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부터 고래바다가 통째로 박물관 기행
2010.06.21 10:45 너브내 Edit
장생포 고래박물관
일제 강점기 이후 고래의 ‘잔혹사’ 고스란히
대형 수족관에 주민증 받은 고래도 세 마리
‘경해’(鯨海). 고래 경, 바다 해. 동해바다를 우리 선조들은 경해라 불렀다. ‘고래 바다’다. 고래가 들끓었던 바다라는 뜻이다. 그 많던 고래는 다 어디 갔을까. 죽었다. 간단하게 우리 고래 바다 이야기부터 들여다 보자.
신석기~청동기시대 암각화엔 무려 58점이나
고래 바다 이야기는 선사시대의 ‘기록’에도 나온다.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태화강 지류인 대곡천변 바위벽에 신석기~청동기시대에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암각화(국보)가 있다. 가로 10m, 높이 3m의 바위벽에 약 300점의 인물상과 고래·상어·호랑이·사슴 등이 새겨져 있다. 이 가운데 고래 그림이 무려 58점이다. 선사시대인들에게 고래가 중요시됐다고 그만큼 흔했다는 뜻이다.
고래 바다의 평화는 19세기까지 유지돼 왔다. 고래 잔혹사가 시작된 건 불과 100여년 전부터다. 일제강점기, 고래를 정확하게 사냥하고 대량으로 잡아들이는 근대 포경 방식(노르웨이식·포살식)이 들어왔다. 그 전인 19세기말엔 유럽 포경선들이 우리 고래 바다로 몰려와 아귀 다툼을 벌이며 고래를 잡아갔다. 일제강점기 일본 포경선들은 울산 장생포, 포항, 원산 등을 오가며 귀신고래·참고래·긴수염고래 등을 잡았다. 광복 뒤엔 우리 어민들이 포경선을 마련해 직접 고래잡이에 나섰다. 고래 개체수가 급감하면서 일부 고래가 멸종위기에 놓였다. 한국계 귀신고래는 우리 동해안에서 사라졌다. 전 세계 바다에서 고래들이 사라져 가자, 1986년 전세계적으로 포경이 금지됐다.
그리고 20여년 뒤, 현상금까지 내걸고 찾았던 한국계 귀신고래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동해안에서 수많은 돌고래들과 밍크고래 등이 다시 눈에 띄기 시작했다. 울산시에선 동해안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에서, 2009년 여름부터 고래바다 여행선(고래 관람선) 운행을 시작했다. “엄청 많습니다. 수백 수천마리 고래떼가 춤추고 솟구치고 줄달음치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고래박물관 행정지원실장 박용규씨의 말이다.
허공에 걸린 거대한 고래뼈가 먼저 인사

이제, 큰 고래 작은 고래 예쁜 고래 씩씩한 고래들 이야기가 가득 찬 울산 장생포 고래박물관으로 들어가 보자. 매표소에서 2천500원 내고 표를 사서 계단을 올라가면 2층에 입구가 있다. 박물관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뤄졌다. 제1전시관은 포경역사관(2층), 2전시관은 귀신고래관(3층), 3전시관은 어린이 고래체험관(1층)이다. 둘러보는 순서는 2층, 3층, 1층이다. 2층 포경역사관에 들어서면 먼저 허공에 걸린 거대한 고래뼈 둘이 반겨준다. 수염고래에 속하는 브라이드고래와, 이빨고래에 속하는 범고래의 실물 뼈대다.
고래는 대형 고래인 수염고래류와 소형 고래인 이빨고래류로 분류하지만, 통상 몸길이가 4m 이상이면 고래류, 이하면 돌고래류로 나눈다. 최대 몸 길이 33m, 몸무게 190톤에 이르는 대왕고래(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부터 1m 안팎의 쇠돌고래까지 전 세계에 약 90종의 고래가 산다. 80여종이 소형 고래이고, 대형 고래는 10종 안팎이다. 우리나라 바다엔 34종이 분포한다. 우리 바다에서 대왕고래는 1940년대 이후, 귀신고래는 70년대 이후 관찰되지 않는다. 80년대 이전까지 흔했던 참고래도 개체수가 급감했다.
고래박물관 곽경순 학예사가 설명했다. “범고래는 몸길이 7m 가량으로 소형 고래에 속하지만, 바다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매우 사나운 고래입니다. 시속 60~80㎞로 달리죠. 고래 중에서 가장 빠릅니다.”
옆 벽면엔 반구대 암각화 모형을 설치했다. 300여점의 인물·동물 그림 중 58점의 고래 그림들이 흥미롭다. 특징이 드러난 고래 그림들을 따로 그려 전시해 놓았다. 새끼 업은 귀신고래, 작살 맞은 귀신고래, 물을 내뿜는 북방긴수염고래, 아래턱에서 배꼽 부근까지 주름이 있는 혹등고래, 검은 등과 흰 배를 구분해 그려 놓은 범고래, 머리가 네모진 향고래 등이 매우 상세하게 묘사돼 있다. 고래를 해체하는(고래고기를 발라내는) 모습도 보인다.
고래잡이에 쓰던 작살 등도 한눈에

6천년 전엔 암각화가 있는 대곡천변까지 바닷물이 들어찼다는 것을 알려주는, 울산 지형변화 4단계 모형을 보고 한국의 포경 역사를 살펴본다. 1912년 장생포를 방문해 1년간 머물며 귀신고래를 연구했던 미국의 동물학자이자 탐험가 로이 채프먼 앤드루스가 1914년 쓴 논문 ‘태평양 고래’가 보인다. 그는 당시 ‘악마 고래’라고 불리던 귀신고래를 ‘한국계 귀신고래’(영어명 Korean Gray Whale)라 처음 이름붙였다. 길이 33m에 이르는 대왕고래 턱뼈도 있다. 장생포초등학교 정문 양쪽에 세워놓았던 것 중 하나라고 한다. 밍크고래 머리뼈를 비롯한 각 부위의 뼈들과 고래 이빨로 만든 담배파이프를 보고 장생포 근대포경 모습을 살펴본다.
1945년 이후의 장생포 어민들의 포경업 관련 자료들이다. 고래잡이에 쓰던 작살, 고래 길이 재는 막대, 고래기름 떠내던 바가지, 고래 해체 때 허리띠에 차고 수시로 칼을 갈던 숫돌, 고래 해부톱 등을 볼 수 있다. 옆엔 1980년대까지 실제 고래잡이를 하던 장생포의 제5진양호 배 일부분과 작살을 쏘던 포를 전시해 놓았다. 영상관에선 3면의 화면을 통해 “노래 잘 하는” 혹등고래의 유영 모습과 우는 소리를 보고 들을 수 있다. 하와이의 마우이섬 바다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한다.
거대한 미늘이 달린 작살들을 전시한 전세계 포경사 코너를 거쳐 높이 2.5m의 세워놓은 브라이드고래 수염을 만난다. 수염이라 부르지만 실은 여러갈래 올이 이어진 판을 여러겹 겹쳐놓은 고래 위턱뼈의 탄력있고 강한 섬모들이다. 곽경순 학예사는 “과거 서양에선 ‘고래 수염’으로 여성 치마가 부풀어 보이게 하는 장치, 양산·우산살, 구두주걱 등으로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포경선의 항해일지 기록을 살펴본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귀신고래관으로 간다.
고래해체장 건물의 일부 옮겨놔

원형 공간으로 들어서면 바닷속을 유영하고 솟구치고 또 몸을 세운 채 정지해 있다 스스르 물속으로 사라지는 귀신고래 모습과 함께, 물속에서 녹음된 소울음 소리 비슷한 귀신고래 소리가 들려온다. 한국계 귀신고래는 10월 캄차카반도 오흐츠크해 일대에서 먹이활동과 출산을 위해 남하했다가 5~6월에 다시 북쪽으로 돌아가는 회유생활을 한다. 알래스카에서 아메리카대륙 서해안을 회유하는 캘리포니아계 귀신고래는 수만 마리가 있지만, 한국계 귀신고래는 북해도·사할린 일대에 130마리 정도가 남아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 연안에선 1960년대 중반 이후 사라졌다. 전시관 중앙 공간에서 거대한 귀신고래 모형을 볼 수 있다. 따개비들이 몸 여기저기에 붙은 모습이다. 귀신고래는 바다 밑바닥의 흙을 헤집으며 작은 갑각류 등을 섭취하는 습성이 있어 이때 따개비들이 몸에 달라붙는데, 천천히 유영하기 때문에 따개비들이 떨어지지 않고 몸에 붙어 자랄 수 있다고 한다.
장생포 고사동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고래해체장 건물의 일부를 옮겨다 놓은 ‘고래 해체장 복원관’에선 고래를 들어올리던 밧줄들과 무게를 재던 저울, 고래 기름 짜던 대형 솥 등을 만난다. 고래 해체 장면 사진들과 고래를 이용해 만든 음식(카레·소시지·통조림)과 도장·비누·양초·크레파스·향수·장신구 등도 보인다. 19세기 미국·프랑스 포경선들이 독도 근해에서 조업하며, 독도를 조선 땅으로 표기한 지도와 항해일지도 볼 수 있다.
고래바다여행선 타고 직접 볼 수도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간다. 고래의 생태와 진화과정 학습공간이다. 몸무게 30톤짜리 대왕고래의 경우 하루에 1200㎏이나 되는 먹이를 먹어치운다고 한다. 대왕고래·긴수염고래·혹등고래 회유도를 보고 나면 대왕고래 등 각종 고래가 얼마나 무거운 동물인지를 체감할 수 있는 코너가 나온다. 저울 위에 올라가 고래 이름 단추를 누르면, 해당 고래 무게가 자신 몸무게의 몇배나 되는지 전광판이 알려주는 장치다. 한 어린이가 올라서서 대왕고래 단추를 누르자, 4240이라는 숫자가 뜬다. 최대 대왕고래 무게가 어린이 몸무게의 4천배가 넘는다는 걸 알려준다.
고래 뱃속 체험관도 있다. 새우 등 고래의 먹이들과 태아 등을 만난다. 길이 5m나 되는 일각고래(북극해 찬바다에 사는 고래)의 이빨 등 고래들의 여러가지 이빨도 흥미롭다. 곽경순 학예사는 “일각고래의 긴 이빨은 수컷만 가지고 있다”며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싸울 때 사용하는 이빨”이라고 설명했다. 고래 이빨·수염 등을 만져보거나, 고래 울음소리를 듣고, 점토로 고래 모형을 만들어 보는 어린이 체험관과 고래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고래 자료 열람실을 거치면 밖으로 나오게 된다.

야외엔 1977년에 제작돼 85년까지 고래잡이에 사용된 제6진양호 실물이 전시돼 직접 올라가 살펴볼 수 있다. 이웃 건물들은 고래연구소, 고래 생태 체험관이다. 입장료가 좀 비싸지만 생태 체험관(6천원)을 둘러볼 만하다. 대형 수족관에서 헤엄치는 큰돌고래 3마리를 볼 수 있다. 수족관 옆과 밑의 터널, 위에서 돌고래의 힘찬 몸놀림을 만나게 된다. 울산 남구청장은 이 큰돌고래들에게 장꽃분(11살)·고아롱(8)·고다롱(6)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주민등록증을 발부해 줬다. 동사무소에서 이들의 주민등록증을 뗄 수 있다고 한다. 장생포항에선 3~11월, 수·토·일(관람객이 30명 이상이면 수시로) 수백 마리 돌고래들의 유영을 관찰할 수 있는 고래바다여행선을 운항한다. 2010년 7월1~4일 태화강 둔치와 장생포에선 제16회 울산 고래축제가 벌어진다. 마당극 ‘고래고래’와 ‘장생포 용왕제’ 무대공연, 고래 선상 문학제, 고래고기 맛자랑대회 등이 진행된다.

울산/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일제 강점기 이후 고래의 ‘잔혹사’ 고스란히
대형 수족관에 주민증 받은 고래도 세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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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해’(鯨海). 고래 경, 바다 해. 동해바다를 우리 선조들은 경해라 불렀다. ‘고래 바다’다. 고래가 들끓었던 바다라는 뜻이다. 그 많던 고래는 다 어디 갔을까. 죽었다. 간단하게 우리 고래 바다 이야기부터 들여다 보자.
신석기~청동기시대 암각화엔 무려 58점이나
고래 바다 이야기는 선사시대의 ‘기록’에도 나온다.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태화강 지류인 대곡천변 바위벽에 신석기~청동기시대에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암각화(국보)가 있다. 가로 10m, 높이 3m의 바위벽에 약 300점의 인물상과 고래·상어·호랑이·사슴 등이 새겨져 있다. 이 가운데 고래 그림이 무려 58점이다. 선사시대인들에게 고래가 중요시됐다고 그만큼 흔했다는 뜻이다.
고래 바다의 평화는 19세기까지 유지돼 왔다. 고래 잔혹사가 시작된 건 불과 100여년 전부터다. 일제강점기, 고래를 정확하게 사냥하고 대량으로 잡아들이는 근대 포경 방식(노르웨이식·포살식)이 들어왔다. 그 전인 19세기말엔 유럽 포경선들이 우리 고래 바다로 몰려와 아귀 다툼을 벌이며 고래를 잡아갔다. 일제강점기 일본 포경선들은 울산 장생포, 포항, 원산 등을 오가며 귀신고래·참고래·긴수염고래 등을 잡았다. 광복 뒤엔 우리 어민들이 포경선을 마련해 직접 고래잡이에 나섰다. 고래 개체수가 급감하면서 일부 고래가 멸종위기에 놓였다. 한국계 귀신고래는 우리 동해안에서 사라졌다. 전 세계 바다에서 고래들이 사라져 가자, 1986년 전세계적으로 포경이 금지됐다.
그리고 20여년 뒤, 현상금까지 내걸고 찾았던 한국계 귀신고래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동해안에서 수많은 돌고래들과 밍크고래 등이 다시 눈에 띄기 시작했다. 울산시에선 동해안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에서, 2009년 여름부터 고래바다 여행선(고래 관람선) 운행을 시작했다. “엄청 많습니다. 수백 수천마리 고래떼가 춤추고 솟구치고 줄달음치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고래박물관 행정지원실장 박용규씨의 말이다.
허공에 걸린 거대한 고래뼈가 먼저 인사

이제, 큰 고래 작은 고래 예쁜 고래 씩씩한 고래들 이야기가 가득 찬 울산 장생포 고래박물관으로 들어가 보자. 매표소에서 2천500원 내고 표를 사서 계단을 올라가면 2층에 입구가 있다. 박물관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뤄졌다. 제1전시관은 포경역사관(2층), 2전시관은 귀신고래관(3층), 3전시관은 어린이 고래체험관(1층)이다. 둘러보는 순서는 2층, 3층, 1층이다. 2층 포경역사관에 들어서면 먼저 허공에 걸린 거대한 고래뼈 둘이 반겨준다. 수염고래에 속하는 브라이드고래와, 이빨고래에 속하는 범고래의 실물 뼈대다.
고래는 대형 고래인 수염고래류와 소형 고래인 이빨고래류로 분류하지만, 통상 몸길이가 4m 이상이면 고래류, 이하면 돌고래류로 나눈다. 최대 몸 길이 33m, 몸무게 190톤에 이르는 대왕고래(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부터 1m 안팎의 쇠돌고래까지 전 세계에 약 90종의 고래가 산다. 80여종이 소형 고래이고, 대형 고래는 10종 안팎이다. 우리나라 바다엔 34종이 분포한다. 우리 바다에서 대왕고래는 1940년대 이후, 귀신고래는 70년대 이후 관찰되지 않는다. 80년대 이전까지 흔했던 참고래도 개체수가 급감했다.
고래박물관 곽경순 학예사가 설명했다. “범고래는 몸길이 7m 가량으로 소형 고래에 속하지만, 바다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매우 사나운 고래입니다. 시속 60~80㎞로 달리죠. 고래 중에서 가장 빠릅니다.”
옆 벽면엔 반구대 암각화 모형을 설치했다. 300여점의 인물·동물 그림 중 58점의 고래 그림들이 흥미롭다. 특징이 드러난 고래 그림들을 따로 그려 전시해 놓았다. 새끼 업은 귀신고래, 작살 맞은 귀신고래, 물을 내뿜는 북방긴수염고래, 아래턱에서 배꼽 부근까지 주름이 있는 혹등고래, 검은 등과 흰 배를 구분해 그려 놓은 범고래, 머리가 네모진 향고래 등이 매우 상세하게 묘사돼 있다. 고래를 해체하는(고래고기를 발라내는) 모습도 보인다.
고래잡이에 쓰던 작살 등도 한눈에

6천년 전엔 암각화가 있는 대곡천변까지 바닷물이 들어찼다는 것을 알려주는, 울산 지형변화 4단계 모형을 보고 한국의 포경 역사를 살펴본다. 1912년 장생포를 방문해 1년간 머물며 귀신고래를 연구했던 미국의 동물학자이자 탐험가 로이 채프먼 앤드루스가 1914년 쓴 논문 ‘태평양 고래’가 보인다. 그는 당시 ‘악마 고래’라고 불리던 귀신고래를 ‘한국계 귀신고래’(영어명 Korean Gray Whale)라 처음 이름붙였다. 길이 33m에 이르는 대왕고래 턱뼈도 있다. 장생포초등학교 정문 양쪽에 세워놓았던 것 중 하나라고 한다. 밍크고래 머리뼈를 비롯한 각 부위의 뼈들과 고래 이빨로 만든 담배파이프를 보고 장생포 근대포경 모습을 살펴본다.
1945년 이후의 장생포 어민들의 포경업 관련 자료들이다. 고래잡이에 쓰던 작살, 고래 길이 재는 막대, 고래기름 떠내던 바가지, 고래 해체 때 허리띠에 차고 수시로 칼을 갈던 숫돌, 고래 해부톱 등을 볼 수 있다. 옆엔 1980년대까지 실제 고래잡이를 하던 장생포의 제5진양호 배 일부분과 작살을 쏘던 포를 전시해 놓았다. 영상관에선 3면의 화면을 통해 “노래 잘 하는” 혹등고래의 유영 모습과 우는 소리를 보고 들을 수 있다. 하와이의 마우이섬 바다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한다.
거대한 미늘이 달린 작살들을 전시한 전세계 포경사 코너를 거쳐 높이 2.5m의 세워놓은 브라이드고래 수염을 만난다. 수염이라 부르지만 실은 여러갈래 올이 이어진 판을 여러겹 겹쳐놓은 고래 위턱뼈의 탄력있고 강한 섬모들이다. 곽경순 학예사는 “과거 서양에선 ‘고래 수염’으로 여성 치마가 부풀어 보이게 하는 장치, 양산·우산살, 구두주걱 등으로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포경선의 항해일지 기록을 살펴본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귀신고래관으로 간다.
고래해체장 건물의 일부 옮겨놔


원형 공간으로 들어서면 바닷속을 유영하고 솟구치고 또 몸을 세운 채 정지해 있다 스스르 물속으로 사라지는 귀신고래 모습과 함께, 물속에서 녹음된 소울음 소리 비슷한 귀신고래 소리가 들려온다. 한국계 귀신고래는 10월 캄차카반도 오흐츠크해 일대에서 먹이활동과 출산을 위해 남하했다가 5~6월에 다시 북쪽으로 돌아가는 회유생활을 한다. 알래스카에서 아메리카대륙 서해안을 회유하는 캘리포니아계 귀신고래는 수만 마리가 있지만, 한국계 귀신고래는 북해도·사할린 일대에 130마리 정도가 남아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 연안에선 1960년대 중반 이후 사라졌다. 전시관 중앙 공간에서 거대한 귀신고래 모형을 볼 수 있다. 따개비들이 몸 여기저기에 붙은 모습이다. 귀신고래는 바다 밑바닥의 흙을 헤집으며 작은 갑각류 등을 섭취하는 습성이 있어 이때 따개비들이 몸에 달라붙는데, 천천히 유영하기 때문에 따개비들이 떨어지지 않고 몸에 붙어 자랄 수 있다고 한다.
장생포 고사동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고래해체장 건물의 일부를 옮겨다 놓은 ‘고래 해체장 복원관’에선 고래를 들어올리던 밧줄들과 무게를 재던 저울, 고래 기름 짜던 대형 솥 등을 만난다. 고래 해체 장면 사진들과 고래를 이용해 만든 음식(카레·소시지·통조림)과 도장·비누·양초·크레파스·향수·장신구 등도 보인다. 19세기 미국·프랑스 포경선들이 독도 근해에서 조업하며, 독도를 조선 땅으로 표기한 지도와 항해일지도 볼 수 있다.
고래바다여행선 타고 직접 볼 수도

고래 뱃속 체험관도 있다. 새우 등 고래의 먹이들과 태아 등을 만난다. 길이 5m나 되는 일각고래(북극해 찬바다에 사는 고래)의 이빨 등 고래들의 여러가지 이빨도 흥미롭다. 곽경순 학예사는 “일각고래의 긴 이빨은 수컷만 가지고 있다”며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싸울 때 사용하는 이빨”이라고 설명했다. 고래 이빨·수염 등을 만져보거나, 고래 울음소리를 듣고, 점토로 고래 모형을 만들어 보는 어린이 체험관과 고래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고래 자료 열람실을 거치면 밖으로 나오게 된다.


야외엔 1977년에 제작돼 85년까지 고래잡이에 사용된 제6진양호 실물이 전시돼 직접 올라가 살펴볼 수 있다. 이웃 건물들은 고래연구소, 고래 생태 체험관이다. 입장료가 좀 비싸지만 생태 체험관(6천원)을 둘러볼 만하다. 대형 수족관에서 헤엄치는 큰돌고래 3마리를 볼 수 있다. 수족관 옆과 밑의 터널, 위에서 돌고래의 힘찬 몸놀림을 만나게 된다. 울산 남구청장은 이 큰돌고래들에게 장꽃분(11살)·고아롱(8)·고다롱(6)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주민등록증을 발부해 줬다. 동사무소에서 이들의 주민등록증을 뗄 수 있다고 한다. 장생포항에선 3~11월, 수·토·일(관람객이 30명 이상이면 수시로) 수백 마리 돌고래들의 유영을 관찰할 수 있는 고래바다여행선을 운항한다. 2010년 7월1~4일 태화강 둔치와 장생포에선 제16회 울산 고래축제가 벌어진다. 마당극 ‘고래고래’와 ‘장생포 용왕제’ 무대공연, 고래 선상 문학제, 고래고기 맛자랑대회 등이 진행된다.

울산/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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