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매미의 마지막 합창, 여름이 간다

늦여름 말매미에 넘기고 ‘안녕’…긴 장마와 태풍 피해 짝짓기 아침저녁으로 귀가 따갑게 울던 참매미 소리가 부쩍 힘을 잃었다. 50일이 넘은 장마에 이어 태풍을 겪으며 한 달도 안 되는 지상에서의 마지막 번식기는 엉망이 됐다. 적당한 비는 땅을 부드럽게 해 애벌레가 흙을 헤쳐 나오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장기간의 비로 질식사하는 일이 많아졌다. 거센 바람과 비는 짝짓기를 방해했다. 도시의 여름을 상징하는 참매미의 우화부터 짝짓기까지의 여정을 돌아봤다. 예전엔 매미를 흔히 잡았다. 매미채가 귀하던 1960년대엔 긴 대나무에 철사를 둥글게 만 뒤 끈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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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분의 1 확률’ 흰 참새 형제는 당당했다

윤순영의 자연 관찰 일기 백색증 아닌 돌연변이 일종 ‘루시즘’, 동료와 잘 어울려…춘천시민 사랑 듬뿍 지난 7월 21일, 지인으로부터 강원도 춘천시 약사고개길 인근에 흰참새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주변을 둘러보니 아파트로 둘러싸여 몇 채 남지 않은 기와집의 용마루와 담벼락 위에 참새와 집비둘기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약사천 건너편 공원에는 바위에 먹이를 뿌려 놓고 흰참새를 촬영하는 사진인들이 모여 있다. 인위적으로 먹이를 주거나 지속적으로 쫓아다니지 않아도 기다리다 보면 자연스러운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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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마리 남은 토종 ‘양비둘기’를 만나다

 윤순영의 자연 관찰 일기 원앙도 울고 갈 오글오글 사랑꾼 낭비둘기 국내에 100여 마리밖에 생존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양비둘기(낭비둘기,굴비둘기)를 포착했다. 지난 7월 4일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를 들렀다. 천년고찰 화엄사의 웅장한 대웅전과 각황전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이들의 서식지다. 높은 용마루 위에 비둘기 모습이 얼핏 보인다. 마음이 설렌다. 집비둘기인지 양비둘기인지 확인할 생각이 앞섰다. 관심이 없다면 그냥 집비둘기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 무심하게 지나칠 수 있다. 도심 공원에 주로 사는 애물단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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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엔 익지만 눈엔 낯선 제비, 흥부는 뭐랄까

윤순영의 자연 관찰 일기 농촌에서도 보기 드문 추억 속의 정겨운 새 제비는 해마다 봄을 물고 온다. 음력 3월 초사흘, 삼월 삼짇날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날이라 하여 제비집을 손질하고 꽃잎을 따서 전을 부쳐 먹으며 춤추고 노는 화전놀이의 풍습이 있었다. 귀소성이 강한 제비는 여러 해 동안 같은 곳으로 돌아온다. 옛 둥지를 찾아와 수리해 쓰기도 하고 추녀 밑에 둥지를 새로 짓기도 한다. 삼짇날 무렵이면 날씨도 온화하고 산과 들에 꽃이 피기 시작하고 각종 벌레 등 먹잇감이 넘쳐난다. 번식 채비를 하기에 적합한 시기다. 예전엔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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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매 번식 둥지 가린다고 아름드리 나무 고사시켜

 경기 남양주서 낙엽송 표피 돌려 베어, “조류 사진가 소행”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팔현리 야산의 낙엽송 조림지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참매가 번식하는 곳이다. 올해 참매가 둥지를 틀어 번식 중인 한 낙엽송이 누렇게 죽어 푸른 주변의 낙엽송과 대조를 이룬다. 유독 이 나무만 죽은 것도 이상하지만, 참매가 하필 죽은 나무에 둥지를 튼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 비밀은 나무의 밑동을 보면 드러난다. 수피를 빙둘러 누군가 베어냈고, 물과 양분 이동이 차단된 낙엽송은 꼭대기 부근의 참매 둥지를 훤히 드러낸 채 말라죽었다. 이 숲에는 긴꼬리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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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북극 험한 길 지친 새들의 생명 충전 오아시스

고산군도 외딴섬, 중국과 300km 호주~북극 세계적 철새 이동 경로 국내 조류 절반인 250종이 방문 수천km 비행으로 지친 새들 텃밭, 울타리서1~2주 머물며 충전 습지복원, 텃밭 지원책 있어야 지난달 19일 오전 세찬 바람과 보슬비에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어청도 초등학교 운동장에 갔을 때였다. 잔디운동장을 뛰어다니며 먹이를 찾는 낯선 새가 눈에 띄었다. 검은 머리에 등과 배가 잿빛 분홍색을 띤 분홍찌르레기였다. 18년 전 이 섬에서 마지막으로 관찰 기록을 남긴 희귀한 나그네새다! 중앙아시아 초원에서 메뚜기를 주로 사냥하고 인도와 열대 아시아에서 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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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새 잿빛쇠찌르레기와 북방쇠찌르레기를 만나다

해마다 기록되지 않는 나그네새 지난 5월 12일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에서 해마다 기록되지 않는 희귀한 나그네새 ‘잿빛찌르레기’와 ‘북방쇠찌르레기’를 만났다. 군집성이 강한 찌르레기 울음소리를 듣고 살펴보았는데 잿빛쇠찌르레기와 북방쇠찌르레기가 섞여 있었다. 처음 보는 마음이 설렜다. 그것도 두 종을 한 번에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이었다. 특히 잿빛쇠찌르레기는 관찰하기가 어렵다. 잿빛쇠찌르레기 몸길이 24cm의 찌르레기보다 다소 작은 듯 보였다. 찌르레기들이 나무에 앉아있다가 주변을 한동안 살피더니 잔디밭으로 내려앉는다. 얼떨결에 찌르레기를 따라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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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석을 지켜라…‘숲 속의 푸른 보석’ 유리딱새의 집착

공중서 곤충 낚아채는 ‘최적 장소’횃대…넘보다간 큰코 다쳐 유리딱새는 은근한 아름다움이 있다. 수컷은 청색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암컷은 화려하지 않으나 청초한 듯 기품이 있어 보인다. 항상 응시하는 눈빛으로 생각하듯 영리한 모습이다. 어떤 이유에선지 사람을 크게 경계하지 않고 친숙하게 다가온다. 작지만 촐싹거리지 않는 귀여운 새다. 유리딱새는 단독생활을 하는데 암수가 함께 생활할 때에도 홀로 있는 경우가 많다. 고독을 즐기는 새다. 4월 14일 새들의 이동통로에 자리 잡은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에서 유리딱새를 만났다. 유리딱새를 관찰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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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떼 창궐 탓? 군산 찾은 중앙아시아의 진객 분홍찌르레기

중앙아시아 초원이 주 서식지…메뚜기떼 늘면 멀리 이동도 지난 4월 19일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찌르레기와 함께 있는 낯선 새를 발견했다. 희귀한 나그네새 분홍찌르레기였다. 기회를 놓칠세라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다. 귀한 몸이라 그런지 잠시 모습만 보여주고 바로 날아가 버렸다. 아쉽지만 만난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흐린 하늘과 세찬 바람, 보슬비까지 살짝 내려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조류를 관찰하기에는 매우 어렵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홍찌르레기는 등과 몸 아랫면에 회색빛이 도는 옅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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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주저앉혔나, 붉은 눈의 ‘나그네 매'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 아열대 맹금류…2013년부터 출현, 올해 김포 하성면서 월동 검은어깨매는 영어로는 ‘검은날개매’이다. 앉아있을 때는 어깨가 검은 것 같지만 날 때 보면 날개가 검다. 또 날개가 길어 매처럼 보이지만 매과가 아닌 수리과에 속한다. 눈이 정면을 향하고 다리에도 깃털이 나 있는 등 올빼미와 비슷하게 생기기도 한 낯선 맹금류이다. 검은어깨매는 이제까지 나그네새였다. 어쩌다 길을 잃고 찾아오던 새였다. 미기록종인 검은어깨매가 처음 발견된 것은 2013년 2월 서울 강서습지에서였다. 그 이후 2014년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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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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