늠름하게 자란 첫 야생 번식 따오기, 우포늪 식구 되다
담비와 수리부엉이 공격 피해 모곡리 주민 품에서 번식 주민 20명 당번 짜 교대로 지킴이 앞장 “따오기 마을” 붉은 얼굴과 긴 부리가 특이하지만 푸근한 느낌을 주는 따오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 9일 경남 창녕군 이방면 모곡리를 찾았다. 방사된 따오기가 13년 만에 야생에서 첫 번식을 한 곳이다. 알에서 깬 새끼가 잘 자라고 있을까. 먼저 우포 습지를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하는 이인식 우포 자연학교 교장 댁에 들러 따오기에 대한 생태정보를 듣고 번식지를 안내받았다. 이인식 우포자연학교 교장이 따오기 서식지에서 따오기 보전에 관해 설명하...
아파트단지 떠돌이 개의 다섯 가지 눈빛
두려움, 기죽음, 힘겨움, 서글픔, 그리고 그리움 사람에게 버림받아 떠도는 개의 눈빛에는 두려움과 서글픔 등 많은 것이 담겨있다. 등에 닿을 듯이 붙은 배가 힘겨운 삶을 말해 준다. ▶▶댕기자의 애피레터 구독 신청 https://bit.ly/36buVC3 지난해 이맘때였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아파트단지 내에서 떠돌이 개가 서성이는 모습을 보았다. 보는 순간 버림받은 개라는 것을 직감했다. 개의 눈빛이 말해주고 있었다. 불쌍하고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눈빛이었다. 사람을 봐도 무관심하고 손에 잡힐 듯 거리를 유지하며 다가오지 않는다. 마음이 굳게 닫혀...
잘 익은 참외 빛깔이 정겨운 노랑머리할미새
희귀한 길잃은 새를 만나다…탐조는 기다림의 미학 어청도에서 만난 희귀 새 노랑머리할미새 수컷. 악천후에도 이어온 기다림이 가져온 행운이었다. 지난 5월 9일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리에 도착해 5월 21일 탐조를 마쳤다. 탐조 기간 동안 맑은 날은 고작 4일 뿐이었다. 먼바다의 섬 어청도는 날씨 변화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군산여객터미널에서 출항을 기다리다 배를 타지 못하고 돌아서기도 하는데 어청도에서 육지로 나올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안개는 비, 바람보다 항해에 위협적이다. 노랑머리할미새 암컷이 나무 위에서 주변을 살피고 있다. 노랑머리할미새 ...
동남아 ‘모창 선수’ 까치딱새… 어쩌다 어청도까지 왔니?
한반도서 첫 기록…인도·동남아 분포하는 ‘노래와 모창 선수’ 우리나라 미기록종인 까치딱새(가칭)가 서해의 외딴섬 어청도에서 최근 발견됐다. 솔딱새과의 명금류이지만 외모는 까치를 닮았다. 도감에도 나오지 않는 미기록종을 보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5월 10일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리에서 우리나라에서 이제까지 관찰 기록이 없는 미기록종인 길 잃은 까치딱새(가칭)를 만났다. 까치딱새(학명 Copsychus saularis, 영명 Oriental magpie-robin)는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 스리랑카 및 동부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동부, 태국, 중국 남부, 말레이시아 및 싱가포르 등...
기진맥진 여름 철새 쉬어가는 어청도는 ‘족제비 천국’
번식지 이동 철새 정거장…마을 앞마당서 태연히 대낮 사냥 족제비의 귀엽지만 암팡진 얼굴. 쥐와 작은 새들을 노리는 무서운 사냥꾼이기도 하다. 1960년대에는 시골 동네에서 족제비를 흔하게 봤다. 닭장을 털어가서 미움도 많이 샀지만 사람들은 뜰 안에 들어온 족제비를 ‘복 족제비’라 부르며 해치지 않았고 족제비도 인가 근처에서 함께 살았다. 족제비가 있으면 집 주변의 쥐들이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어청도 마을. 어청도는 서해 고군산군도의 63개 섬 가운데 가장 서쪽에 있는 외딴 섬으로 전북 군산에서 약 70㎞ 떨어져 있다. 집 울타리와 밭을 돌담으로 ...
5년 추적 끝에 만난 스텔스 사냥꾼 ‘사과 반쪽 얼굴’
오대산 깃대종 긴점박이올빼미 만나…큰 눈과 노란 부리의 카리스마 우리나라 텃새이자 멸종위기종인 긴점박이올빼미는 오대산을 상징하는 대형 맹금류이다. 사과를 반으로 잘라놓은 듯한 얼굴 모습이 인상적이다. 2016년 오대산에 희귀 텃새인 긴점박이올빼미가 나타났다는 제보를 받은 적이 있다. 단숨에 달려가 월정사와 상원사 10.2㎞ 구간을 관찰했지만 만날 수 없었다. 이후 긴점박이올빼미가 출현했다는 강원도 삼척시 천은사와 고성군 건봉사, 북면 용대리, 강릉시 연곡면 잣고개, 경기도 가평군 북면 화악산 등 여러 곳을 다녔지만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이미 ...
동·서양 거위 조상부터 희귀 기러기까지…강화도에 다 모였네
회색기러기와 개리 한자리에, 매우 드문 흰이마기러기와 흰기러기도 목격 유럽과 아시아에서 각각 거위로 가축화한 기러기의 원종인 회색기러기(왼쪽)와 개리. 거위는 4000년 전 이집트 고고학 유물로 남아 있을 정도로 역사가 오랜 가축이다. 가축화는 두 곳에서 각각 이뤄졌는데 유럽에서는 회색기러기가 아시아에서는 개리가 원종이다. 두 기러기는 사는 곳과 이동 경로가 다르지만 우연히 만나기도 한다. 인천시 강화도에서 겨울 철새인 개리와 드물게 찾아오는 나그네새인 회색기러기를 만났다. 동·서양 거위의 원종인 야생 기러기를 한 자리에서 만난 셈이다. 회색기러...
사냥하고 빼앗고…부천 대장동 평야에 굶주린 맹금류 모였다
한강하구와 김포평야 만나는 생태 요충, 3기 신도시 후보지로 사라질 위기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대장동 평야에서 고층아파트를 배경으로 참매가 사냥한 비둘기를 움켜쥐고 날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대장동 평야는 서울과 인천을 경계로 두고 도심에 유일하게 남은 드넓은 평야다. 그러나 거센 개발압력에 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지역으로 발표되었다. 또 주민이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부천시는 인천시 계양구, 서울시 강서구와 협약을 맺어 부천시 오정구 대장동 소각장을 광역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장동 일원의 평야는 도심에 살아있는 자연생태의 보고이다. 한...
‘잠수 사냥꾼’ 비오리는 아야진 찬 바다에서 파도를 탄다
작지만 다부진 잠수 사냥꾼, 미끄러운 물고기도 ‘톱니 부리’로 붙잡아 얼음처럼 찬 겨울 바다지만 바다비오리는 자맥질하며 먹이를 찾는다. 바다비오리는 동해안 전역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다. 강원도 아야진에서 바다비오리를 만났다. 시리도록 푸른 바다 위에서 온종일 거센 파도와 맞서면서 작은 물고기를 사냥한다.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 해변 전경. 바다비오리 암컷. 바다비오리는 파도가 심한 곳에 수생 생물들이 풍부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안다. 암컷과 수컷이 항상 동행하고 어린 새끼가 따라다니기도 한다. 끝이 구부러진 뾰족한 부리와 앞을 향한 눈...
시화호 찾은 겨울 철새 귀족 ‘미오새’
조용하고 기품 있는 백조…‘미운 오리 새끼’ ’백조의 호수’ 등장하는 친근한 새 시화호를 찾은 혹고니가 우아하고 귀티 나는 모습으로 헤엄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겨울 진객 혹고니 44마리가 시화호를 찾아왔다. 지금껏 시화호에서 관찰된 최대 마릿수다. 1월 15일부터 사흘 동안 이들을 관찰하였다. 강추위에 꽁꽁 얼어붙은 시화호 한쪽 귀퉁이 물이 얼지 않은 곳에서 혹고니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큰고니도 함께 있다. 시화호에 이렇게 많은 혹고니가 몰려든 일은 처음이다. 호수 바닥의 매자기 등 수초 뿌리를 캐먹기 위해 자맥질하는 혹고니 옆에서 청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