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0억 노동자 `더 나은 일자리' 찾는중 사회경제

job.jpg »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현재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갤럽 보고서에서 재인용.

 

'일자리 만족' 2억1400만명

전세계 노동자의 7% 불과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계 유지를 위한 소득을 벌어들이는 수단은 노동이다. 일자리를 갖고 있느냐 없느냐는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변수다. 그러나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기 위해선 치열한 경쟁을 통과해야 한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확보되면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일까? 그렇지도 않다. 좋은 삶의 질을 위해선 또 다른 조건이 필요하다.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기왕이면 자신의 능력과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고,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는 일자리를 갖고 싶어한다. 국제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이런 일자리를 `휼륭한 일자리'(great jobs)로 규정한다.
현실에서 이런 꿈을 이룬 사람은 얼마나 될까? 갤럽이 최근 발표한 '2018 세계 훌륭한 일자리 보고서'(Global Great Jobs Briefing)에 따르면, 훌륭한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은 2억1400만명에 불과하다. 2015~2016년에 걸쳐 전세계 128개국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일자리의 질을 평가하는 대면 및 전화 설문조사에서 얻어낸 결론이다.
이는 전세계 성인 50억명의 4%에 불과한 규모다. 노인 등을 제외하고 노동능력이 있는 33억명을 기준으로 봐도 7%다. 나머지 93%에 이르는 대다수, 즉 약 30억명이 현재의 일자리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한 채 '훌륭한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다는 얘기다. 갤럽은 정책 결정권자들이 `훌륭한 일자리' 만들기를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job2.jpg » 나라별 '훌륭한 일자리' 비율. 녹색 표시가 비율이 높다는 걸 뜻한다. 갤럽 제공

 

한국의 훌륭한 일자리 비율은 3%


훌륭한 일자리의 비율은 나라별,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해도 비율은 10%를 조금 넘는 정도였다. 훌륭한 일자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 러시아로 각각 13%였다.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이 12%, 카자흐스탄과 싱가포르, 파나마가 각각 11%로 뒤를 이었다. 훌륭한 일자리 비율이 가장 낮은 나라는 아프리카의 남수단으로 1%도 되지 않았다. 부르키나파소, 이란, 차드 짐바브웨 등 12개국도 1%에 불과했다. 특히 선진국 그룹인 G7의 일원인 이탈리아가 훌륭한 일자리 비율이 1%에 불과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의 훌륭한 일자리 비율도 3%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비율이다. 순위로 보면 전세계 128개국 중 74위로 뒤처져 있다.
지역별로는 북미지역이 12%로 가장 높았고, 사하라이남 아프리카가 2%로 가장 낮았다. 아시아와 중동북아프리카도 3%로 매우 낮았다.

 

men-1979261_960_720.jpg » 갤럽은 노동자들 몰입형, 대충형, 태만형으로 나눠 분석했다. 픽사베이

 

갤럽은 이번 조사에서 직원몰입도(employee engagement)라는 이름의 측정 방식을 통해 '훌륭한 일자리' 비율을 추정했다. 갤럽은 몇가지 질문을 통해 노동자들을 몰입형(engaged), 대충형(not engaged), 회피형(또는 방해형, actively disengaged) 이렇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몰입형으로 분류된 사람들은 현재 자신의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할 자세가 돼 있고, 강한 책임감과 목표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갤럽은 이들 몰입형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휼륭한 일자리'에 범주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갤럽은 몰입형 노동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평균 17% 이상 생산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는 또 개인과 그 가족의 삶의 만족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미국인들의 경우 훌륭한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매긴 점수는 69점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52점보다 훨씬 높았다.

 

주요국별 고용의 질 비교

나라

풀타임 고용 아님

안정적 일자리지만

훌륭한 일자리 아님

훌륭한 일자리

한국

65%

32%

3%

일본

63%

34%

2%

중국

71%

27%

2%

스웨덴

53%

40%

7%

영국

63%

33%

4%

아랍에미리트연합

31%

58%

12%

러시아

51%

32%

10%

브라질

73%

19%

8%

미국

56%

32%

13%

 

훌륭한 일자리는 안정적 일자리 14억명의 16%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훌륭한 일자리는 커녕,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good jobs)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전세계 실업률은 5.6%다. 인구 수로 보면 약 2억6천만명이다. 이는 실제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실업률과는 차이가 있다.

갤럽은 이를 실업에 대한 개념이 현실 사정을 반영하지 못한 데서 찾고 있다. 실업 통계는 대부분 노동시간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지지만, 노동시간만 갖고서는 실제 실업률을 알아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할 경우 캄보디아 같은 빈곤국의 실업률이 오히려 더 낮게 나온다는 것. 예컨대 장시간 노동을 하는 인도의 장신구 판매상은 실업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들이 장시간 노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이들의 일은 공식적으로 노동의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에 실업상태로 분류되지 않는다. 갤럽은 "자영업자라고 하면 보통 소규모 사업체 소유주를 떠올리지만 개도국의 자영업자들은 대다수가 하루 2달러도 안되는 돈으로 살아가는 사실상의 실업자"라고 주장했다.
갤럽은 풀타임으로 일하는 안정적인 일자리의 기준을 `주당 30시간 이상 상용직'로 볼 경우, 전세계 성인 50억명 가운데 이 기준을 충족하는 사람들은 14억명이라고 밝혔다. 전세계 성인의 28%다. 이 가운데 훌륭한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은 이들의 16%인 2억1400만명에 불과하다.

 

지역별 고용의 질 비교

지역

풀타임 고용 아님

안정적 일자리지만

훌륭한 일자리 아님

훌륭한 일자리

아시아

73%

24%

3%

유럽

66%

30%

4%

옛소련

59%

32%

10%

중남미

74%

19%

7%

중동/북아프리카

79%

18%

3%

북미

56%

32%

12%

사하라이남

88%

10%

2%

 

전세계 노동력의 3분의 1이 사실상 실업상태


좋은 일자리, 즉 안정적 일자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아랍에미리트로 69%였다. 이어 바레인이 59%, 에스토니아와 러시아가 각각 49%, 싱가포르 48% 순이었다. 좋은 일자리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대부분 아프리카 나라들이었다. 남수단,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중남미의 아이티가 각각 5%로 가장 낮았다. 이어 아프리카의 니제르,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소말리아가 6%로 그 뒤를 이었다. 갤럽은 사하라 이남지역에선 성인 8명 가운데 1명(12%)만이 풀타임 일자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에서 이 비율이 20%가 넘는 나라는 케냐, 남아공, 모리셔스 3개국에 불과했다. 갤럽은 중진국 이상에서 좋은 일자리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이었다고 덧붙였다.
좋은 일자리에서 배제돼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나머지 36억명 가운데 10억명은 자영업자, 3억명은 풀타임 노동을 원치 않는 시간제 노동자, 4억명은 풀타임 일자리를 원하는 시간제 노동자, 2억6천만명은 실업자이며,  나머지는 노인을 포함해 노동능력이 없는 사람들이다.
물론 자영업자 10억명 모두가 실업자나 마찬가지 상태인 건 아니다. 그러나 갤럽은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최소한 이들의 절반은 실업자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실업자와 다름없는 자영업자 5억명과 풀타임을 원하는 파트타임 노동자 4억명, 그리고 공식 실업자를 합치면 대략 10억명에 이른다. 갤럽은 이들 10억명을 모두 사실상 실업자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숫자는 노동능력이 있는 전세계 성인 33억명의 약 3분의 1에 이른다. 공식적인 실업률 5.6%와는 엄청난 차이다.

 

출처
http://news.gallup.com/reports/233375/gallup-global-great-jobs-report-2018.aspx?utm_source=Global-Great-Jobs-Briefing-Launch-Email&utm_medium=email&utm_campaign=Global-Great-Jobs-Briefing-Launch-Email-05-03-18&utm_content=2018-Global-Great-Jobs-Briefing-Lin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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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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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