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부터 단단하게, 체력보다 기술훈련 수련,지금 여기서

육장근의 수련, 지금 여기서 20/발끌기

 

무술적 힘쓰기의 기초를 다져주는 하체훈련법으로는 솟구치기(도약), 발차기, 밟기, 걸음훈련 등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걸음훈련에 속하는 발끌기는 앞발을 내딛고 뒷발을 당겨 끄는 동작을 통해 허리와 아랫배에 작용하는 힘을 느끼고 반대로 그 근원적 지점으로부터 힘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깨우치는 수련법이다. 발끌기는 마치 몸에 묵직한 추를 달아놓은 것처럼 힘을 차분히 가라앉히면서 뿌리가 단단해지도록 만들어준다. 그 과정에서 근력도 키워지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신체 각 부분의 협동적 움직임이기 때문에 체력훈련이라기 보다는 기술훈련에 가깝다고 봐야한다.


 청소년기에 스승을 따라 산중수련을 경험한 박대양 선생은 작은 체구에 근육량도 많지 않아 권투 체급으로 치자면 플라이급에 해당되었지만 대련을 할 때면 상대방을 곧잘 넘어뜨렸다고 한다. 대개 이런 체격조건을 가진 사람들은 빠르게 치고 빠지는 전략을 취하면서 가급적 접촉을 피하기 마련인데 작은 몸으로도 자기보다 큰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그 답은 발끌기에 있다! 작고 가벼운 몸을 가진 어린 제자에게 스승이 부여했던 과제를 함께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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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짱다리 옆걸음: 두 발을 어깨너비보다 조금 넓게 벌려 선 다음 발장심을 축으로 뒤꿈치를 바깥쪽으로 45도 가량 벌려 안짱을 만든다. 자세를 낮추며 허벅지 안쪽을 가볍게 조이고 두 손은 주먹을 쥐어 검지와 중지의 뿌리쪽 관절을 허리 양옆 돌출된 골반뼈에 댄다. 옆을 바라보면서 발을 뻗는데, 발끝을 바깥쪽으로 뉘이면서 뒤꿈치를 먼저 땅에 댄다. 상대방 발목을 바깥쪽에서부터 걸어대는 모양이다. 편안하게 내딛었을 때 보다는 보폭을 약간 넓게 잡는데, 그 결과로 자연스럽게 몸통이 뒤로 젖혀진다. 그렇게 과하게 내던져놓은 것을 다시 모으려고 할 때 속힘을 쓸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반탄’이다. 뒤꿈치를 짓이기면서 벌려두었던 발끝을 다시 안쪽으로 들이며 허벅지 사이를 조인다는 생각으로 뒷발을 끌어당긴다. 몸 전체로 보면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는 셈이다. 한쪽으로 세 번 정도 나아간 다음 방향을 바꾸어준다. 조금 동작이 익숙해지면 어깨의 작용에도 주목해보자.
 수벽치기에서도 이와 비슷한 걸음훈련이 ‘뒤꿈치걸음’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천의 발끌기가 다소 전투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다면 수벽의 발끌기는 비교적 순하면서 반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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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꿈치걸음: 발안쪽이 맞닿도록 나란히 발을 모은다. 앞으로 한발을 내어 뒤꿈치를 땅에 대고 중심을 옮기면서 몸을 180도 돌려 시작점을 바라보고 두 발을 모은다. 그리고 나서 바닥을 꾹 눌러주듯 오금질한다. 이번엔 반대편 발을 내딛어 같은 요령으로 몸을 회전시키면서 발을 모은다. 옆으로 이동하기도 하는데 이 때는 걸음과 함께 손뼉치기를 한다. 발끌기와 함께하는 손뼉치기는 마치 물 속에서 저항을 받으면서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얼핏 보면 무술 훈련법이라기 보다는 전통무용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막상 해보면 당겨오는 쪽 다리의 허벅지 안쪽에 만만찮은 부하가 걸린다. 꼭 힘을 세게 준다고 해서 잘 되는 것도 아니고 묘하게도 가지런히 모으고자 하는 섬세한 마음이 더해졌을 때 발이 잘 따라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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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울력 발끌기: 앞으로 전진하면서 뒷발 발뿌리(앞축)를 땅에 꽂은 상태로 끌어당긴다. 앞발을 뗄 때는 마치 제기차기를 하듯이 발을 들어올렸다가 발날쪽으로 내차면서 나아간다. 옆걸음과는 다르게 발끝을 외전시키지 않고 똑바로 세워서 뒤꿈치를 댄 다음 안짱으로 틀면서 뒷발을 끈다. 일직선이 아닌 갈지(之)자로 걸음을 벌려 딛으면서 전진하는데 이렇게 하면 좌우를 번갈아가면서 할 수 있다. 어느 순간 땅을 갈아엎으려는 기세로 바닥을 긁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언제나 그렇듯 적정수준을 지나치게 되면 본래 이 수련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바와는 멀어질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마냥 힘을 주면서 바닥을 벅벅 긁는다고 만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지적 단련에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맨 처음 제시하였던 ‘아랫배 힘 모으기’와 손동작과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손실이 크다. 둔탁해져서는 곤란하다. 결국 이 모든 연습은 날렵하게 움직이다가 마지막 순간에 힘을 잘 집중시키기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 사진 동영상/육장근(전통무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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