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이산화탄소 농도 `마(魔)의 400' 진입 지구환경

mauna.png » 미 하와이주 빅아일랜드 마우나로아화산에 있는 마우나로아관측소. 출처=기상청 기후변화정보센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속속 400ppm을 넘어서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지구시스템연구소(ESRL)는 하와이의 마우나로아관측소 측정 결과, 5월9일(현지시각) 일일 평균 농도가 400.03ppm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400ppm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는 연구소가 관측을 시작한 1958년 이래 처음이다. 굴뚝없는 섬 하와이에서도 해발 3000미터가 넘는 이 지역은 인위적 오염원이 없는 세계 최고 청정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마우나로아관측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관측소로서 이곳의 측정치는 세계 기준치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외신에 따르면 대기중 농도가 400ppm에 이른 것은 약 200만년만이라고 미 해양대기청의 피터 탠스 박사는 말한다. 신생대의 마지막 단계였던 당시의 기온은 오늘날보다 더 높아서 동토의 땅 그린란드에도 숲이 우거졌고, 해면수위는 지금보다 10~20m 정도 더 높았던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어떤 학자들은 마지막으로 400ppm을 기록했던  시기를 1천만년 전으로 보기도 한다.
 화석연료 연소를 비롯한 인간 활동에 의해 대기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중요한 온실가스다. 인류 경제활동의 증가와 함께 이산화탄소 배출 속도도 갈수록 빨라져 1950년대엔 매년 0.7ppm 증가에 그쳤으나 지난 10년 동안은 매년 2.1ppm씩 늘어나고 있다.
 이런 속도라면 2040년 무렵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ppm에 이를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과학자들은 450ppm을 기후변화에서 매우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450ppm이 되면 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2도 이상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에 없던 홍수나 가뭄, 이상한파, 이상고온 같은 이상기후, 빙하지역의 해빙에 따른 해수면 상승 등이 재앙처럼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탄소 농도가 400ppm대에 진입했다는 것은 그런 끔찍한 전망에 대한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지고 위기의 심리적 경고등이 켜졌다는 얘기다.
 하와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미 해양대기청이 관리하고 있는 모든 북극 지점의 관측치가 400ppm을 넘어섰다. 해양대기청은 앞으로 몇년 안에 남반구의 관측지점들에서도 400ppm이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의 대부분은 북반구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북반구의 농도는 언제나 남반구보다 높다.
 한국도 이미 지난해 400ppm을 넘어섰다. 지난 9일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는 안면도의 기후변화관측소 측정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연간 이산화탄소 농도가 2011년 395.7ppm보다 4.4ppm 높아진 400.1ppm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세계 평균치보다 2배나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산업혁명 전에 지구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280ppm이었다. 그 이전 80만년 동안 이산화탄소 농도는 빙하기의 180ppm과 간빙기의 280ppm 사이에서 오르내렸다. 현재의 증가 속도는 마지막 빙하기가 끝났을 때의 증가속도보다 100배 이상 빠르다고 한다.
 일단 방출된 이산화탄소는 대기중에 수천년 동안 남아 있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질수록 기후 변화를 막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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