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언덕에서 보인 신기루, 내 여행도 혹시?

데니즐리~세림파사/08.09.23-10.05 한 잔, 한 잔, 또 한잔, 넘치는 ‘차이’ 인심 여행 떠난 이래 가장 짧은 주행기록 14km 터키의 국도를 지나면서 만난 도시들은 우리말 발음과 비슷한 이름(물론 뜻과는 상관없이)을 가진 곳이 여러 곳 있어서 심심치 않았다. 재미있는 이름 몇 가지를 보면 오르한가지, 마니사, 디딤, 보드룸(보드라움), 무그라, 카레, 다즈키리(다죽이리), 에디르네(애들이네) 등이다. 9월23일 데니즐리시를 출발하여 다즈키리, 산디크리, 아피온, 쿰벳, 보주육, 이즈밋 그리고 10월3일 터키에서의 자전거여행 출발점인 이스탄불로 돌아왔고, 거기서 이틀간 ...

» More

자식농사 밑천된 ‘대학나무’ 연노랑 꽃안개

[길따라 삶따라] 제천 금수산 상천리 산수유마을 집마다 길섶마다 수백 년 묵은 350그루 터줏대감 동네와 더불어 돌은 시간이 되고 폭포는 전설로 산수유나무 우거진 상천리 백운동마을이 연노랑 꽃 안개에 잠겼다. 봄기운에 취해 안개 속으로 드니, 돌담길도 흙벽집도 꿈꾸는 듯 나른하다. 외양간은 비었고 경로회관 문도 닫혔는데, 개울가 아름드리 소나무 숲 그늘 의자에 한 할머니가 그림처럼 앉아 계셨다. 나무 한 그루에서만 산수유 2백 근 너끈히 “다들 일 나갔어유. 나야 힘이 없으니 여기 있지유.” 밭둑에서 냉이를 한 바구니 캐고 돌아와 쉬고 계신...

» More

“우리 동네 사람덜은 삼겹살 몰라요, 쇠고기만 먹으니까네…”

[마을을 찾아서] 영월 주천면 주천리 다하누촌 한우고기만 팔아서 ‘다하누촌’…외지인 몰려 동네가 ‘들썩’ 정육점을 나와 만물상회, 싱싱야채 앞을 지나 부리나케 걸어가면서 최주형(56·전직 공무원)씨가 말했다. “그 뭐래요. 안 보이던 동네 사람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나타나 돌아댕기는 느낌이래요. 지금 바쁘걸랑요? 나중에 말하자구요.” 식당 경력 5개월인 최씨는 지금 손님 추가 주문을 받아 ‘한우 암소 한마리 세트’를 사들고 돌아가는 중이다. 조용하던 산골 동네가 갑자기 들썩인다. 영월군 주천면 주천리. 쌍섶다리 마을이다. 젊은이들은 줄고 빈 집은...

» More

120년 째 발굴 중인 파묵칼레, 꿈들을 만나다

보드룸~데니즐리/08.09.18~22 BC 2세기 원형극장 그대로…한글 문구 상점도 가랑비 내리는 쌀쌀한 날씨인데도 비키니 차림 9월18일 해안도시 보드룸을 떠나며 나는 터키의 내륙으로 향했다. 야타간, 무그라, 카레에서 하루씩 숙박하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파묵칼레가 있는 데니즐리에 9월22일 도착했다. 이 구간의 길은 점차 고도가 높아지며 주위엔 굽이굽이 산들이 보이는 것이, 마치 강원도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했다. 여느 지역처럼 몇㎞마다 주유소가 있었고, 거기에 상가와 레스토랑이 있어서 필요한 식음료를 살 수 있다는 것도 여느 지역과 별 차이가...

» More

에메랄드빛 에게해, 생선이 금값 “에계계?”

이즈미르~보드룸 08. 09.09-16 손바닥만한 작은 도미 요리가 쇠고기값 두 배 이탈리아·터키·독·영어 쓰는 노인 ‘해변 수다’ 이즈미르에서 보드룸까지의 300㎞의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는 데 6일이 걸렸다. 가는 길은 굴곡이 심했다. 간혹 바닷바람이 불어 숨이 가빴지만, 숲과 바위 아래로 바다를 바라 보며 달리는 아름다운 길이었다. 50~200m 정도 되는 급경사 길을 넘어가자 에게해의 바다가 펼쳐졌고, 아담한 해수욕장이나 흰색의 주택가들이 나타나곤 하였다. 마니사에서 30㎞ 거리인 이즈미르로 가는 길에 해발 500m의 언덕을 넘었는데, 그곳에 유난히 소나무가 많...

» More

천마 GPS에 찍힌 시속 67km, 기록 경신!

이스탄불~이즈미르 08.09.03~09 가난한 과일 노점상들, 정은 달콤하고 듬뿍 트럭 타라는 ‘참전용사’ 호의 뿌리치고 씽씽 해안도시인 이즈미르로 가는 길에는 중소도시인 부르사, 카라사베이, 발리케시르, 아키사르, 마니사가 있었다. 이들 도시는 60~100km 사이에 있어 하루 자전거 이동거리로 적당했다. 주변 언덕과 평야의 풍경은 마치 우리나라 국도를 달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발리케시르로 가는 언덕을 넘어가는데, 언덕 위의 과일가게 노점 상인이 나를 불러 세웠다. 그러잖아도 쉬어가려고 하던 참이었다. 내가 자전거를 타면서 맛보는 큰 기쁨 중...

» More

시계는 멈췄어도 시간은 흐른 섬, 나는 너다!

[강제윤시인의 섬기행] 우이도, 동소우이도, 서소우이도 외딴섬 외딴집 고적한 꿈, 그러나 꿈은 깨지는 법 길은 가면 있으나 사람은 영영, 그래도 가야 하나   우이도 돈목 해변. 오후 2시20분, 도초항에서 섬사랑 6호를 탄다. 우이도까지는 서남쪽으로 10여 킬로미터 바닷길을 더 가야 한다. 우이도는 신안군 도초도의 새끼섬이다. 그러나 도초도의 새끼섬 우이도 또한 더 작은 새끼섬, 동소우이도와 서소우이도에게는 어미섬이다.  사람에게만 피가 흐르랴. 섬들도 모두 크고 작은 핏줄로 이어진 혈육지간이다.  우이도는 과거 흑산진의 관할이었다. 일제가 가거...

» More


profile반갑습니다. 한겨레신문 이병학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