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내려가기는 벼랑 내려가는 것/안광욱의 건강 걷기 3 안광욱의 건강 걷기

올바르게 계단 내려가기/고도의 집중력과 기술 필요

 

계단 오르기가 잘게 쪼개어 놓은 절벽을 오르는 것이라면, 내려가는 계단은 낭떠러지를 여러 단계로 나누어 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깊은 낭떠러지는 누구나 조심하지만, 얕은 낭떠러지인 계단을 내려갈 때는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계단을 따라 걷는 발의 낙차를 가벼이 생각하겠지만 오산이다. 제대로 된 방법으로 걷지 않으면, ‘계단 내려가기’는 그 어느 지형을 걸을 때보다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그 어떤 보행 유형보다도 고도의 집중력과 기술을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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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를 때에 가장 중요한 능력이 추진력과 근력이라면, 계단을 내려갈 때의 핵심능력은 균형유지와 충격흡수 능력이다. 만약 충격흡수가 전혀 되지 않는 방법으로 계단을 내려온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은 자신의 몸무게에 해당하는 육중한 망치를 사용하여 15cm의 거리(계단 한 개의 높이)에서 온 몸을 힘껏 내리친 것과 같다. 충격흡수가 안 되는 자세란 체중을 지지하는 다리의 무릎관절을 마치 접이식 칼을 칼집에 넣듯이 순간 굴곡 시키면서 한발을 아래계단으로 내던지듯 낙하시키는 것을 말한다. 예상외로 많은 사람이 이런 방법으로 계단을 이용한다.
 더 큰 문제는 몸 전체에 큰 충격을 가하는 이 무서운 망치질이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계속해서 반복된다는 점이다. 아파트 한 층의 계단 수가 평균 16개 정도 되기 때문에 이러한 자세로 10층을 걸어 내려간다면 성인 기준 약 50kg에서 80kg의 망치로 자신의 몸에 160번의 충격을 안겨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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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에 전해지는 충격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뉴턴의 제3법칙인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 때문이다. 체중을 모두 실어 내던진 발이 아래계단에 부딪치는 순간(작용), 바닥에서 힘의 방향이 반대로 바뀌면서 동일한 크기의 힘이 발을 통해 몸으로 전달된다(반작용). 이 충격은 발과 다리의 뼈와 관절들을 타고 올라와 요추, 흉추, 경추를 거쳐 두개골과 그 속의 뇌에까지 빠르게 전달된다. 큰 충격이 발생시킨 진동과 압박에 의한 스트레스는 뼈와 연골의 손상과 퇴화의 주원인중 하나다. 충격흡수 역할을 하는 관절사이의 연골들은 반복된 스트레스에 의해 급속히 부피가 감소하고 마모가 진행되어 기능이 점차로 저하된다.
 
 상지관절을 제외한 체중을 지지하는 모든 뼈와 관절들이 이 영향을 받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부위는 바로 무릎관절이다. 이유는 첫째, 충격의 진앙지인 발에서부터 가장 가까운 관절이고 둘째, 낙하 시 순간적으로 하지로 집중되는 체중과 반작용에 의해 생성된 힘이 무릎 부위에서 만나 크게 충돌하기 때문이다. 특히 발끝이 팔자로 외회전된 상태에서 체중이 실리는 경우, 무릎은 관절면이 어긋나 비틀린 상태에서 충격을 받게 되어 다른 관절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손상된다. 그러므로 잘못된 방법으로 계단을 내려오면 개인마다 빠르고 느린 차이가 있을 뿐, 언젠가는 무릎통증과 무릎관절염에 시달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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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 가지 문제는 ‘골 때림 현상’이다. ‘골’은 두개골 속의 뇌 전체를 일컫는 우리말이다. 보행의 단계 중 뒤꿈치 닿기 단계에서 상하 방향으로 발생하는 진동은 뇌를 활성화시키는데 반드시 필요한 물리적 자극이다. 하지만 뇌 활성화를 위해 요구되는 자극은 강하고 불규칙한 거친 진동이 아닌 매우 정선된 리드미컬하고 부드러운 진동이다. 그런데 앞발을 내던지며 순간적으로 체중을 낙하시키는 방법으로 계단을 내려갈 때 뇌가 받는 자극은 거의 야구방망이로 머리를 힘껏 내리친 것에 가깝다. 척추마디 사이의 추간판들이 뇌로 올라가는 자극을 조금씩 흡수해 최대한 순화시키려 노력하겠지만 워낙 큰 자극이라 상당한 충격이 뇌에 전달되고 만다. 이렇게 머리에 전해진 자극은 뇌세포들을 과도하게 흥분시키고 피로하게 한다. 반복된 ‘골 때림 현상’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뇌기능저하로 이어져 기억력 감퇴, 건망증, 두통과 두중, 수면장애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기차나 지하철을 놓칠까봐 수십 개의 계단을 마구 뛰어 내려간 직후 심한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한동안 머리가 띵했던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이것도 ‘골 때림 현상’과 관계가 있다.
 
 계단을 내려가는 최선의 방법은 첫째, 무릎관절이 비정상적 형태인 채로 체중이 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둘째, 발이 계단 면에 닿는 순간에 발을 통해 전신에 가해지는 과도한 충격을 차단하며 셋째, 근육의 힘으로 하강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여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계단을 쓰러지듯 내달려오는 것을 방지하여 넷째, 결과적으로 안전하게 내려오는 것이다. 이렇게 계단을 내려갈 수 있다면 앞서 이야기한 모든 위험과 문제들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두 부위의 중요 근육이 저절로 강화되는 보너스 효과를 얻게 된다. 허벅지 앞쪽 근육인 ‘넙다리네갈래근’과 종아리 근육인 ‘장딴지근’이 바로 그것이다.
 
 넙다리네갈래근은 다리를 곧게 펴고 세우는 역할을 하며, 장딴지근은 몸이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지면을 밀어내는 근육이다. 이 두 근육은 인간이 서고 걷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 근육이지만 잘못된 걸음과 생활자세로 인해 대부분 약해져 있다. 제대로 계단 내려가기의 걷기 기술이 체득되면 이 두 부위가 저절로 강해져 노령이 되어서도 언덕 계단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이 지형에 구애받지 않고 걷는 것이 가능해진다. 올바른 방법일 때는 신체의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내며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하도록 도와주면서도 노년의 하체 건강까지 지켜주지만 잘못하면 스스로 전신의 뼈와 관절을 망가뜨리는 걷기가 바로 계단 내려가기다.
 
  잘못된 계단 내려가기 자세는 다음과 같다.
 
 (1) 상체와 고개를 과도하게 앞으로 숙인다.
 (2) 계단 모서리보다 발끝이 계단 안쪽에 있다.
 (3) 양 발 간격이 넓고 발끝이 팔자로 벌어져 있다.
 (4) 체중지지발의 무릎이 완전히 펴진 상태에서 한 발을 앞으로 차듯 내놓는다.
 (5) 체중지지발의 무릎이 순간적으로 꺾이듯 접힌다.
 (6) 앞선 발이 중력의 영향을 받아 체중이 빠른 속도로 낙하하여 아래 계단에 발이 닿을 때 ‘쿵’하는 소리가 난다.
 (7) 착지 시 발목이 내회전되면서 발바닥의 바깥쪽(새끼발가락 부위)이 먼저 계단에 닿는다.
 (8) 어깨가 상하로 많이 들썩이거나 어깨와 몸 전체가 좌우로 크게 흔들린다.
 (9) 팔을 앞뒤로 과도하게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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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된 계단 내려가기 자세
 
 
  잘못된 방법으로 계단을 내려갈 때 발생하는 문제들을 보자.
 
  (1)발끝이 계단 모서리에 잘 걸려 넘어진다.
  (2) 계단을 내려올 때 발목을 자주 접질린다.
  (3)목과 어깨에 피로감이 심하고 척추의 변형, 체형의 변화가 관찰된다.
  (4)뒤꿈치 통증, 무릎 통증, 고관절 통증, 허리 통증 등이 발생한다.
  (5)매스꺼움, 어지러움, 두통이 있고 기억력 저하가 진행되어 건망증이 심해진다.
  (6)육체적·정신적 피로감과 권태감이 크게 증가한다. 
 
 
 이제 계단 바로 내려가기는 요령을 알아보자.
 
 (1) 양발을 11자로하고 발가락 부위는 계단 모서리 밖으로 내 놓는다.:무릎관절의 비틀림을 방지하고 계단 모서리에 발끝이 걸려 넘어지는 현상을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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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상체를 수직으로 세우고 척추의 생리적 커브를 유지한다.:체중의 앞 쏠림이 불필요한 가속을 발생시키지 않도록 저지하는 한편, 아름답고 우아할 뿐만 아니라 허리 건강의 필수 요건인 척추 S라인이 생성·유지된다.
 
 (3) 발을 계단에서 떼는 순간 발목을 굴곡해 발끝을 아래계단 쪽으로 향하게 한다.:아래계단으로의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며 발바닥 전체가 아닌 발끝이 계단에 먼저 닿게 해 충격을 흡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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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체중지지발의 무릎을 앞선 발의 발끝이 내려가는 속도에 맞춰 천천히 굽힌다.:넙다리네갈레근의 원심성 수축 운동에 의한 근력강화가 이루어진다.


 
 (5) 앞선 발의 앞꿈치 부위가 계단과 수평을 유지하도록 하며 아래계단의 끝 모서리에 착지시킨다.:발목관절 내반으로 인한 발목염좌를 방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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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체중이 아래계단으로 이동하는 속도에 맞춰 천천히 앞선 발의 뒤꿈치를 계단에 내려놓는다.:뒤꿈치가 계단에 닿는 순간의 속도가 느릴수록 무릎관절, 고관절, 척추관절 그리고 뇌에 전해지는 충격이 크게 감소하고 이 운동 과정 중에 장딴지근이 원심성 수축을 하며 근력 강화 효과가 발생한다.
 
 (7) 고개는 가능한 적게 숙이고 시선만 아래로 내려 계단을 확인한다.:골반과 척추 등 체형의 변형을 방지하고 전체적으로 자세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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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팔은 일부러 크게 흔들지 않으며 최소한의 진자각도에서의 자연스런 움직임만 유지한다.:과도한 상지 스윙이 불필요한 가속을 발생시키면 딛는 발에 순간적으로 큰 충격이 머리까지 전달되므로 균형을 유지하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흔들리게 한다.
 
 
 이렇게 계단을 내려오면 어떤 효과를 볼까?
 
 (1)물 흐르듯 우아하고 아름다운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다. 
 (2)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도 빠르게 계단을 내려올 수 있다.
 (3) 불필요한 움직임과 충격으로 인해 발생되는 피로와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어 상쾌함이 느껴진다.
 (4)계단 내려갈 때마다 느껴지던 무릎관절의 통증이 크게 감소하거나 없어진다.
 (5)발바닥의 아치를 형성하는 근육을 강화시켜 기능성 평발을 교정하는 효과가 있다.
 (6)천천히 계단을 내려갈수록 ‘넙다리네갈래근’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매우 크다.
 (7)천천히 계단을 내려갈수록 ‘장딴지 근육’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매우 크다.
 
 

 

글 안광욱 (안광욱 걷기 약발연구소 소장) 

사진 동영상  안광욱 걷기 약발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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