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상상의 식사도 포만감을 부른다 에너지식량

같은 음식 사진을 반복해서 계속 보면 식욕이 포만감으로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Neuroscience News 누리집 갈무리
같은 음식 사진을 반복해서 계속 보면 식욕이 포만감으로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Neuroscience News 누리집 갈무리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음식 영상이나 사진은 식욕을 자극한다.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에 넘치는 화려한 음식 사진들은 더욱 자극적이다. 과학자들이 올해 초 분석한 것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는 5억개 가까운 게시물에 ‘음식’ 태그가 달려 있다. 2016년 미국의 한 연구진이 젊은이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얼마나 많은 음식 관련 게시물을 접하는지 조사한 결과, 평균 12시간 동안 6.1개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게시물의 60%가 사진이었다.

그러나 같은 음식 사진을 반복해서 계속 보면 이와 반대로 포만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오르후스대 연구진은 같은 음식 사진을 30번 이상 보면 음식을 실제로 먹지 않고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국제학술지 <애피타이트>(Appetite)에 발표했다. 음식 사진이 ‘상상의 식사’를 하게 한 셈이다.

연구진은 엠앤엠(M&amp;M) 초콜릿과 스키틀즈 젤리빈 사진을 포만감 효과 실험에 사용했다. 오르후스대 제공
연구진은 엠앤엠(M&M) 초콜릿과 스키틀즈 젤리빈 사진을 포만감 효과 실험에 사용했다. 오르후스대 제공

3번 볼 때까지는 식욕 증가

연구진은 우선 온라인을 통해 1000명 이상의 실험참가자를 모집했다. 이어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엔 오렌지색 엠앤엠(M&M) 초콜릿 사진을 세 번 보여주고, 다른 그룹엔 이 초콜릿을 30번 보여주면서 먹는 것을 상상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이들에게 이 초콜릿 1~10개가 있다면 그 중 몇개나 원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같은 사진을 30번 본 그룹은 사진을 3번 본 그룹보다 원하는 개수가 적었다. 다른 색깔의 초콜릿 사진으로 바꿔 진행한 실험에서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마지막으로 M&M 초콜릿을 ‘스키틀즈’ 젤리빈으로 교체해 똑같은 실험을 해봤다. 스키틀즈는 색깔에 따라 다른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그래도 결과는 똑같았다. 색상과 맛은 변수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사진을 3번 본 경우는 해당 음식에 대한 식욕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3번까지는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더 크다는 얘기다.

반면 사진과 관계없는 음식에 대한 식욕의 경우엔 30번 본 경우나 3번 본 경우나 다 같이 식욕이 감소했다. 다만 3번 본 경우는 감소 정도가 약했다.

같은 사진을 세번 본 경우엔 식욕을 더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르후스대 제공
같은 사진을 세번 본 경우엔 식욕을 더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르후스대 제공

연구진은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포만감을 느낀 것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이나,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음식에 대한 상상이 식욕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기반인지이론(grounded cognition theory)으로 설명한다.

기반인지이론은 인지가 신체 감각 및 운동과 상호작용하며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즙이 많은 사과를 이빨로 깨무는 상상을 하면 실제로 사과를 한 입 베어 물 때와 같은 뇌 영역이 자극을 받는다.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생각이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고, 이런 과정이 되풀이되면 아무것도 먹지 않고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음식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사실 새로운 발견은 아니다. 오르후스대의 연구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음식 사진을 얼마나 많이 봐야 하는지, 음식 색상 등 사진이 바뀌면 포만감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에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다양한 종류의 음식 사진이 모두 포만감에 똑같은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메인 요리를 배부르게 먹은 뒤에도, 완전히 다른 음식인 디저트를 따로 먹을 수 있는 건 이 때문이다.

먹지 않고도 배부른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면, 전 세계적인 비만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오르후스대 제공
먹지 않고도 배부른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면, 전 세계적인 비만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오르후스대 제공

식욕 조절에 어떻게 활용할까

연구진은 이번 실험 결과를 식욕 조절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를 이끈 티야크 안데르센(Tjark Andersen) 연구원은 음식 사진 앱을 예로 들었다.

“구글 검색을 기반으로 앱을 개발했다고 치자. 피자를 먹고 싶을 경우, 우선 앱을 연다. 그런 다음 피자 메뉴를 선택한다. 거기에 올라 있는 피자 사진들을 보면서 먹는 상상을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포만감이 느껴져 피자를 먹고 싶은 생각이 사라질 수 있다.”

인터넷, 특히 소셜 미디어에 난무하는 음식 사진들은 식욕을 자극하지만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식욕을 절제하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16/j.appet.2022.106421

Imagined eating – An investigation of priming and sensory-specific satiety.

Appetite


출처

https://neurosciencenews.com/food-viewing-appetite-23312/

https://www.news-medical.net/news/20230523/Looking-at-pictures-of-food-on-the-internet-can-make-you-feel-full.aspx

보도자료

https://tech.au.dk/om-fakultetet/nyheder/vis/artikel/dansk-forsoeg-afsloerer-du-kan-blive-maet-ved-blot-at-se-billeder-af-mad-paa-din-telefon

https://www.eurekalert.org/news-releases/989957

논문 보기'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195666322005128?via%3Dihub

소셜미디어 음식 접하는 횟수

https://www.jneb.org/article/S1499-4046(16)30252-4/fulltext

TAG

Leave Comments


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