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목구멍’ 이과수 폭포, 내 혼을 삼켰다

<17> 그냥 가서 보시라 붉은색 오렌지색 보라색 남색, 해질녘 ‘4차원’ 하늘   끝 모를 거대한 낙하 속으로 여린 나비는 사뿐사뿐     코르도바에서 하루 정도 버스를 타고 가면 이과수폭포를 보러 갈 수 있는 마을인 푸에르토 이과수에 도착한다. 이과수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의 국경에 걸쳐있으며 원래는 파라과이 쪽의 영토가 상당부분을 차지했지만 전쟁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게 뺏기고 말았다. 국립공원은 아르헨티나 쪽과 브라질 쪽으로 나뉘는데, 아르헨티나 쪽이 푸에루토 이과수, 브라질 쪽이 포스도 이과수다. 폭포를 조금 더 가까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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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촌티’ 간판 위에 ‘흰구름’도 내려앉아

진안 백운면 흰구름마을 가게 주인 손글씨 위에 미술가들이 붓질 ‘살살~’  ‘용이다~’ 승천하지 못한 용이 흘린 서러운 눈물  ‘흰구름 마을’로 간다. 골목마다 지붕마다 구름이 걸렸다. 어르신도 아이도 흰구름에 한가윗달 가듯 마실 가고 학교 다닌다. 전북 진안군 백운면 소재지 원촌마을은 ‘흰구름 마을’로 불린다. 그저 백운(白雲)을 한글로 풀어쓴 이름인데, 뜬구름 잡으러 바삐 오고 가던 나그네들도 이 마을에 들어서면 차를 멈추지 않는 이가 드물다. 여기저기서 범상찮은 기운이 느껴진다. 가게 간판들 때문이다. 풍년방앗간·백운기름집·백운약방·대광만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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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 어느 집 지붕에 쓰인 “웃자 웃자!!” 시 한편

 아하! 요것이 바로 진짜 시, 섬 이름도 ‘시의 산’  노인당의 할머니들 “사내놈은 철들면 죽는당께”  시산도(詩山島)는 고흥의 섬이다. 뱃길로 한시간 거리에 불과하지만 하루 한번밖에 배가 다니지 않는 낙도다. 섬은 산이다. 첩첩의 산. 본래 시산도는 시산(示山), 시산(矢山), 시산(詩山)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일제 때 시산(矢山)으로 굳어졌다가, 한 출향인의 제안으로 1995년 군의회의 의결을 거쳐 시산(詩山)이란 시적인 이름을 갖게 되었다. 아름답고 고마운 일이다.    외로운 나그네도 웃게 만들었으니     시산도의 밤, 마을 안길을 걷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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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낙엽, 갈 봄 여름 없이 ‘천의 얼굴’

영양 일월산 대티골 낙동정맥 내륙, 해와 달이 가장 먼저 얼굴 ‘삐죽’ 밤 도토리 다래 널려…이따금 멧돼지 가족 산책 향기나는 숲, 잘 보전된 숲은 깊숙이 숨어 있어도 전문가들이 알아본다. 경북 영양군 일월면 용화2리, 일월산(1218m) 자락에 대티골 숲길이 있다. 지난달 생명의 숲이 주최한 ‘제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숲길’ 부문에 입상한 곳이다. 낙동정맥 내륙, 해와 달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는 일월산 북쪽 자락이다. 낙동강의 한 지류인 반변천 발원지 뿌리샘 주변으로 훼손되지 않은 청정 숲길이 뻗어 있다. 옛 마을길과 산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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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근대 기웃 기웃, 도시가 ‘역사박물관’

안동 도심 걷기 독립운동 자금줄 된 99칸 양반댁 ‘기구한 운명’ 벽돌 한장 한장 쌓아올린 전탑 ‘경주에는 없어’ “고대~근대 유적이 억수로 많이 깔렸으니께네 경주보다 볼 게 많다카는 말도 안 나오니껴.” 안동대 박물관 조규복 학예연구사는 안동이 “경주 다음으로 문화재가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경주가 신라 유적 위주라면, 안동엔 구석기 유적부터 불교·유교·민속문화 유적이 고루 널렸다. 서울 땅 두배 반 넓이의 안동 곳곳에 흩어져 있다. 옛 도심 주변에도 문화유적이 즐비하다. 안동역에서 걷기를 시작한다. 구시장 골목을 거쳐 낙동강변 기찻길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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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후끈한 ‘19금’ 춘화도 가득

박물관 기행<1> 조선민화박물관 기기묘묘 요모조모…낯 붉히며 볼 건 다 본다 서민 삶 밴 3500점, 익살과 파격 속으로 ‘풍덩’   영월 조선민화박물관      주소=강원 영월군 하동면 와석리 841-1   개관=2000년 7월   주요 전시물=전통 민화, 현대 민화, 고가구, 춘화 등   입장료=어른 3000원, 중고생 2000원, 초등생 1500원   연간 방문객=3만여명   연락처=(033)375-6100.      조선민화박물관은 영월 깊은 산속 산비탈에 자리하고 있다. 산 넘고 물 건너서 다시 고개 넘어 들어가야 하는 먼 여정이다. 길은 멀어도 38국도, 88국도 따라 오며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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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하고 닦으려면 물인지 땀인지 줄줄

<16> 죽음보다 더 한 더위 더위 핑계로 빈둥빈둥, 2주일만에 +8kg ‘오 마이 살’ 세 아이 혼자 키우는 그, 행복은 가짐 순이 아니었다    산티아고에서는 겨우 하루 있었는데, 마침 그날이 대통령 선거일이었다. 남미의 선거일은 희한하게도 참으로 고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선거 전날엔 늦게까지 술을 퍼마시거나(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설마!) 그 다음날엔 놀러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데 말이다. 선거일이라 가게도 다 문이 닫혀있고 도심에도 사람이 없어 썰렁했다. 가끔가다 들리는 소리라곤 중도우파 정권의 탄생을 기뻐하는 클락션 소리가 전부였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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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반갑습니다. 한겨레신문 이병학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