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새는 왜 해변 모래밭 내달리나 윤순영의 시선

갑각류 등 모래 파고들기 전 사냥, 세가락도요는 해변 줄달음 꾼 

크기변환_YSY_785.jpg » 세가락도요.

하얀 비행군단이 해변을 가로지른다. 흰색이 빛을 받아 유난히 돋보인다. 등과 배가 번갈아가며 보일 때는 색의 변화가 연출되어 반짝반짝하다. 물결치는 평평한 바위 위에 60여 마리의 세가락도요 무리가 자리를 잡는다.  물결 따라 움직이며 먹이를 찾아먹는다.

크기변환_YSY_3780.jpg » 비행하는 세가락도요 무리.

크기변환_YSY_2024.jpg » 평평한 바위는 세가락도요가 최적의 밥상으로 이용하는 곳이다.

크기변환_YSY_1560.jpg » 파도가 들이 닥치지 않는 곳에 앉자 주변을 살피고 먹이를 찾아 나설 참이다.

암초 주변에는 다양한 생물이 산다. 세가락도요 무리는 이곳을 찾아와 먹이 먹기에 여념이 없다. 세가락도요는 주로 바닷가 모래밭에서 먹이를 찾는다. 파도가 흰 포말을 일으키는 물과 뭍의 경계가 그곳이다. 물결을 따라 정신없이 모래밭을 달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바닷가 모래 속에 숨어있는 등각류, 모래 파기 게 등의 무척추동물이 도요새의 주 먹이이다. 이 무척추동물은 파도가 밀려오면 구멍 위쪽으로 올라와 물결에 실려 온 플랑크톤이나 유기물 조각을 먹고,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모래 깊숙이 숨는다.

 크기변환_YSY_1766.jpg » 파도를 슬쩍 피하기만 하면 된다.

크기변환_YSY_7604.jpg » 큰 파도엔 자리를 뜬다.

크기변환_YSY_3896.jpg » 세가락도요가 바위 위에 먹이를 찾기 위해 앉아 있다. 파도가 귀찮게 하지만 파도는 신선한 먹을거리를 날아 줘 견딜만하다.

도요새가 노리는 건 이들이 모래 깊숙이 들어가기 직전의 순간이다. 바닷물이 빠져나가는 경계선을 향해 도요새들이 돌진하는 까닭이다. 세가락도요 무리는 정신없이 먹다가도 물결 따라 정확히 움직이고 큰 파도에 놀라 자리를 옮기기도 하면서 아주 노련한 솜씨로 먹을거리를 찾아낸다. 이미 월동지 환경에 잘 적응한 모양이다.

크기변환_YSY_1851.jpg » 파도가 들이 닥치기 전에 먹이를 급하게 먹는다. 파도는 끊임없이 먹이를 실어 나른다.

크기변환_YSY_1938.jpg » 바다비오리가 세가락도요 옆으로 지나가고 있다.

종종걸음으로 모래 위를 빠르게 달려가 먹이를 찾아다니고 저녁 무렵이면 시간을 내 목욕을 즐기는 일도 빼 놓지 않는다. 물로 날개깃을 털어내며 손질하고 그 자리에서 빠른 날갯짓으로 상승하면서 날개를 말리는 것도 인상적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세가락도요의 비행모습은 넋을 놓게 한다.

크기변환_YSY_7738.jpg » 세가락도요가 목욕하는 모습을 홍머리오리가 뒤에서 보고 있다.

크기변환_YSY_7727.jpg » 세가락도요가 저녁 무렵이면 목욕을 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띤다.크기변환_YSY_7718.jpg » 털을 말리기 위해 바로 상승비행을 하는 것이 세가락도요의 특징이다.

몸길이 20cm, 여름철은 전체적으로 적갈색을 띠며 이마에 검은 갈색의 축이 되는 반점이 있다. 배는 흰색이며, 귀깃, 뺨, 턱, 목에 검은 갈색의 반점이 있다. 겨울철은 몸 윗면이 회백색이다. 조개류, 갑각류, 지렁이, 곤충류 등을 먹는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

 

TAG

Leave Comments


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