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계자 "북한, 로켓 발사 전 기만술로 미국 속여"

CNN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군사/정보기관의 북한 로켓 발사 관련 정보분석에 정통한 美 정부 관계자가 "북한이 미국과 주변국을 속이기 위해 철저한 기만술을 사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합니다. 몇 시간 전에 연합뉴스에서도 CNN의 보도를 다루긴 했는데 소개가 부실하여 좀 더 자세히 소개합니다.

사후 분석 결과, 미국을 기만하기 위해 북한이 적극적으로 노력한 흔적들이 보였다고 합니다. 정찰용 위성이 언제 북한 상공을 지나는지 잘 알고 있었던 북한은 일부러 위성이 북한을 살필 수 없는 때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군사/정보당국은 북한이 기술적인 문제로 발사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던 것이 거짓말이었다는 게 가장 개연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습니다.

로켓을 발사대로부터 분리하고 교체용 부속을 가져왔던 모습이 당시 포착되었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 보건대 이 '교체용 부속'은 창고에 있던 구형 로켓의 부속에 지나지 않고 12일 당시의 발사에는 전혀 사용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수리 부속이라고 가져왔던 것은 눈속임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미국은 북한의 발사대를 완전히 조망할 수 없었고 (위성이 북한 상공에 없었으므로) 이때 재빨리 로켓을 재조립하여 발사한 것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북한이 발사대에서 로켓을 분리한 적이 없었으며 미국이 판독을 잘못 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하고요.


코멘트: 저는 앞서 북한 로켓 발사를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것은 기만술의 결과라기 보다는 충분한 정보를 갖고도 일방적인 해석을 내려 빚어진 '정보실패의 새롭고도 흔한 사례'라고 쓴 적이 있습니다.

여전히 왜 북한이 그 정도까지 기만술을 감행했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남습니다.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는, 아직까지는 정말로 ICBM 기술력을 보유(또는 곧 보유)하고 있음을 과시하는 것이라기보다는(대내적 차원에선 그럴 수 있어도), 차후 협상의 판돈을 올리기 위한 포석의 성격이 짙다고 볼 수 있는데 과연 그렇게까지 기만술을 썼어야만 했느냐는 겁니다. (과거 미국 정보기관의 역사를 고려해 볼 때) 정보기관들이 자신들의 과실을 감추기 위해 기만술 쪽으로 원인분석을 몰아갔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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