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대기오염이 ‘코로나19’ 사망 위험 높인다 생명건강

512 (5).jpg » 대기오염과 코로나19 사망률이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초미세먼지 1㎥당 1마이크로그램  증가시 사망률 15% 증가

대기오염 심한 이탈리아북부, 다른 곳보다 사망률 거의 3배

“더러운 공기로 상부기도 방어력 약해져 폐까지 침투한 듯”


코로나19 감염자의 사망률은 진단검사와 치료 방식, 규모에 따라 나라별로 들쑥날쑥하다. 적극적 진단검사와 격리 조처가 진행되는 나라에선 중증으로 진행되기 이전에 치료를 받는 덕분에 사망률이 낮다. 반면 진단검사를 소극적으로 실시하고 의료체계도 부실한 나라에선 치사율이 높게 나온다. 전자에 속하는 한국과 독일은 코로나19의 치사율이 2%가 안되지만, 후자에 속하는 이탈리아에선 그 비율이 10%가 훨씬 넘는다.

만성 염증을 유발시켜 건강을 악화시키는 대표적 환경요인 가운데 하나인 대기오염도 코로나19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일까?

대기오염과 코로나19 사망률의 높은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논문이 잇따라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진은 지난 5일 의학분야 사전출판 온라인 논문집 <메드아카이브>에 발표한 논문에서, 장기간 대기오염이 심했던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자 사망률이 훨씬 높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는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사망 위험을 높이는 기저질환의 대다수가 대기오염의 영향을 받는 것들이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512 (6).jpg » 중국 우한 봉쇄(1월23일) 전과 후의 이산화질소 대기중 농도 변화. 자료=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이 미 전역 3080개 카운티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PM2.5=입자 크기가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먼지) 농도가 1㎥당 1마이크로그램  증가하면 코로나19 감염시 사망률이 15%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000~2016년 각 카운티의 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한 뒤, 이를 코로나19 사망자 수(4월4일 기준)와 비교했다. 연구진은 “이 계산대로라면 만약 지난 20년간 맨해튼의 미세먼지 농도를 1㎥당 1마이크로그램만 낮췄더라도 이 지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4일 현재 1905명보다 248명 더 적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세먼지는 일반적으로 폐암, 심장마비, 뇌졸중, 나아가 조기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UCLA(캘리포니아대학 로스엔젤레스) 연구진의 분석 결과, 당시 중국에서 가장 오염된 지역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환자 사망률은 대기오염이 덜한 곳의 두배였다. 당시 연구를 진행했던 줘펭장 교수는 하버드대의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자신의 연구와 매우 일치한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연구진은 "65세 이상 노인 6천만명을 대상으로 한 과거 연구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1㎥당 1마이크로그램 증가할 때 ‘전 원인 사망률’(all-cause mortality)이 0.7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미세먼지가 코로나19 사망률에 끼치는 영향력은 이보다 20배 더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air5.jpg » 1년 전(왼쪽)과 지금(오른쪽)의 이탈리아 밀라노, 로마 하늘의 이산화질소 농도. 유럽우주국 제공

치사율이 높은 이탈리아에서도 대기오염과 코로나19 사망률의 상관성이 뚜렷이 확인된다. 치사율이 12%로 세계 최고 수준인 이탈리아 북부의 롬바르디아,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은 유럽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곳이다. 이탈리아 나머지 지역 치사율 평균 4.5%의 거의 3배에 이른다. 네덜란드왕립기상연구소 연구진이 위성관측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곳의 날씨와 지형 특성이 대기중의 오염물질을 잡아두고 있다. 이탈리아 시에나대와 덴마크 오후스대 공동연구진은 지난 4일 온라인 공개학술지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장기간 대기오염에 노출되면서 호흡기 섬모와 상부기도의 방어력이 약해졌을 것이며, 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더 쉽게 기도 깊숙한 곳까지 침투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장기간에 걸쳐 초미세먼지 노출이 약간만 증가하더라도 코로나19 감염시 사망률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지금은 물론 이후에도  대기오염 규제를 계속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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