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보고 한강 하구엔 '독도'도 있다 윤순영의 시선

김포시 걸포동 앞 섬, 일제 때 파괴된 철새들의 낙원

크기변환_000007-1.jpg » 이른 아침 홍도평으로 날아드는 재두루미.

김포에서 태어나 어릴적 한강을 벗삼아 자랐다. 재첩과 물고기를 삼던 기억이 생생하다. 1992년 김포시 북변동 홍도평야에서 재두루미와 인연을 맺으며 환경에 눈을 떴다. 필자가 가는 길의 방향이 바뀌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27년 전 일이다.

그동안 한강을 관찰하고 새를 촬영하며 한강하구가 무궁한 역동성을 지닌 천혜적 생명의 보고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한강하구의 생태적 훼손이 크다는 것도 함께 느끼게 되었다.

크기변환_DSC_1435[1].jpg » 한강하구에 치명적인 생태 파괴를 가져온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에 위치한 신곡수중보.

크기변환_포맷변환_DSC_1395[1].jpg » 육지화로 인해 버드나무 군락으로 변해버린 장항습지. 한강하구의 유속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환경 왜곡 현상이다.

크기변환_L1031249장항버드나무군락.jpg » 30년 넘게 신곡수중보로 인해 만들어진 장항습지 버드나무 군락 내부.

김포시 고촌읍 신곡수중보가 1987년에 준공되었다. 1007m 길이로 고촌읍 신곡리와 고양시 신평동을 잇는다.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백마섬을 사이에 두고 고양시 쪽으로는 길이 883m의 물속에 높이 2.4m의 고정보를, 김포방향 124m에는 폭 20m, 높이 5m의 수문 다섯 개의 가동보를 만들었다.

이로써 한강에는 서울 잠실수중보와 함께 한강의 수위를 최소 2.6m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담수호가 생겼다. 1988올림픽을 위한 전시효과를 노려 서울 쪽 한강에 유람선을 띄우기 위해서였다.고양시 장항습지의 태동은 ‘88올림픽’을 앞둔 1982년 9월 대공사로 시작 되었다.

이후 현재 8km에 이르는 장항습지 버드나무군락이 한강하구에 자리를 잡아 왜곡의 상징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한강을 한강답게 돌려주었으면 한다.

크기변환_영사정에서바라본한강.jpg » 백마도에서 바라본 한강의 석양. 백마도는 김포대교 옆에 자리잡고 있다.

크기변환_고촌읍풍곡리 돌방구지.jpg » 백마도 옆에 위치한 돌방구지. 다양한 철새들의 낙원이다. 뒤편으로 북한산 기슭이 보인다.

크기변환_크기변환_DSC_3625[1].jpg » 맹금류인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흰꼬리수리.

한강하구엔 백마도, 홍도, 독도, 유도 섬이 있다. 김포대교 옆 백마도는 갈대가 장관을 이루고 석양을 바라보는 모습이 아름답다. 흰꼬리수리가 해마다 찾아오고 다양한 새들이  백마도 수변 공간에서 서식하는 곳이기도 하다.

김포에 관한 옛 문헌들은 백마도를 박말도로 적고 있다. 헌종 13년(1847년) 박말도가 계속 커지므로 섬의 크기를 측량해서 조정에 보고한 내용이 규장각문고에 보존되어 있다. 박말도에는 말 목장이 있었는데, 사복시란 조선시대 궁중의 마필이나 목장을 관리하던 기관이 토사의 퇴적으로 커진 섬을 측량하여 보고한 내용이다. 

크기변환_독도전경.jpg » 독도 뒤로 일산 시가지가 보인다.

크기변환_YSY_6246_00001.jpg » 독도에서 휴식을 취하러 큰기러기,저어새,개리 등 다양한 새들이 찾아든다.

크기변환_크기변환_YSY_6276_00001_01.jpg » 독도 주변에서 고라니를 경계하며 뒤따르는 재두루미.

김포시 걸포동 앞 한강하구에는 독도가 있다. ‘독도갈화’는 김포팔경 중 하나로 홀로 '독獨' 섬 '도島' 갈대 '노蘆' 꽃 '화花' 를 사용하여 갈대꽃이 아름답게 피는 섬을 뜻한다.

다양한 철새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다. 원래는 지금보다 큰 섬으로 40호의 농가와 포구가 있었다. 그 시절엔 이곳을 ‘오염’이라 불렀다.

1925년 대홍수가 일어나자 마을 사람들이 육지로 떠나게 되었고 일제 강점기에는 이 섬을 토취장으로 사용하여 파괴된 채 현재에 이른다.

포맷변환_크기변환_1980년대 김포시북변동 홍도평.jpg » 1980년대 홍도평의 모습.

크기변환_크기변환_2011년김포시북변동홍도평.jpg »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큰기러기.

포맷변환_크기변환_2006년김포 시홍도평.jpg » 홍도에 날아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재두루미.

홍도는 원래 섬이었지만 일제강점기 간척사업으로 인해 농경지로 변했다. 김포팔경 중 하나로 기러기 앉는 모습이 아름다운 곳이다. 큰기러기 '홍鴻' 섬 '도島' 떨어질 '낙落' 기러기 '안雁' 을 사용하여 ‘홍도낙안’이라 부른다.

현재도 큰기러기가 해마다 찾아와 장관을 이룬다. 특히 재두루미 월동지로 잘 알려져 있다. 농경지가 지속적으로 매립되어 사라져가고 있지만 해마다 재두루미와 큰기러기가 찾아온다. 그러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크기변환_DSC_2671_00001.jpg » 임진강 조강을 만나기 앞서 김포시 하성면 시암리 습지가 펼쳐진다. 습지 뒤로 보이는 강이 조강이다.

크기변환_DSC_0645_00001.jpg » 한강하구 습지는 다양한새를 모여들게 한다. 개리외 큰기러기가 먹이를 찾고 있다.

크기변환_쇠기러기.jpg » 쇠기러기.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 60,667,786㎡ 중 김포시 내 습지보호지역 면적은 김포시 월곶면 8,897,158㎡, 양촌면 16,209㎡, 하성면 14,070,198㎡로 총 22,983,565㎡이다.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 중 37%,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한강하구에 형성된 시암리습지는 사람의 발길이 끊긴 채 원시 습지로 남아있다. 우리가 지켜야 할 한강하구는 지금도 생명의 연장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크기변환_한강임진강조강이만나는세물머리 건너편북한 개풍군이보인다..jpg » 한강, 임진강, 조강 물이 모두 만나는 세물머리.

크기변환_YSY_6560_00001.jpg » 세물머리에 사구가 드러나면 개리가 모여든다.

크기변환_6YSY_2018년.jpg » 겨울철새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노랑부리저어새.

한강수계가 끝나기 전 태백산 금대봉에서 발원해 490여㎞를 달려온 한강물은 서해 바다와 만나기 앞서 김포시 하성면 시암리 불기에서 한강이 임진강과 합류한다. 

강화도 북쪽 철산리 앞바다로 흘러드는 북한의 예성강 물이 조류에 떠밀려 조강을 거처 이곳으로 역류하니 여기는 한강, 임진강, 조강 물이 모두 만나는 세물머리인 셈이다.

환경적으로 접근하면 조강은 독에 병든 한강과 임진강 민물을 짠물로 해독시켜는 새로운 강, 시작의 조강이다.

크기변환_포맷변환_L1020004.jpg » 사진 뒤편 좌측 북한과 우측 남한에서 뻗어 나온 들판이 끝나는 지점에서 한강과 임진강 물이 합류하여 김포시 월곶면 조강으로 흘러든다.

필자는 조상 조 (祖)’를 시작의 의미로, 할아버지 ‘조(祖)’는 으뜸으로 생명을 준다는 의미로, 조강이 짠물과 민물을 아우르는 새로운 생명을 주는 시작으로 바라보았다.

결국 조강은 한강과 임진강을 품은 하구이자 역동적인 관문인 셈이다. 옛 선인들은 한강하구의 삼강으로 조강, 한강, 임진강을 꼽았다.

크기변환_1유도전경원본-수정 - 복사본.jpg » 한강하구의 마지막 섬 유도. 김포시 월곶면 보구곶리 산1번지.

크기변환_크기변_DSC_4769[1].jpg »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참수리.

크기변환_YSY_2.jpg »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저어새.

유도(머무르섬)는 한강 법정수계가 끝나는 곳으로 김포시 월곶면 보구곶리 산1번지와 2번지로 나누어져 있다. 167,207㎡(50500평) 지목이 임야와 답이다.

군사통제 중립수역으로 민간인 출입이 제한되어 정확한 동식물을 파악할 수 없으나 저어새, 흰꼬리수리, 참수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관찰되며 다양한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크기변환_김포전경.jpg » 한강하구에서 바라본 김포시와 파주시.

필자는 이처럼 소중한 우리의 자연을 알리기 위해 영원히 기억될 순간 ‘한강하구 생명의 날갯짓’  사진전을 기획하였다. 한강하구의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며 주요 도래종인 재두루미, 큰기러기, 저어새를 다룬다. 이번 특별초대전은 11월28일(목)부터 12월15일(일)까지 이어지며 11월 29일 오후 7시에 김포아트빌리지 아트센터에서 개막식을 연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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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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