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타운미팅 참석자 임춘택 카이스트 교수 인터뷰 과감한 기사, 그 뒷이야기

3차 타운미팅에서 임춘택 카이스트 교수를 인터뷰했었습니다.


인터뷰의 본 취지는 박캠, 문캠, 안캠 측 참석자들이 타운미팅에 참석한 이유와 각 캠프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태도를 묻는 것이었는데요


공교롭게도.. 박캠은 타운미팅에 시큰둥하고 안캠은 매우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나 참석은 하지 않았고 문캠에서만 7명이 대거 참석해서 


민주당 관련 인사들의 이야기만 인터뷰해서 싣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어 결국 기사화되지는 못했습니다.ㅠㅠ


그래도 임춘택 교수의 발언 내용 중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어 여기에나마 간추려 올려봅니다.


참고로 임 교수는 참여정부에서 4년간 과학기술정책을 담당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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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의사결정자의 절대 다수가 비 이공계 출신입니다. 정책을 만들면서 이에 따른 문제의식을 느껴보셨습니까?

 

이공계 출신이 국회의원의 5%, 청와대 직원의 5%, ·차관의 5% 정도입니다. 대학졸업자 기준으로는 이공계가 절반이거든요. 우리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경제 체제를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공계 리더십이 너무 부족합니다. 그나마 CEO는 이공계 전공자가 40% 내외입니다. 기업이 살아남아야 하니까. 예전에는 상경, 법학 계열 중심으로 CEO들을 임용했는데, 그게 한계가 있더라는 거죠. 뿌리부터 과학기술을 아는 전문가들이 경영인이 되고 정책가가 되고 정치인이 되어야 세계적인 경쟁을 할 수 있다는 걸 이제 사람들이 뼈저리게 알았고, 기업부터 이런 변화가 시작된 겁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법조인, 언론인, 경영인들이 일 해보면 과학기술을 모르고 일을 한다는 게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를 본인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에 무지하면 지적재산권 이런 거 하나 보호 안 되고, 혁신이 일어나는 벤처기업에서 기술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없이는 경영할 수 없다는 건 자명한 일입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우리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모르고서 일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걸 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기득권을 내려놓기 싫으니까, 그냥 '의사결정권은 내가 가지고 이공계 석사·박사들은 내 밑에서 내 정책에 보조 역할만 해라’, 이게 현재 모습입니다. 이러면 한계가 있어요. 우리 경쟁 상대인 중국, 일본, 미국, 유럽에는 과학기술을 상식으로 알고 있고 또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 정책, 행정, 경영에 포진해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이깁니까. 우리나라에는 리더십에 과학기술이 결여되어서 생기는 문제가 큽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보십니까?

 

경제민주화이런 것보다 더 큰 틀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저는 전부터 과학국정전략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을 경제 하부 구조로 넣는 것은 절대 안 됩니다. 우리나라 국정 흐름을 경제 관료나 경영하는 사람들만이 주가 돼서 끌고 가면 안 돼요. 모든 걸 경제 논리로 회귀시켜서 보는 것은 산업 발전 시대 때나 적합했고, 지금 우리가 선진국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큰 제한이 됩니다. 이제 국가가 혁신 체제로 가 줘야 합니다. 혁신경제, 혁신안보, 이런 식으로요. 그러기 위해서 과학을 경제 하부 구조에 넣는 게 아니라 국가를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원리로 놓아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여러 문제가 풀리는 겁니다.

 

예를 들어 경제. 혁신적으로 접근하면 경제 민주화 문제도 저절로 풀립니다. 혁신경제라는 게 과학기술 중심인데, 과학기술 중심으로 벤처를 활성화하는 겁니다. 공학이나 기술 전공한 사람이 창업하기 쉽게 환경을 만들면 일자리를 창출하고 혁신 경제로 바꿔지는 건 저절로 됩니다. 그러기 위해 혁신경제의 틀을 잡아 창업과 일자리 창출 담당하는 부처를 하나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여기에 창업혁신부라 이름 붙였는데,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서 이 부처에 유리하게 법과 제도 바꾸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경제가 아니라 과학의 틀로 접근했다는 것입니다. 경제에 과학을 접목하는 게 아니라 과학적 시각으로 경제를 보는 것이죠.



-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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