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이슈] 앞으로 10년...우주시대가 전방위에서 펼쳐진다 미래이슈

s1.jpg » 태양계. 픽사베이  


우주기업 투자 갈수록 늘어...지난해 6조 넘어

우주, 2020년대 과학기술계의 새 화두로 주목


지나간 2010년대 과학기술계의 최고 스타를 꼽으라면 단연 인공지능을 꼽을 만하다. 인공지능 알파고는 아마도 가장 짧은 시일 안에 전 세계인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인공지능일 것이다. 요즘 인공지능의 데이터 처리 능력은 3.4개월마다 두배씩 좋아지고 있다. 기하급수적 기술 성장을 가리키는 `무어의 법칙'(2년마다 2배 향상)보다 7배나 빠른 속도다. 인공지능의 질주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20년대엔 주변 환경이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컴퓨터 능력이 계속 좋아지고, 공개되는 소스 코드는 더 많아지고, 사물인터넷망은 더 넓어지고, 5G 통신망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이는 인공지능의 문제해결 능력을 크게 높여줄 것이다. 기술적 특이점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기대처럼 인공지능의 능력이 10년 후 마침내 인간 수준에 도달할지는 모르겠지만, 생활과의 결합 정도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해질 것이다.

sp2.jpg » 2010년대 우주기업 투자액 추이. 스페이스 에인절 보고서
2020년대엔 어떤 분야가 과학기술계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를 수 있을까? 유전자가위, 3D 프린팅 등 여러 후보들이 있지만 우주 기술을 빼놓을 수 없다. 2020년대엔 이전보다 한 차원 깊고 원대한 우주 계획들이 전방위적으로 실행된다. 그런 조짐이 있다. 우주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벤처 캐피털 `스페이스 에인절'의 집계를 보면, 2019년 우주 기업에 대한 투자액은 58억달러(약 6조7천억원)로, 전년에 비해 73%나 늘었다. 사상 최고치다. 이전 최고치였던 2017년의 57억달러보다 훨씬 많다. 2009년 이후 누적 투자 규모는 535개 기업에 257억달러(약 3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2010년대 우주기업 누적 투자액 그래프를 보면, 요즘 우주 개발에 대한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마침 2020년은 허블 우주망원경 30년, 국제우주정거장 가동 20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우주 개발자와 투자자들에겐 한 시대를 정리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엔 더없이 좋은 시기다.

space12.jpg » 달 기지 상상도. 위키미디어 코먼스


달 궤도 정거장 구축서 기지 건설까지


우선 태양계 탐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1960년대 달 왕복 시대를 연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은 2020년대를 달에 머무는 시기로 설정했다. 2024년 달 재착륙을 목표로 한 발걸음이 올해부터 빨라진다. 올해 시험비행을 거쳐 2022년 달 궤도 왕복, 2024년 달 착륙이라는 일정을 잡고 있다. 착륙 목표 지점은 얼음 형태의 물이 많은 남극 주변이다. 1960년대의 아폴로 프로그램과 짝을 이룬다는 뜻에서 신화 속 아폴로의 쌍둥이 자매 `아르테미스'(달의 여신)를 프로젝트 이름으로 정했다. 2026년까지 달 궤도 정거장(게이트웨이)을 완성하고, 2028년엔 달 기지 건설까지 내다본다. 유럽우주국과 중국도 2020년대 후반 달 기지 건설 착수를 목표로 삼고 있다. 달 기지와 달 궤도 정거장은 화성으로 가는 전초기지이기도 하다. 러시아와 일본은 2030년 이전에 유인 달 착륙을 시도할 방침이다. 인도는 이르면 올해 안에 무인 달탐사선 착륙에 다시 도전한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임하는 중국과 인도의 우주 자존심 대결도 치열해진다. 중국은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톈궁' 건설, 달 표본 수집-귀환선 `창어 5호' 과 화성 탐사선 `훠싱' 등 3대 프로젝트를 올해 잇따라 시작한다. 지난해 9월 무인탐사선 찬드라얀 2호의 달 착륙에 실패했던 인도는 이르면 올해 안에 세계 네번째 달 착륙 국가 꿈에 다시 도전한다. 독립 75주년인 2022년 이전에 유인 우주비행도 시도한다.

우주 탐사 프로그램은 거대한 자금과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것들이서 단독으로 추진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 예산을 따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국가간 합종연횡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자금력과 기술이 좋은 일본이 주된 러브콜 대상이다. 인도가 일본과 2023년 공동 달 탐사를 추진하고 있고, 미국은 2020년대 후반에 일본에 함께 달에 가자고 제안한 상태다.

s2.jpg » 현재 화성에서 활동중인 큐리오시티(왼쪽)와 2020년 7월에 발사될 마스2020에 탑재될 탐사차량. 아직 이름이 확정되지 않았다. 나사 제공


2030년대 화성 여행  준비 본격화


2030년대 화성 땅을 밟기 위한 준비 작업도 가속화한다. 당장 올해 네 개의 화성 탐사선이 7월에 일제히 날아오른다. 7월 한 달은 26개월에 한번씩 돌아오는 최고의 발사 시기다. 나사는 7월17일~8월5일을 최적의 시기로 본다. 이때 발사하면 내년 2월 화성에 도착한다. 우선 나사의 `마스 2020' 프로젝트가 있다. `마스 2020'의 임무는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것이다. 탐사차량이 지름 45km의 제제로 분화구 안에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한다. 이곳은 과거 호수와 강의 삼각주가 있던 곳으로 추정된다. 이를 도와줄 드론도 띄운다. `마스 2020' 로버엔 MOXIE(Mars Oxygen In-situ Resource Utilization Experiment)라는 특수장비도 있다. 이 장비는 화성 대기의 96%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입해 산소로 바꿔준다. 미래 우주비행사들의 화성 활동에 대비한 실험이다.

두번째는 유럽우주국과 러시아의 합작 프로젝트 엑소마스(ExoMars)다. 이들은 로잘린 프랭클린(Rosalind Franklin)이라는 이름의 탐사차량을 보낸다. 로잘린 프랭클린은 DNA 구조를 발견했지만, 안타깝게도 일찍 사망하는 바람에 노벨상을 받지 못한 불운의 과학자 이름이다. 이 차량엔 땅속 2미터까지 굴착할 수 있는 드릴이 있다. 이 역시 생명체 흔적을 찾기 위한 것이다. 세번째는 중국의 `훠싱 1'이다. 화성의 토양과 대기를 90일간 연구하는 게 임무다. 나머지 하나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화성 궤도선 `호프 마스 미션'(Hope Mars Mission)이다. 올해 10월부터 내년 4월까지 열리는 두바이 엑스포 기간에 맞췄다. 아랍에미리트의 모하메드빈라시드우주연구소와 미국의 콜로라도대, 애리조나주립대가 함께 제작해, 7월께 일본에서 발사할 예정이다. 화성 대기와 계절 변화를 연구한다.
2020년대 후반엔 나사와 유럽우주국이 함께 화성 표본 수집-귀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마스 2020'이 수집해 놓은 화성 표본을 지구로 가져오는 것이 임무다. 2026년 우주선을 발사해 2031년 지구로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본은 2022년 화성 착륙-궤도선 `테렉스' 발사에 이어, 2024년 화성의 달 포보스 샘플 수집-귀환선 발사를 추진한다. 포보스 샘플 수집은 성공하면 5년 후 지구로 돌아온다.
도전정신이 강한 민간 우주개발업체의 꿈은 더욱 야무지다. 미국의 스페이스엑스는 로켓 일체형 우주선 `스타십'이 예정대로 순조롭게 개발되면 2020년대 후반 화성 도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는 50~100년 안에 화성에 지구인이 사는 도시를 건설한다는 창업자 일론 머스크의 `행성 이주 계획'의 일환이다.

s4InnerSolarSystem-en.png » 화성과 목성 사이 흰색 점들이 밀집돼 있는 곳이 소행성 벨트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1석 3조'의 결실을 노리는 소행성 탐사


화성~목성 사이의 소행성대 탐사에서도 새로운 실험이 펼쳐진다. 소행성 탐사엔 세가지 목적이 있다. 태양계 형성의 비밀을 풀고, 소행성의 광물 자원 채굴 가능성을 두드려보며, 소행성 충돌을 피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현재 소행성 탐사에선 일본이 미국보다 앞서 있다.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올해 말 소행성 류구의 샘플을 싣고 지구로 돌아온다. 일본은 이미 10년 전 하야부사 1호가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극소량의 입자를 가져온 바 있다. 미국의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는 올해 처음 소행성 베누 샘플을 수집해 2023년 돌아온다는 계획이다. 이런 경험은 훗날 소행성 채굴의 가능성과 경제성을 진단하는 소중한 데이터 역할을 할 것이다. 룩셈부르크 정부를 비롯해 제임스 카메론 영화감독, 구글 공동대표인 래리 페이지 등이 투자한 ‘플래니터리 리소시스’(Planetary Resources)나 ‘딥 스페이스 인더스트리’(Deep Space Industries) 등 민간기업들이 소행성 채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s3Lucy--mission-13--v3.png » 트로이 소행성을 탐사할 루시 우주선 상상도. 위키미디어 코먼스


2021년 지구 구할 `소행성 충돌' 시험 프로젝트 가동


2021년과 2022년엔 '루시(Lucy)'와 '프시케(Psyche)' 프로젝트가 잇따라 추진된다. 2021년 10월 지구를 출발하는 루시는 목성을 도는 '트로이 소행성'이 목적지다. 2025년에 목적지에 도착하고 이어 2027년~2033년까지 임무를 수행한다. 트로이 소행성들은 태양계 초창기의 유물일 것으로 추정되는 천체들이다. 2022년엔 소행성 `16프시케'를 겨냥한 프시케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탐사선은 4년을 여행한 뒤 2026년 1월에 프시케에 도착한다. 프시케의 핵은 지구와 같은 철, 니켈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도 2022년 소행성 파에톤을 목표로 한 탐사선 ‘데스티니 플러스’를 보낸다는 구상이다.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을 찾아내 위험 요인을 없애는 영화같은 실험도 예정돼 있다. 나사와 유럽우주국의 헤라 프로젝트다. 1998년 개봉한 SF영화 '아마겟돈'에서처럼 우주선을 소행성에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실험이다. 나사는 지구근접천체로 분류된 디디모스(Didymos)라는 이름의 쌍소행성 중 지름 170미터에 불과한 작은 소행성 디디문(Didymoon)에 냉장고 크기의 다트(DART) 우주선을 보내 충돌시킨다. 이 상황을 리시아큐브(LICIACube)라는 이탈리아 초소형 위성이 기록한다. 이후 유럽우주국의 헤라 우주선이 초소형 위성 두개의 도움을 받아 충돌 분화구를 조사한다. 다트 우주선은 2021년 지구를 떠나 2022년 말 디디문에 충돌할 예정이다. 헤라 우주선은 2024년에 발사돼 2026년에 디디문에 도착할 예정이다.

space7.jpg » 2021년 발사될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유튜브 갈무리


우주망원경, 적외선으로 제2지구 찾는다


셋째, 우주를 보는 눈이 몰라보게 넓고 깊어진다. 1세대인 허블과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잇는 2세대 우주망원경들이 줄줄이 하늘로 올라간다. 이들은 망원경의 프리즘을 가시광선에서 적외선으로 바꾸고, 관측 장소도 더 멀리 잡아놨다. 1세대 우주망원경들은 주로 가시광선을 이용해  30여년 동안 4000개가 넘는 외계행성을 찾아냈다. 올 봄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하는 유럽우주국의 키옵스(Cheops) 우주망원경을 시작으로 2세대 망원경들은 적외선을 이용해 외계행성을 찾는 단계를 넘어, 외계행성의 구조와 대기를 분석하는 일을 한다. 지구와 같은 생명체 생존 조건을 갖췄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2021년 나사의 제임스웹(JWST), 2022년 유럽우주국의 유클리드와 나사의 스피어엑스(SPHEREx), 2025년 나사의 와이드퍼스트(WFIRST=Wide Field InfraRed Survey Telescope), 2020년대 후반 유럽우주국의 플라토(PLATO), 아리엘(ARIEL) 우주망원경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제임스웹은 지구와 태양 사이의 중력 균형점인 라그랑주점(L2)에 자리를 잡는다. 지구에서 150만km 거리다. 와이드퍼스트 망원경은 렌즈 지름은 2.4미터로 허블과 같지만 데이터수집 능력은 100배나 돼 과학자들의 기대가 크다. 이에 따라 2020년대 후반부터는 `제2의 지구'를 찾는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10년 후엔 외계생명체의 존재 여부에 대해 확실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space11.jpg » 스타링크 우주인터넷 개념도.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우주인터넷과 우주쓰레기


넷째, 우주인터넷 시대가 열린다. 현재 지구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은 2200여개다. 그런데 몇년 후엔 수만개의 위성이 하늘을 뒤덮는다. 스페이스엑스, 아마존 등의 민간기업들이 쏘아올릴 우주인터넷 위성들 때문이다. 확정된 것만 1만6천여개, 미정인 것까지 포함하면 5만여개에 이를 전망이다. 벌써부터 우주쓰레기 양산과 천문관측 방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우주국은 이미 2025년 첫 우주쓰레기 수거 실험 계획을 세우고 준비에 들어갔다. 2013년 쏘아올린 소형 위성 `베스파' 잔해를 수거한 뒤 지구 대기권으로 가져와 태워버린다는 구상이다. 2020년대엔 우주 쓰레기 수거라는 새로운 우주사업이 등장하게 된다.

s6.jpg » 우주여행객의 환호하는 모습. 버진갤럭틱 유튜브 갈무리


꿈에서 현실로 내려올 우주여행과 우주호텔


다섯째, 전문 우주비행사가 아닌 일반인들의 우주여행이 시작된다.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Blue Origin), 영국의 괴짜 재벌 리처드 브랜슨이 설립한 버진갤럭틱(Virgin Galactic)이 독자 개발한 우주선으로 올해 안에 첫 유인 우주비행에 나설 계획이다. 우주의 경계선으로 불리는 고도 100km까지 올라가 별빛 찬란한 우주와 푸른 지구를 구경한 뒤 내려오는 1시간짜리 준궤도 여행이다.
우주비행사 전용시설이던 국제우주정거장도 일반에 개방된다. 나사가 이르면 올해부터 민간에 우주정거장 관광을 허용하기로 했다. 여행비용은 5800만달러(670억원)다. 전제가 있다. 스페이스이엑스와 보잉 등 미국 기업들이 제작 중인 유인 우주선의 개발이 완료돼야 한다. 이미 소유즈 우주선을 갖고 있는 러시아는 이와 별도로 미국 기업과 손잡고 우주정거장 관광을 계획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로켓 개발 업체인 스페이스엑스는 좀더 야심찬 우주여행을 추진한다. 2023년에 첫 달 궤도 여행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의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가 첫 계약자로 나섰다.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 스타십을 타고 1주일 정도 일정으로 달 궤도에 갔다가 돌아오는 일정이다. 스페이스엑스는 우주 로켓을 이용한 지구 여행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 이를 이용하면 지구 어디든 1시간 안에 갈 수 있다.
지금은 구상 단계이지만 대관람차 모양의 우주호텔 계획도 있다. 미국의 게이트웨이재단은 2025년까지 우주정거장을 띄운 뒤 2027년부터 본격적인 우주호텔 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s7President_Trump_Signs_the_2020_NDAA_(49259748917).jpg » 2019년 12월20일 우주군 창설 법안에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위키미디어 코먼스


미국이 불지른 우주군 창설...군사작전 무대가 우주로


여섯째, 군사작전과 활동 영역이 우주로 확대된다. 육군, 해군, 공군에 이어 우주군이 별도의 군 단위로 독립한다. 미국이 지난해 우주군 창설 법안을 마련하면서 불씨를 지폈다. 우주군은 영화처럼 우주에서 직접 전투를 벌이는 것은 아니다. 주된 임무는 자국 인공위성망을 통해 우주에서 미사일 등의 군사정보를 수집해 곧바로 대응하는 것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은 필요시 상대국 위성을 파괴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인도도 지난해 인공위성 격추 실험에 성공했다. 미국에 자극받은 프랑스도 우주군 신설 방침을 밝혔다. 미국의 우주군 창설에 강력히 반발하는 중국도 가만있을 까닭이 없다. 시진칭 주석은 2019년 11월 한 연설에서 우주를 포함한 새로운 전쟁 유형에 능숙한, 새로운 유형의 군사 요원을 시급히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이미 2011년 공군과는 별도로 우주방위군을 설립했다. 일본도 올해 들어 항공자위대를 항공우주자위대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s8.png » 우주조약 참여 현황. 녹색은 비준국가, 노란색은 서명국가, 빨간색은 비참여국가. 위키미미디어 코먼스


허술하기 짝이 없는 우주 규칙 손질해야


우주 기술이 손대는 영역이 급속히 커지면 우주관련 산업도 급팽창할 것이다. 유력 시장조사업체들은 10년 안에 지금의 3배인 1조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이렇게 방대하고 복잡해진 각 국의 우주 프로그램들을 조율하고 관리할 규칙은 엉성하기 짝이 없다. 1967년 10월 발효된 우주조약(정식 명칭은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외기권 탐색과 이용에서의 국가 활동을 규율하는 원칙에 관한 조약’)은 우주 공간이 어느 특정 집단의 것이 아닌 인류 공동의 것이며 평화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지금까지 한국을 포함해 100여개국이 조약을 비준했다. 하지만 관리 기구도 없고 강제력도 없다. 이마저도 미국은 2015년 민간기업의 소행성 광물자원 채굴을 허용해 무력화시켜버렸다. 본격적인 우주개발시대에 맞는 새로운 우주규칙을 만드는 것이 2020년대 인류의 또다른 과제다. 2022년 7월 달궤도 탐사선을 발사하려는 한국도 이해당사자다.
우주 탐사와 개발은 물리, 화학, 생물학 같은 기초학문과 이를 응용하는 과학기술의 종합체다. 이는 우주가 단순히 우주 관찰이나 여행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우주 활동과 거주까지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얻는 성과들은 한편에선 번영을, 다른 한편에서는 파괴를 부른다. 모든 기술엔 양면이 있다.


s9-international-space-station-1176518_1280.jpg »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지구. 픽사베이


우주 바람은 지구의 가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까


2010년대의 인공지능 붐도 그랬다. 기대와 공포가 교차했다. 이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다뤄야할지에 관한 논의를 불렀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본질과 가치가 새삼 부각됐다. 그 결과 인간을 중심에 놓고, 인류 공동번영과 공동선을 목표로 나아가자는 합의점에 도달했다. 우주는 특히 인간 자신을 객관화해서 볼 수 있는 좋은 프리즘이다. 이는 사고의 지평을 넓혀줄 것이다. 한국에서 요즘 SF가 사상 처음으로 문학계의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그 바탕이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1991년 미르 우주정거장을 방문한 영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헬렌 셔먼은 최근 영국 <가디언>이 발행하는 주간 <옵저버>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높은 곳에서 지구를 바라 보는 것보다 더 큰 아름다움은 없다. 대기를 벗어난 뒤 갑자기 창문을 통해 빛이 들어 왔다. 그때 태평양 위에 있던 우리는 짙푸른 바다에 숨이 멎어버렸다. 정말 중요한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걸 우주는 나에게 가르쳐줬다. 우리는 적정 온도, 음식, 음료, 안전 등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고 있었다. 지상에 두고온 내 물건들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지구 위를 날아가면서 아래쪽을 내려다볼 때 떠오른 것은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소중한 터전인 지구에 지금 우리는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우주 붐은 기후변화로 신음하는 지구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2010년대의 인공지능 붐이 인간의 가치를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면, 2020년대 우주 붐은 지구의 가치를 성찰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까?


*지면 기사(2020년1월20일)

http://www.hani.co.kr/arti/science/future/925025.html


참고

우주기업 투자 보고서

https://www.spaceangels.com/post/space-investment-quarterly-q4-2019?

스타링크 운영 동영상
나사의 달 재착륙 프로그램 동영상
2020년대의 20대 우주 일정
나사와 유럽우주국이 현재 계획하고 있는 우주 탐사 프로젝트가 13개 넘는다
2020년대의 우주비행 일정
영국 최초 우주비행사 인터뷰

미국, 2020년대 후반에 미국 우주선 타고 달에 같이 가자고 일본에 제안

-2019년 9월 일본 방문때/우주 협력 강화와 중국 경제 목적인듯
-현재로선 게이트웨이 구축에 장비와 기술 협력하기로 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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