유역 앞 거리에 영양굴밥·바지락칼국수 등을 내는 식당들이 모여 있다. 을왕리해변과 왕산해변 일대와 도로변, 거잠포 포구 등에 횟집·조개구이집들이 즐비하다. 음식 값은 비싼 편이다. 선녀바위해변 입구 도로변의 ‘선녀풍’(물회 2만원), 용유역에서 거잠포마을회관 쪽의 ‘소나무식당’(해물밥상 1만5000원) 등으로 관광객이 많이 간다. 무의도의 ‘무의도데침쌈밥’ 식당은 직접 재배한 재료 위주로 돼지감자장아찌·아카시아꽃장아찌·민들레장아찌 등과 ‘벌벌이묵’(박대나 서대 등 생선의 껍질을 고아 만든 묵으로, 무의도에 이 묵을 내는 식당이 여러 곳 있다) 등 반찬들이 돋보이는 집이다. 미역·호박잎·피마자잎·양배추쌈에 자연 굴을 섞어 만든 굴쌈된장이 나오는 데침쌈밥(8000원)과 매생이굴국밥(1만원) 등.

△ 인천국제공항 주변 여행 문의/ 인천국제공항 관광안내소 (032)743-0011, 인천 중구 관광진흥실 (032)760-6480, 잠진도 관광안내소 (032)751-2628, 무의도해운 (032)751-3355,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유원지 (032)751-8866, 인천 시티투어버스 (032)772-3509.

인천국제공항

2001년 문 연 대한민국의 대표 국제공항이자 동북아시아 허브공항. 지난 1월18일 제2여객터미널을 개장함. 2017년 1년간 36만회의 항공기 운항으로, 여객 6208만2032명, 화물 290만t의 운송을 기록함. 인천국제공항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코드는 ‘I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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