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뼉치기는 생명의 중심을 자극한다 수련,지금 여기서

수련, 지금 여기서 (6)/손뼉치기

 

어느 상황에 처하더라도 제대로 된 간장, 된장, 고추장, 젓갈만 갖추고 있으면 웬만한 한국음식은 만들 수 있다. 설령 익숙지 않은 식재료를 만나더라도 기본 요소가 탄탄하다면 어렵지 않게 우리 고유의 맛을 이끌어낼 수가 있다. 그런데 거기서 한 단계 더 깊숙이 들어가면, 위에서 열거한 기본 양념류의 맛은 다시 소금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청정지역에서 얻어진 질 좋은 천일염을, 그것도 몇 년에 걸쳐 간수를 뺀 것을 써야 제 맛이 난다고 하니 도무지 단기간에 어찌해볼 수 없는 부분이다.

이렇듯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들을 지배하는 근원적 힘이 존재한다. 무엇이든 제대로 된 맛과 빛깔을 내기 위해선 근본부터 잘 다져올려야 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즉각적 실용성과 세분화된 실천적 지침만을 부르짖는 시대에 기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느리고 외로운 길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을 두고 꾸준히 쌓아가다보면 어느 순간 힘을 발휘하면서 커다란 차이를 빚어내게 된다.

 

우리무예 수벽치기에서는 대법(大法)’이라는 개념이 있다. 대법이란 구체적 용법에 대비되는 원리수를 일컫는 말인데, 그 중에서도 제일로 치는 것이 바로 손뼉치기이다. 손뼉치기에 대한 흔한 오해가 그것을 손바닥 단련법쯤으로 생각하는 것인데, 사실 손바닥 표면의 부딪힘은 전혀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손뼉을 무작정 세게 치면 피부가 부풀어 오르고 갈라질 뿐, 오히려 손뼉을 마주치는 순간 과도하게 몰려드는 힘을 적절히 제어하려고 할 때 내기가 발동하게 되고 그것이 의미 있는 운동효과다. 손바닥 표면의 마주침 보다 중요한 것은 손뼉을 합했을 때 얻어지는 중심에 대한 감각이다. 어느 자세에서든지 팔을 뻗어 손뼉을 모으게 되면 그것이 자연스럽게 중심선 상에 놓이게 되면서 그 상황에서의 몸 움직임의 기준선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 감각은 무술 수련자 특히 검 수련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염불수행을 하듯 손뼉치기 동작을 오랜 기간 반복하여 그 기운이 몸에 배게 되면 마치 최상의 소금으로 담근 젓갈처럼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차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손뼉치기 위아래치기 동작을 익혀보자. 먼저 발을 나란히 모으고 무릎을 가볍게 구부린다. 양팔을 곧게 펴고 손가락이 벌어지지 않도록 가지런히 모은 후 손바닥을 합하여 아랫배 높이에 둔다. 여기까지가 준비자세이다. 다음으로, 구부렸던 무릎을 펴고 뒤꿈치를 들면서 양팔을 크게 바깥으로 원을 그리다가 머리 위에서 손뼉을 마주친다. 이 때 뒤꿈치를 바짝 들어서 발앞축이 바닥에 수직으로 꽂히는 듯한 느낌으로 선다. 다리 사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가볍게 안쪽으로 조여주면서 자신의 키를 최대한으로 늘인다는 생각으로 위치기를 한다. 위쪽에서 손뼉을 마주치는 순간, 손의 위치가 옆에서 보았을 때 세로 중심선 보다 뒤편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오히려 약간 앞쪽에 두는 편이 낫다). 위치기를 하자마자 아래치기, 즉 준비자세로 돌아오는데 위에서 손뼉이 닿는 순간 의식적으로 가속도를 붙이면서 마치 튕겨 돌아오듯 손을 아래로 잡아챈다. 무릎을 구부린 아래치기 상태로 다시 돌아왔을 때에는 약 1초 가량 멈추면서 응축된 힘을 머금어 주어야한다. 그래야 발생한 기운이 몸 안으로 축적된다. 여기까지가 한 동작이다. 멈춤 없이, 무미건조한 등속도로 위아래를 시계추처럼 왔다갔다하는 것은 피해야한다. 스스로 리듬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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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뼉치기의 장점은 많이 반복하였을 때 (피곤하긴 해도) 몸에 크게 탈이 없다는 점이다. 점차 횟수를 늘려서 쉼없이 300개에 도전해보자. 대개 강한 수련을 하게 되면 몸 어딘가에 어두운 맺힘이 발생하게 되는데, 손뼉치기는 강기이면서도 탄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몸이 굳지 않고 가뿐해진다. 손뼉치기를 많이 하게 되면 크고 밝은 기운을 몸 안에 배양할 수 있다.

 

 

 

한 가지 동작을 여러번 반복하는 것의 의미는 겉힘이 빠지고 속힘이 드러나는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가뭄이 들었을 때 강바닥의 물줄기가 선명하게 드러나듯, 체력이 고갈되고 어떤 동작을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만 간신히 남아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 비로소 그 동작을 이끌어주는 진짜 주인공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건강할 때는 잘 인지되지 않다가 심하게 몸살을 앓거나 수술을 하고나서 기력이 쇠해졌을 때 아련하게 느껴지는 생명력의 원점 같은 것이 있다. 손뼉치기는 바로 그 생명의 중심을 건드려주는 운동이다. 몸이 지치고 마음이 무너지려고 할 때 나 자신을 지탱해주는 마지막 보루와 같은 그 중심축을 두텁게 만들어주는 손뼉치기를 권한다.

 

글 사진 동영상/육장근(전통무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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