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도 시퍼렇던 마을에 할머니들 바람 났다

[마을을 찾아서] 김종직 후손 집성촌 고령 개실마을 남자에 숨 죽여 살다가 체험 마을 이끌며 ‘개명’ 양반집 며느리 일솜씨로 전통 고스란히 재활용 “하이고마, 마을 법도가 얼매나 시퍼렇던지 여자들은 고마 밖에 나다니지도 몬했으예.” “남자들 다가오모 외면하고 말도 몬하고 그래 살았다니께네.” 조선시대 얘기가 아니다. 경북 고령군 쌍림면 합가1리 개실마을 사람들 이야기다. 개실(개화실·가실)은 조선 전기의 성리학자로, 영남사림파의 종조인 문충공 점필재 김종직(1431~1492) 선생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선산(일선) 김씨 집성촌이다. ‘불천위 제사’(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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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에 자전거상점 두고 뺑뺑이 ‘눈이란 참…’

프랑스 안티베~빠삐뇽/08.11.14~22) 그저 달리느라 알프스도 꽃밭도 그냥 스칠뻔 시간이 지날수록 새삼 드는 의문, ‘여행이란?’ 11월14일. 안티베의 해안가에서 한 예술가가 달마와 용을 조각해놓은 모래 조각작품을 감상하며 다시 나는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굴곡진 언덕길을 올라가고 있을 때 내려오던 한 자전거 여행자와 마주쳤다. 우리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동시에 멈추어 섰다. 그는 55살의 롭이라는 남자였다. 런던에서 출발했다는 그가 이렇게 말했다. 자전거를 매개로 짧은 시간에 쉽게 친숙 “세계일주 여행을 출발한 지 3주 만에 처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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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관상어 생산 바탕 관광으로 리모델링

[마을을 찾아서] 완주 원반교 물고기마을 인면어 등 150종 200만 마리…1천만 원짜리까지 각종 농촌체험 연계해 복합테마마을로 변신 중 ‘변해야 산다’고들 한다. 주민이 변하면 마을이 바뀐다. 변화를 이끄는 건 새로운 생각과 행동이다. 새로운 발상은 주민의 일상을 바꾸고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관상어 양식으로 이름난 전북 완주군 이서면 반교리 원반교마을은 개인의 아이디어와 열정, 실행력으로 주목할 만한 변화를 겪고 있는 마을이다. 원반교마을 이장 박정인(51)씨가 말했다. “츠음엔 ‘저리 하는 게 잘 되겄다’하고 생각한 사람이 읎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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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살 넘는 어르신만 8만, 못나서 살아 남아

[걷고 싶은 숲길]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첩첩이 푸르락 붉으락…520살 할아버지도 활엽수와 야생화 ‘별미’…암반 계곡은 ‘덤’ 솔잎 두툼하게 깔린 소나무 숲길이다. 여린 바람에도 진하게 엄습해 오는 송진 내음에 안겨 오솔길을 오른다. 전후좌우로 미끈하게 뻗은 아름드리 기둥들이 첩첩이다. 바르고 곧게 자란 금강소나무들이다. 전망대 쉼터의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둘러보면, 울울창창한 건너편 산자락이 푸르고도 붉다. 금강송 줄기들이 햇빛을 받아 노을에 물든 듯이 빛난다. 숲해설가 이정애(53)씨가 앞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소나무들이 여기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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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에 내 소식 알리며 “세계에 소문날 것”

이탈리아 피아슨자~프랑스 안티베/08.11.07~13 자전거 상점 주인 알고보니 ‘마이다스’ ‘합리’의 이름으로 자전거 주차비 따로 10월7일 피아슨자에 도착하자 자전거 상가를 찾았다. 타이어를 1과1/2인치로 교환하고, 앞 드레일러를 고정하는 나사가 망가져 수리를 하기 위해서였다. 한 가게에 들러 자전거를 보여줬더니 주인은 다른 자전거 상점을 소개시켜 주었다. 알려준 곳으로 찾아가 다시 자전거를 보여주었다. “앞 드레일러 나사가 망가졌습니다. 그리고 타이어를 1과1/2인치 두께로 바꾸고 싶은데요.” “어디서 왔습니까?” “한국에서 왔고 세계일주 중입니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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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4년째 발길 닿는 대로 세계 여행 중

[길에서 만난 사람] 남아공서 마주친 조나단과 시몬 ‘아프리카의 알프스’ 산길 오토바이로 넘어 돈 떨어지면 거기서 벌어 모아 다시 앞으로 ‘아프리카의 알프스’로 불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드라켄스버그산맥의 남쪽 고갯길 ‘사니 패스’. 남아공 안의 소국 레소토로 넘어가는 비포장 돌밭길이다. 지난 4월19일 오전 남아공 출입국사무소 주차장에서 만난 두 남녀 조나단(24)과 시몬(34)은 산길을 달리느라 헐거워진 오토바이의 짐들을 각자 조여 매고 있었다. 캐나다에서 온 여성 시몬이 말했다. “길이 장난이 아니군요. 정말 험해요.” 조나단도 고개를 절레절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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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것이 많아 아름다운, 절 같잖은 절

[길따라 삶따라] 완주 불명산 화암사 20분 걸리는 청량한 숲길 끝 400년 풍상 '오롯' 인근 금낭화 자생지 2만평엔 귀고리 주렁 주렁 여행 포인트 ▷완주 화암사는 작아서 아름다운 절집입니다. 스님 한 분이 지키는 작은 절이지만, 소박하면서도 독특한 구조를 한 건물들이 말 그대로 고색창연합니다. 절 들머리의 짙푸른 숲길을 걷는 맛도 각별합니다. ▷화암사와 멀지 않은 곳에 대규모 '금낭화 자생지'를 보유한 대아수목원이 있습니다. 줄줄이 걸린 분홍빛 복주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금낭화들이 지금 한창입니다.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만개한 금낭화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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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반갑습니다. 한겨레신문 이병학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