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사람 윤순영의 시선

어미 잃은 어치를 구조해왔다.

몹시 배가 고픈지 먹이 달라고 날개를 파르르 떨며 금방이라도 쓰러질것 같이 입을 크게 벌리고 "끼약' "끼약" 울어댄다.
보호실에서 보름동안  키웠더니 제법 커져다.
사람만보면 먹이 달랜다. 어릴적 새들의 공통된 본능적 행동이다.

머리 털은 적갈색. 몸은 회갈색. 파랑색 광택의 독특한 날개덮깃에는 검은 줄무늬. 뺨선과 꼬리깃, 날개깃은 검은색이다.

이렇게 가까이에서는 처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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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횃대에 앉아 있는 어치

 

어미의 몸길이는 34센티미터~37센티미터 이지만 아직 이보다는 작다.
방사 훈련을 위해 집으로 가져와 2층 베란다 창문을 통해 연습을 시켰더니 밖으로 나갖다 돌아오고 부르면 찾아든다.

먹이를 달라고 재롱도 떨고 사람과 친숙해져 자기가 사람인 줄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했던것 이상으로
의외의 영리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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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으로 소통을 하는 어치

 

소리를 얼마나 크게 지르고 다니는지 아파트 단지내에 어치가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주인을 따라다니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한다. 어디선가 있다가 주인을 보면 어깨위로 사뿐이 내려와 앉는다.

주민들이 너도 나도 불러본다. 절대로 가지않는다. 새 한마리 때문에 아파트 단지내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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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갈절히 원하는 모습

 

어치는 잡식성으로 먹이를 가리지 않는다. 땅콩 ,돼지고기, 쌀을 주고 있다.  유난히 동그란 행태의 먹이에 관심이 더 많다.

먹이가 남으면 가져다가 비어있는 틈에 여기 저기 먹이를 숨기려 바쁘다.

나중에 찾을수 있을런지 어치에 습성은 겨울에 대비하여 미리 도토리를 저장해두는 습성이 있는데, 어치가 찾지못하는 도토리는 싹이 터서 나무로 자란기도 한다.

겨울을 대비하는 것 보다는 저장했다 먹는 습성이에서 기인된  것으로 보아 지혜로운 새 임이 틀림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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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달라고 날아든다.

 

이른 아침 먹이를 주기전 산책을  나간다고 창문을 열어 달라고 울어댄다. 집안에 일들도 참견하며, 물끄러미 쳐다보고 관심도 둔다.

꼭 사람들의 생활사를 아는것 같다.

그래서인지 방안 창가에 앉아 쳐다보고 유리창을 부리로 두두린다.  함께 있겠다는 것이다. 보다 못해 문을 열어줘  방안으로 들어오곤한다.

어깨에 앉아 텔레비젼도 본다. 화면이  바뀔때 마다 고개를 갸우둥거린다. 뭘 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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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교를 부리는 어치

 

놀이터 행동반경은 어치야 부르면 어치가 들을수 있는 거리에서 활동을 한다.

아직 어리고 주변엔 맹금들이 있어 혼자 활동하기엔 위험하다. 

어치도 자기  보호자가 사람인 것을 알고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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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맞춤

 

어미로 사람을 착각하는 건지 워낙 영리하여 고마음을 표시하는 것인지는 알수 없지만 정감있게 행동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매료시키고있다.

어치는 다른 새의 울음을 흉내낼 수 있으며, 구관조나 앵무새처럼 사람의 목소리도 흉내낼 수 있다.

휘파람 소리를 내기도 하고 다른 새나 특히 고양이·울음소리를 교묘하게 흉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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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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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이를 먹는 어치

 

 수시로 베란다 안으로 들어와 쉰다. 저녁이면 들어와 책장 위에 만들어 놓은 횟대위에서 잠을 잔다. 어치의  일상이다.  10일 후 이대로 두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야생으로 보내기위해 창문을 열지 않고 닫아버렸다.

정이 들면 헤어지는 아쉬움이 서로에게 크게 남는다 . 미련을 두지말고  냉정한 판단이 필요했다.자연으로 돌아가 자연에 품으로 돌아가  하늘을  힘차게 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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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 나가는 어치

 

몇일 동안 베란다창에서 울어댄다.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러나 서로의 교감을 하지않는 것이 어치에게는 최선의 방법이다.

자연은 자연답게 사람은사랍답게 사는것이

어치를 통해 우린 모든 생명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과 소통은 필요한 마음을 남긴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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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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