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보석’ 동박새, 광릉숲에 자리 잡았나 윤순영의 시선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

붓 모양 돌기로 동백꽃  빠는 남부지방의 텃새

포천 국립수목원서 애벌레 사냥…둥지는 안 틀어

크기변환_YSY_5143.jpg » 동박새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주변을 살핀다.

크기변환_YSY_5027.jpg » 동백새의 날갯짓.

동박새란 이름을 들으면 동백꽃이 생각난다. 동백꽃의 곁에는 언제나 동박새가 있다. 동박새는  동백나무가 많은 남해안과 섬에서 서식하는 텃새여서 그럴 것이다. 

다른 새들처럼 사람을 피하거나 놀라지 않고 가까이 다가와  지내는  온순한 새다.  동박새는 종종  문학작품과 그림의 소재가 되는 이유다.

크기변환_YSY_5058.jpg » 바닥에 쌓인 낙엽에 내려와 먹이를 찾는 동박새.

크기변환_DSC_0554.JPG » 동박새가 좋아하는 동백꽃.

크기변환_YSY_5434.jpg » 푸른 나뭇잎과 동박새의 깃털이 비슷해 잘 살피지 않으면 보기 어렵다.

먹이는 식물성으로 주로 꿀과 열매를 먹는다. 동박새는 혀끝에 붓 모양의 돌기가 있어서 꿀을 빨 때 편리하다.

특히 동백꽃의 꿀을 좋아하는데 벌과 나비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인 이름 봄, 동백꽃 필 무렵에는 동백나무에서 무리지어 꿀을 빨아 먹으며 꽃가루받이를 돕는다.

크기변환_YSY_4907.jpg » 하얀 눈 테가 명확한 동박새.

크기변환_YSY_5124.jpg » 자리를 옮기려는 동박새.

크기변환_YSY_5502.jpg » 동박새는 다른 새와 달리 몸짓표현이 많은 새다.

동박새는  ‘동백새’라  부르기도 했다. 동박새 하면 동백꽃이 연상되는 것은 그만큼 동박새와 동백꽃이 이미 오랜 세월 관계를 유지하며 우리 곁에서 함께해온 새이기 때문일 것이다.

크기변환_YSY_4764.jpg » 동박새 부부가 나뭇잎에 숨어 사이좋게 앉아 있다. 눈만 빼꼼히 보인다.

크기변환_YSY_4848.jpg » 몸을 길게 뻗어 먹이를 찾는 동박새.

크기변환_YSY_5408.jpg » 먹잇감을 찾아 다른 나무로 자리를 옮기는 동박새.

동박새는 중부내륙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새다. 기후 변화 때문인지 간혹 눈에 띤다. 지난 6월 광릉국립수목원에서 동박새 부부를 어렵게 만났다. 

해마다 광릉 숲에서 이른 봄과 늦가을까지 소수의 동박새가 드물게나마  관찰되는 것을 보면 월동하지 않을까 추정된다.

몸길이가 11.5cm로 작은 동박새는 낙엽활엽수 사이를 이동하며 거미와 애벌레, 곤충 등을 찾아 먹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인다.

우거진 나뭇잎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동박새는 아직 둥지를 짓지 않은 모습이다. 나름대로 영역을 정해 놓고 서로가 사랑을 키우는 것 같다.

크기변환_YSY_5104.jpg » 먹잇감이 숨어 있는 곳을 찾은 동박새가 나뭇가지에 앉아다.

크기변환_YSY_5093.jpg » 바로 사냥을 시작한다.

크기변환_YSY_5096.jpg » 애벌레를 잡았다.

둥지는 나뭇가지 위에 이끼와 식물의 뿌리, 깃털 등을 소쿠리모양으로 매달아 만들고 재료가 부족할 때는 인공재료를 이용하기도 한다.

4∼6월 번식기에는 암수가 함께 생활하지만 비번식기에는 무리로 생활한다. 알은 4∼5개를 낳고 품는 기간은 11∼12일 정도다. 11~13일이 지나면 다 자란 새끼들이 둥지를 떠난다.

크기변환_YSY_5562.jpg » 호기심이 많은 동박새다.

크기변환_YSY_5696.jpg » 동박새동박새는 보석 페리도트(감람석)와 비슷한 빛깔이다.

몸 윗면은 노란색이 도는 녹색이고 아랫면은 흰색이다. 눈 가장자리에 흰색 띠가 둘러져 있어 귀여움을 더한다. 동박새의 깃털은 노란색과 녹색이 혼합된 듯 미묘한 색깔을 지니고 있는  감람석 빛깔을 닮았다.  살아 움직이는 보석인 셈이다.

크기변환_YSY_5355.jpg » 자리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동박새.

크기변환_YSY_4949.jpg » 자리를 자주 옮겨 다니는 이유는 입맛에 맞는 먹이감을 찾기 위한 행동이다.

크기변환_YSY_5605.jpg » 마음에 드는 먹이를 발견했나 보다.

암수가 똑같은 크기와 빛깔을 가지고 있어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들다. 예전엔 울음소리와 생김새가 예쁘고 행동과 표정이 귀여워 불법으로 포획하여 사육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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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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