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썩철썩 파도소리, 빨간 등대···포구 여행의 맛 우리땅 이맛

겨울올림픽 빙상경기 열리는 강릉
소돌항~영진항~사천진항~안목항 포구 여행 
기암괴석, 울창한 소나무숲 해안길 따라 줄줄이 

강릉은 ‘2018 겨울올림픽’ 기간에 아이스하키·스케이팅·컬링 등 빙상경기가 벌어지는 도시다. 수도권에서 동해안으로 드는 관문 도시로, 올림픽 개최 도시 중 유일하게 바다를 접하고 있다. 경기 관람을 전후해, 보고 누릴 것이 많은 역사·문화도시이자 항구도시다. 64.5㎞에 이르는 강릉 해안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크고 작은 포구들을 들여다보는 것도 강릉의 숨은 매력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다.


소돌항에서 주문진항~영진항~사천진항을 거쳐 안목항(강릉항)까지, 강릉 중·북부 지역의 포구와 바닷가 볼거리를 지난 11일 찾아 나섰다.

소돌항은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리에 속하는 작은 포구다. 강릉 해안의 북쪽 끝 지역이다. 해마다 여름이면 투명카누 타기, 오징어빵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끄는 어촌체험마을이다. 어촌체험이 아니더라도, 사철 푸르고 투명한 바닷물과 바닷가 기암괴석 무리가 소돌마을을 찾는 여행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해안을 따라 나무데크 산책로가 설치돼 있어, 오르내리며 바위해안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강릉 소돌항 아들바위 옆 바위해안 풍경.
강릉 소돌항 아들바위 옆 바위해안 풍경.

바위 무리 중에서도 인기 있는 바위가 아들바위다. 조선시대, 자식이 없던 부부가 이 바위 앞에서 백일기도를 한 뒤 아들을 점지받았다고 해서 유명해졌다. 바위 모습이 그리 특별한 건 아닌데, 요즘도 아들 낳기를 바라는 부부의 발길이 이어진다고 한다. 해안 공원 이름도 ‘아들바위 공원’이다.

소돌마을 지명은 ‘소처럼 생긴 바위’(우암)가 있는 데서 나왔다. 오랜 세월 침식작용으로 파이고 깎이며 구멍 숭숭 뚫린, 기이하게 생긴 바위다. 산책로를 따라 전망대에 오르면, 해안의 바위들과 짙푸른 바다 경치를 한눈에 즐길 수 있다.

소돌항의 소돌(우암).
소돌항의 소돌(우암).

소돌항은 고깃배 몇 척 보이지 않는 작은 포구지만, 어민들이 잡아온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대표 해산물이 문어다. “문어 하면 소돌이죠. 우리가 직접 잡아다 팔아요.” 한 문어 식당 주인의 말을 듣고, 12집이나 줄지어 있는 식당들 간판을 보니 모두 ‘직접 잡은 문어 팝니다’라고 쓰여 있다. 삶은 문어 한 접시가 2만원짜리부터 있다. 식당마다 해물라면도 파는데 라면 값치고는 좀 비싸다. 작은 문어 한 마리가 들어간다는 문어라면이 2만원, 홍게라면이 7000원, 조개라면은 1만원이다.

소돌항 문어 전문 식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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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반갑습니다. 한겨레신문 이병학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