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몸에 매 부리, 긴꼬리때까치의 `관성력 사냥법' 윤순영의 시선

사냥감은 순식간에 목이 등뼈에서 탈골돼 죽어

크기변환_YSY_6643.jpg » 긴꼬리때까치는 전깃줄에 앉기를 좋아한다.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리는 우리나라에 짧은 시간 동안 머무르는 나그네새를 비롯해 우리나라에서 번식을 하거나  러시아 번식지로 이동하는 다양한 철새를 만날 수 있는 국내유일의 중간기착지다. 지난 5월 어청도리에서 희귀한 나그네새 ‘긴꼬리때까치’를 만났다.

깔끔하고 부드러운 깃털이 인상적이었다. 직립으로 앉은 자세에서 꼬리를 상하좌우로 돌리거나 몸을 흔들기도 하는 것이 때까치들 특유의 자세다. 사방이 탁 트인 높은 전깃줄과 나무 꼭대기에 앉기를 좋아한다.

크기변환_YSY_6184.jpg » 매서운 눈초리로 주변을 살피는 긴꼬리때까치.

땅 위의 도마뱀, 큰 곤충, 작은 새, 설치류 등 다양한 동물을 잡기 위해 비스듬히 미끄러지듯 날아 내려가 사냥한다. 참새처럼 생긴 때까치를 맹금류로 만든 것은 갈고리처럼 매우 날카롭게 생긴 부리이다. 때까치는 종종 자기 체중보다 2∼3배 무거운 먹이를 사냥한다.

목을 세게 무는 힘과 함께 머리를 빠르게 좌우로 흔들어 사냥감의 관성력을 이용해 내동댕이치면 사냥감은 순식간에 목이 등뼈에서 탈골돼 죽고 만다. 엄청난 사냥방법이다. 먹이를 잡으면 나뭇가지나 철사에 꽂아둔다. 나중에 먹으려고 먹이를 저장하는 습성이다. 이 모습에서 잔혹성이 엿보여 도살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크기변환_YSY_6258.jpg » 사방이 트인 높은 곳은 사냥감이 잘 보인다. 집요하게 사냥감을 추적한다.

비행 시 파도모양으로 날며 돌진할 때 직선으로 날아간다. 약간의 정지비행도 한다. 긴꼬리때까치의 사냥영역은 정해져 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한 쌍 또는 두 쌍으로 발견되기도 한다. 비번식기에는 주로 단독으로 생활한다. 농경지, 하천변, 숲 가장자리의 개방된 서식지를 좋아한다.

긴꼬리때까치는 봄철보다는 주로 가을철에 불규칙하게 통과하는 희귀한 나그네새다. 긴꼬리때까치는 카자흐스탄 중남부에서 아프가니스탄, 인도, 대만, 중국에서 말레이반도, 인도네시아에 서식한다.

크기변환_YSY_6201.jpg » 긴꼬리때까치는 항상 주변을 경계하며 사냥감을 찾는다.

국내에서는 1994년 12월 19일 충남 대호방조제에서 처음 관찰되었고 이후 1999년 만경강 하구에서 관찰되었으며 매년 적은 개체가 관찰되고 있다. 2013년도에 경상북도 울주군에서 처음 번식이 확인되었으며, 2014년 충청남도 서산에서 번식하였다. 최근에는 만경강, 가거도, 홍도, 천수만, 부산, 제주도, 주남저수지 등지에서도 관찰된다. 전국에서 확인되는 등 최근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

 크기변환_YSY_6183.jpg » 긴꼬리때까치가 여유롭게 나무에 앉아있다.

몸길이는 약 25cm이며 암수 색깔이 같다. 머리와 윗등은 회색이며 이마와 눈 선은 폭 넓은 검은색이다. 어깨, 허리, 아래꼬리덮깃은 적갈색이다. 날 때 첫째날개깃 기부에 흰 반점이 보인다. 낮은 가지에 접시형 둥지를 틀고 3~6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약 13일에서 16일 후에 부화한다.

크기변환_YSY_6280.jpg » 긴꼬리때까치는 사냥감을 발견하고 활공을 해 내려갈 때 사방이 트이고 방해되지 않는 곳을 선택해 사냥을 준비한다.

때까치는 많은 동물들 즉 곤충, 소형 조류 및 포유류 등 다양한 육식동물을 먹이로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변화, 특히 기후변화를 연구하는데 때까치를 이용하고 있다. 생태계 변화의 지표종이다.

필자가 50여 년 전 물때까치 둥지를 털어 새끼를 길렀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여름철새였던 새가 지금은 겨울철새가 되어 여전히 찾아오고 있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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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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