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먼 길 나 혼자 어찌 떠나겠소’…다친 아내 곁 지킨 재두루미
국내서 여름 나는 재두루미 부부 첫 발견 강원도 철원에서 재두루미 한 쌍이 여름나기를 하는 모습이 국내서 처음 발견됐다. 한참 전에 우리나라를 떠났어야 할 재두루미 한 쌍이 철원 평야에서 포착됐다. 재두루미 한 마리가 국내서 여름을 난 일은 10여년 전 한차례 있었지만, 두 마리가 함께 남아있는 모습이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재두루미는 10월 중순경 철원, 연천, 파주, 한강하구에 찾아와 월동한 뒤 다음 해 3월 말 번식지인 러시아 아무르 강 유역 등지로 북상하는 겨울철새다. 그런데 지난 1일 재두루미 2마리가 아직...
바쁘다 바빠 ‘숲속의 요정’…흰 눈썹 휘날리며 새끼 챙기기
우리나라 전역에 서식하는 흰눈썹황금새 나무 구멍 둥지 삼고 알뜰살뜰 새끼 돌봐 흰눈썹황금새는 우리나라 전역에 번식한다. 우거진 숲을 좋아하는 이 새는 5~6월 하순 청아한 새소리를 들려준다. 사진은 흰눈썹황금새 수컷. 5월부터 6월 하순 청아한 새소리가 푸르른 숲속에서 들려온다. 몸길이 13㎝의 작은 요정 흰눈썹황금새다. 참새보다도 작다. 녹음이 짙어가는 숲속에서 흰눈썹황금새는 더욱더 아름답게 보인다. 흰눈썹황금새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번식한다. 높은 산이나 계곡보다는 낮고 평평한 우거진 숲을 좋아한다. 주로 나무 구멍에 둥지를 짓는데 나무 구멍을 ...
날쌘 사냥꾼 흰눈썹울새…‘위풍당당’ 호랑이 안 부럽네
4~5월 우리나라 통과하는 희귀 나그네새 재빠른 사냥 실력으로 땅에서도 자신만만 흰눈썹울새는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나그네새로 극히 만나기 힘든 희귀 조류다. 우리나라가 번식지나 월동지가 아닌 새가 어쩌다 들르는 일이 있다. 이런 반가운 손님을 나그네새라고 부른다. 흰눈썹울새는 나그네새 가운데도 극히 만나기 힘든 희귀 새인데, 운 좋게 관찰 기회가 왔다. 지금까지 단 세 차례 2018년 성조 수컷, 2020년 성조 수컷, 2022년 성조 암컷을 만났다. 그런데 지난 5월10일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에서 어린 수컷을 만났다. 흰눈썹울새는 암컷과 어린새를 만...
뿔논병아리 부부의 데칼코마니 같은 사랑
왕관 같은 장식 깃과 우아한 구애 춤, 선물 공세 겨울 철새이다 2000년대 이후 텃새로 자리 잡아 사랑이 무르익었다. 벚꽃이 필 무렵이면 잉어가 알을 낳고 여름 철새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새들의 짝짓기도 어김없이 시작된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역에 있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물의 정원’에서 뿔논병아리의 번식이 시작되었다. 새 조(鳥)와 편안할 안(安)을 쓰는 조안면은 산과 물이 잘 어우러져 새들이 좋아하는 환경을 두루 갖췄다. 번식깃으로 장식한 뿔논병아리의 모습이 중세 유럽의 둥글게 목에 두른 옷깃을 떠오르게 한다. 북한강 수변 공간의...
눈에 ‘불 켜고’ 무얼 찾나, 세계 1천 마리 희귀 오리
붉은가슴흰죽지 수컷 2마리 관찰…한 번에 5마리 이상 기록 없어 서식지 파괴 등으로 개체수 급속히 줄어, 국내에도 멸종위기 2급 조용하고 조심스런 성격…수컷끼리 꼭 붙어 다녀 붉은가슴흰죽지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연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새로 지정됐다. 수컷의 흰 홍채가 눈길을 끈다. 오리는 흔한 겨울철새이지만 한 번에 5마리 이상 관찰된 적이 없는 희귀한 종도 있다. 붉은가슴흰죽지는 그런 귀한 오리다. 팔당댐 인근에서 겨울나기를 하던 붉은가슴흰죽지 수컷 2마리가 얼음이 풀리자 3월 초 남양주시 조안면 물의 정원 인근...
월동하러 한국 온 ‘귀한 손님’…멸종위기 1급 호사비오리
세계 5천 마리, 우리나라 100마리 월동, 멸종위기 1급 희귀종 강과 여울 물속에서 톱니 부리로 물고기와 개구리 사냥 멋진 댕기와 비늘 무늬가 화사한 호사비오리, 충주호서 관찰 멋진 댕기와 비늘 무늬가 특징인 호사비오리 수컷. 황새, 두루미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새 16종 가운데 하나다. 호사비오리 암컷. 백두산, 연해주 등의 원시림 지대에서 번식하는 이 오리는 경계심이 매우 강하다. 지난달 이른 새벽 호사비오리를 관찰하기 위해 충주호를 찾았다. 날이 밝기 전에 위장막을 설치하고 호사비오리가 나타나길 기다렸다. 흰뺨...
‘진객’ 초원수리, 기러기 잡으러 6000㎞ 날아 강화도 왔다
사진가 등쌀에 전망 횃대 옮기고 부상 다리 불편해도 쇠기러기 이동통로 사냥기회, 사체 먹을 기회 놓칠라 3년째 목격…중앙아 초원 상징 맹금류 언제까지 볼까 초원수리는 겨울에 드물게 우리나라를 찾는 나그네새이다. 강화 교동도에서 만났다. 소나무 위는 교동도 고구 저수지와 화개산 자락의 평야가 훤히 보이는 초원수리의 지정석이었다. 카자흐스탄 국기에 모습을 올릴 만큼 중앙아시아 초원을 상징하는 맹금류 초원수리가 3년째 강화 교동도를 찾았다. 번식지로 북상하는 기러기떼를 사냥하기 위해서다. 중앙아시아에서 6000㎞를 날아온 초원수리는 수리 중 유일하게...
흔하던 텃새였는데…외로운 뿔종다리가 내게 온 이유
흔하던 텃새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전락 보리밭 사라지고 초지와 농경지 감소 탓 멋진 댕기 깃,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댕기 깃이 도드라지는 텃새 뿔종다리. 보리밭과 함께 흔했던 새이지만 현재 멸종위기종 2급이다. 뿔종다리와 종다리는 어릴 적 흔한 텃새였다. 옛날에는 보리를 많이 심어 보리밭이 종다리의 터전이었다. 번식 시기가 되면 보리밭 하늘 위를 오르며 지저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특히 한강하구의 넓은 하천 둔치와 모래흙은 뿔종다리 번식지로 적합했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변화가 시작되었다. 텃새인 종다리. 뿔종다리와 다르게 머리 깃이 짧...
굵은 목, 묵직한 다리…교동도 터줏대감 흰죽지수리의 무기
6년 관찰 어린 개체가 벌써 성체로 흰꼬리수리 무리와 까치 텃세 이기고 예성강과 교동 평야 날아든 기러기 노려 평야를 조망하던 지정석 나무에서 날아오르는 흰죽지수리. 토시처럼 깃털로 덮인 두툼한 다리와 굵은 목을 지닌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의 맹금류이다. 2017년 강화도 교동도 수정산에서 어린 흰죽지수리를 처음 만난 지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이 멋진 새를 관찰하려고 교동도를 구석구석 찾아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 살을 에는 추위와의 싸움도 힘들었지만 사람들의 교란 행위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강화 북서부의 교동도는 동쪽으로 바다를 건너면...
새끼 데리고 2000㎞ 날아와 ‘약속’ 지킨 재두루미 부부
겨울 진객’ 재두루미 6마리, 김포 홍도평야 찾아 벼와 볏짚까지 모두 수확이 끝난 논바닥에 앉은 재두루미.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보호종이다. 겨울을 알리는 진객 재두루미가 경기도 김포시 홍도평야에 찾아왔다. 한강 하구 주변에 있는 너른 농경지는 재두루미의 주요 도래지이다. 그러나 농경지 매립 등 급격한 환경 변화로 마지막 월동이 올해가 될지, 내년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이들의 방문이 더욱 반갑다. 어미 곁에서 잠시도 떠나지 않는 재두루미 새끼(왼쪽). 눈 주변에 붉은 피부가 아직 생기지 않았다. 새끼를 보호하려 사방을 경계하는 재두루미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