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7일간의 동행

모로코 쇼람나~티즈니트/09.01.02-11 뻘건 소고기국에 벌게지면서도 “Very good!” 비행기 예약까지 미루며 배웅하려 따라나서 5일간 머물렀던 쇼람나에서 어느덧 친구가 된 유세프와 그의 가족과 작별인사를 하고 안장 위에 올랐다. 여행이란 늘 짧은 인연의 만남을 아쉬워하게 된다. 유세프 집의 두 며느리와 그의 처형은 이별의 눈물을 흘렸다. 나는 유세프 가족의 정성을 다한 접대에 감동되었다. “정, 너는 챔피온이다.” “거짓말하지 말라!” 모로코식 인사(얼굴 양쪽을 맞대는 인사)를 하고 뭉게구름이 떠오른 파란 하늘을 보며 나는 다시 초원길을 달렸다. 마라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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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맨들의 옛 산길로 ‘오프로드족’ 천국

[길따라 삶따라] 남아공 드라켄즈버그 사니패스 고원 선술집엔 각국 여행객들의 흔적 요동치는 돌밭길은 ‘아프리카 마사지’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동부에 '아프리카의 스위스'로 불리는 드라켄즈버그가 있다. 남북으로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져 뻗은, '용의 산'이란 뜻을 가진 산맥이다. 길이 180㎞에 이르는 이 산줄기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웅장한 풍광과 함께 아프리카의 원주민 샌족(San·부시맨)이 남긴 암벽화 등 선사시대 유적들을 간직했기 때문이다. 샌족은 2만년 전부터 아프리카에 살아 오면서 곳곳에 흔적들을 남겼다. 드라켄즈버그 지역엔 4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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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문화유산’인 전국 최대 염전 가진 ‘보물섬’

[길 따라 삶 따라] 신안 증도 내년 사옥도 연결 다리 완공돼 섬 아닌 섬 미네랄 시금치 200배인 함초 든 소금 명성 여헹포인트 '느리게 사는 삶'이 각광받는 시대다. 편의성·효율성이 미덕인 문명사회에 대한 반성이다. 앞만 보고 달려온 몸을 추스르고 마음의 여유를 찾자는 것이다. 삶의 본질과 가치를 다시 따져보려는 이들이 늘면서 일도 운동도 이동수단도 음식도, 더디고 불편함을 무릅쓰고 천천히 누리고 즐기는 옛 방식이 선호되는 추세다. '더디고 불편하지만 여유로운 여정'으로 꾸려지는 섬 여행도 이런 맥락에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전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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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5일 동안 아무 대가 없이 무한 접대

키니트라~쇼람나/08.12.21~09.01.01 날씨 걱정에 택시 타고 쫓아와 다시 집으로 처음으로 감염된 건 내 몸이 아니라 컴퓨터 라밧으로 가면서 한 주유소에 들렸다. 모로코에는 주유소에 레스토랑과 카페가 같이 있는 곳이 많아서 라이딩 중간에 휴식하거나 점심을 먹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커피는 5~10디람으로 원두커피를 진하게 뽑아서 밀크에 타서 주었다. 점심으로는 보통 둥근 빵에 소고기나 양고기, 바닷가가 부근일 경우 생선도 선택하여 먹을 수 있었다. 보통 샐러드와 함께 주문하면 50~100디람 정도면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고 맛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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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와 바람의 땅, 빛과 그림자의 경계

[길따라 삶따라]나미비아 소수스플라이   지평선으로 해가 뜨고 지는 130㎞ 사막 ‘진풍경’ 끝없는 야생 꽃밭과 수시로 튀어나오는 동물들 모래와 바람의 땅 나미비아에서 빛과 그림자를 만났다. 붉은 사막과 쪽빛 하늘, 텅 빈 것과 가득 찬 것의 선명한 대비다. 해는 사막의 지평선에서 뜨고 지며 어둠과 밝음, 더위와 추위, 넘침과 모자람의 경계에 대해 가르쳐 주었다. '나미비아'란 원주민 나마족 말로 '광활한 빈 땅'이란 뜻이다. 나미비아는 아프리카 남부 서쪽, 대서양 연안의 나라다. 광대한 사막과 험준한 고산지대로 이뤄진, 한반도 네 배 넓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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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마리 조기떼는 ‘눈물의 비석’으로 남아

서해의 황금시대, 파시 ① 연평도 등대도 빛 잃은 지 오래, ‘시간’만 들었다 났다… 지상엔 없는, 사라진 곳 찾아 타임머신을 탄다 섬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여객선을 기다리고, 출어할 물때를 기다리고, 폭풍이 멈추길 기다린다. 섬에서의 삶은 시간을 견디는 일이다. 섬사람들은 기다림의 자손이다. 기다림을 견딜 수 없는 사람은 섬 왕국의 시민권자가 될 수 없다. 육지의 시간과 섬의 시간은 다르다. 지상 어디에도 절대적인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공간마다 각기 다른 시간이 흐른다. 그리스 아토스 반도의 그리스 정교회 수도원들은 속세와 다른 시간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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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풀 새 곤충에 막힘 없는 ‘걸어다니는 나무’

[길에서 만난 사람] 축령산 숲해설가 김현태·류광수씨 “아직도 유원지로 여기는 분들 있어 안타까워” 전남 장성 축령산(문수산·620m) 자락에 펼쳐진 258ha의 편백나무·삼나무·낙엽송 숲. '조림왕'으로 불리는 춘원 임종국(1915~1987) 선생이 1956년부터 20여 년간 맨손으로 심고 가꿔온 숲이다. 대부분 팔려나가 관리되지 않던 것을 2002년 정부에서 사들여 국유림으로 보전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림 숲으로 꼽힌다. 이 숲에서 '걸어 다니는 나무'들을 만났다. 푸른 재킷을 걸치고 나무 지팡이를 들었다. 모자로 작은 그늘을 드리우고 숲의 정령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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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반갑습니다. 한겨레신문 이병학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