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무한상상이 빚은 미래의 초고층건물들 사회경제

v1.jpg » 재난 구호용으로 쓰이는 접이형 초고층건물. 이볼로 제공

 

이볼로, 초고층빌딩 아이디어 공모전

1위는 재난구호용 접이식 고층건물

 

접이식 초고층건물, 벼농사용 초고층신사, 모래댐, 강물 정화 타워....
최근 미국의 건축디자인 저널 <이볼로>(eVolo)가 발표한 미래의 초고층빌딩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작들이다. 이볼로는 기술 발전과 지속가능성, 혁신적 디자인에 중점을 둔 건축 전문매체로, 건축가들의 전위적(avant-garde)인 아이디어들을 독려함으로써 건축의 미래를 모색한다는 취지에서 2006년부터 매년 초고층빌딩 공모전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이 공모전에는 올해 526개의 작품이 참가했다. 심사진은 이 가운데 1~3위 입상작 3점과 가작 27점을 선정했다. 입상작들은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과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사회적 가치 등을 토대로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을 제안하고 있다.

영예의 1위는 폴란드 건축가 3명의 합작품 스카이셸터닷집(Skyshelter.zip)에 돌아갔다. 재난지역에서 구호용 임시건물로 쓸 수 있는 접이식 건물로, 집(ZIP) 파일처럼 압축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건축가들은 종이접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기상 이변이 잦아지면서 세계 각지에서 자연재해가 늘어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한 작품이다. 지진이나 홍수 허리케인 등으로 피해를 입을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구조다. 그러나 도로망이 파괴되고 재난지역이 외딴 곳에 있는 경우가 많아 신속한 구호활동을 펼치기가 어렵다. 스카이셸터는 이런 사정을 고려해 바닥 면적을 적게 쓰고, 어디든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짧은 시간에 적은 인력으로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 구조물이다.

 

v2.jpg » 스카이셸터는 거주시설, 응급치료 시설, 수경재배 농장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이볼로 제공


평소엔 최대한으로 압축해 놓고 있다가 상황이 발생하면 헬리콥터에 실어 어디든 이동할 수 있다. 텐트나 컨테이너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면적보다 30배 이상 작은 땅 위에 임시 피난처와 구호시설, 수직 농장, 저장시설 등 다양한 목적의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설치할 땅에 기본 지지대로 구조물을 고정시킨 뒤, 구조물 꼭대기에 있는 헬륨 풍선을 부풀려 구조물을 필요한 만큼 펼치면 설치 작업이 완료된다. 외부 벽과 내부 칸막이는 직물로, 각 층별 바닥과 층간 계단은 3D 프린팅 판금으로 만든다. 구호작업이 마무리되면 스카이셸터는 다시 압축해 원래의 자리로 복귀한다.
 

v3.jpg » 도심 초고층 신사의 지붕을 계단식 논으로 활용한다. 이볼로 제공

 

종교시설과 논을 결합한 초고층 신사


2위는 홍콩의 건축디자이너 토니 룽(Tony Leung)이 제출한 초고층 신사(Jinja: Shinto Shrine Skyscraper) 프로젝트다. 도쿄 번화가인 긴자 거리에 종교시설도 겸하고 벼농사도 지을 수 있는 복합건물을 세운다는 개념이다. 이 프로젝트는 일본의 전통사찰인 신사의 기능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과거 일본에선 신사가 논과 함께 지역 경제의 중심 역할을 했다. 신사는 또 주민들의 일상적인 교류의 중심이자 가을걷이 곡식들을 저장해놓는 곳이기도 했다. 도시가 확장하면서 벼농사와 종교 시설은 도시의 삶에서 뒤로 비켜났다. 하지만 수경재배 등 신기술의 힘을 빌어 현대 도시에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설을 세워보자는 발상이다. 신사의 지붕을 계단식 논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제안자는 일본의 유명 신사인 이즈모신사의 애초 높이가 96미터였다는  점을 들어 이 프로젝트가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v4.jpg » 바람을 누그러뜨리고 물을 수집하는 산불예방 초고층건물. 이볼로 제공

 

바람을 완화하고 물을 분사하는 화재예방용 아파트

 

3위는 칠레 건축가 클라우디오 아라야 아리아스(Claudio C. Araya Arias)의 작품으로 화재예방 초고층 건물 '와리아 레무이'(Waria Lemuy, 칠레의 한 산림도시 이름) 프로젝트다.
칠레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한 초고층 아파트 콘셉트다. 2016~2017년에 칠레 중남부 지역에선 기록적인 산불 피해가 발생했다. 산불 5244건에 57만 헥타르의 삼림과 2500채의 주택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화재 예방을 위해 바람을 누그러뜨리고 물을 분사하는 패시브 시스템을 갖춘 원통형 주거 건물이다. 모듈식 구조물로 층층이 쌓을 수 있는데, 모듈의 내부는 나무, 외부는 금속물질로 구성돼 있으며 테라스를 추가할 수 있다. 이 테라스를 둘러싼 울타리는 안개나 비 같은 물 수집기 역할을 한다. 건물 중앙에는 계단을 배치했다.

 

v5.jpg » 모래 바람을 막아 사막화를 방지해주는 모래댐. 이볼로 제공

 

v6.jpg » 노후한 건물 위에 조성하는 새로운 브로드웨이 공간. 이볼로 제공

 

v7.jpg » 풍력,조력,파력을 함께 이용하는 수상발전소. 이볼로 제공

 

v10.jpg » 활주로가 없는 수직공항. 이볼로 제공

 

사막화 막아주는 모래댐, 강물 정화하는 리버스퀘어

 

이밖에 가작으로는 중국 건축가들이 제출한 이집트의 사막화 방지용 '모래댐'(Sandscrapers), 노후한 브로드웨이 건물을 철거하는 대신 그 위에 새로운 브로드웨이 공간을 조성하는 '공중 브로드웨이' 프로젝트 , 칠레 남부의 케이프혼 해상에 풍력, 조력, 파력을 활용해 연간 1억kWH의 청정전기를 만들어내는 수상발전소 '문명 0.000' 프로젝트, 미래의 수직 이착륙기 시대를 염두에 둔 수직형 공항 '랙스 2.0' 등이 있다.

 

v12.jpg » 강물을 정화해 식수를 공급해주는 '리버 스퀘어' 프로젝트. 이볼로 제공

 

v11.jpg » 바다 수증기를 모아 농업용수로 쓰는 베이퍼레이터 프로젝트. 이볼로 제공


한국의 건축가들도 2팀이 참여해 가작에 올랐다. 강태환씨 등  4명은 인도의 강물 정화 고층빌딩 `리버 스퀘어' 프로젝트를 내놨다. 이들은 작품 설명서에서 "힌두인들에게 강은 신성한 의미를 갖지만 인도의 하수 처리 시설은 전체 폐수의 30%만 처리할 수 있다"며 물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의 하나로 강물을 정화하는 초고층건물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건축물은 외부에서 온 물을 정화해, 안에서부터 물을 채운 뒤 외부에 식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며 인프로서의 초고층빌딩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승환씨 등 2명은 바다의 수증기를 모아 농업용 담수를 공급해주는 '베이퍼레이터(Vapolator)' 프로젝트를 내놨다.

 

출처
http://www.evolo.us/featured/winners-2018-skyscraper-competition/
https://www.mirror.co.uk/tech/incredible-images-reveal-skyscrapers-future-12396530
https://www.archdaily.com/892766/evolo-announces-2018-skyscraper-competition-winners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페이스북 페이지 '미래가 궁금해'
트위터 '곽노필의 미래창'
TAG

Leave Comments


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