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삼성의 '100년후 미래생활' 리포트 사회경제

1_future-london-skyline_24602372030_o_706 (1).jpg » 건물 하나가 도시 역할을 하게 될 슈퍼 초고층빌딩. 삼성 제공

 

지구 환경 변화가 미래 풍경을 바꾼다

 

삼성그룹이 '창업 3세' 이재용 시대를 맞아 미래를 위한 사업 재구축에 나서고 있다. 전자와 금융을 제외한 부문의 기업들을 잇따라 매각하고, 해외 유명 IT 기업들을 과감하게 인수하고 있다. 급변하는 기술 및 경영 환경에 대응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삼성이 생각하는 주요 미래 사업 후보 중에 스마트홈이 있다. 스마트홈 시대를 대비해 삼성은 2014년 8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개발 기업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인수했다. 이어 지난 1월엔 2016 CES(가전전시회)에서 스마트TV를 허브로 한 스마트홈 시스템을 선보이고, 2020년까지 모든 가전제품을 사물인터넷망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삼성은 폐쇄형 플랫폼을 쓰고 있는 애플과 달리 개방형 플랫폼으로 미래 스마트홈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삼성 식구가 된 스마트싱스가 최근 삼성 영문 웹사이트에 보도자료 형식으로 ‘100년 후 세상 예측 보고서’를 발표했다. ‘스마트싱스 미래 생활 리포트’(The SmartThings Future Living Report)라는 이름의 이 연구물은 우리의 일상 생활과 일, 여가 방식이 100년 후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예측들을 담고 있다. 물방울 모양의 수중도시, 승용드론, 우주 식민기지 등 지금으로선 상상의 영역에 속하는 것들이 많다. 100년후 풍경의 다수는 도시화, 자원 부족 등 지구 환경 변화를 전제로 인류가 이 변화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예측한 것들이다.

 

2_underwater-city_24602276230_o_706.jpg » 물방울 모양의 수중도시는 물 자체로 대기와 연료를 만든다. 삼성 제공

 

고층도시, 지하도시,  수중도시

 

우선 주거공간이 어떻게 변할지 들여다보자. 지속적인 인구 증가와 도시화는 갈수록 도시의 공간 부족 사태를 심화시킬 것이다. 인류는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까? 보고서는 지금보다 훨씬 깊고 높은 건물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지상에서는 탄소 나노튜브, 다이아몬드 나노섬유 등의 신소재에 힘입어 오늘날과는 차원이 다른 거대한 마천루가 들어선다. 지하공간은 더 깊숙해진다. 지하 25층 또는 그 이상의 거대한 지하건물이 땅 속을 파고든다. 바다 속엔 수중도시가 건설돼 바다도 생활공간으로 변한다. 수중도시에선 물을 전기분해해 산소는 사람이 숨쉴 수 있는 공기로 쓰고, 수소는 에너지원으로 쓴다. 해류와 파도도 수중도시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3_drone-delivered-holiday-home_24530273629_o_7061.jpg » 드론으로 휴양용 집을 갖고 간다.

 

드론으로 집을 들어 옮겨 다닌다

 

이동 방식에서도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도로 구축비용이 따로 필요 없는 하늘 길이 주된 교통도로가 된다. 하늘을 나는 개인용 드론이 지금의 승용차를 대신한다. 주말여행을 떠날 때는 여행 짐을 꾸릴 필요 없이 아예 여행용 집을 드론으로 번쩍 들어 갖고갈 수 있다. 지금은 구상 단계에 불과한 달이나 화성 기지도 그때가 되면 현실이 된다. 우주궤도에 떠 있는 우주호텔이 인기 여행지로 떠오른다. 

보고서가 예측하는 미래의 스마트홈은 어떤 모습일까? 먼저 집과 가구는 짓는 게 아니라 인쇄한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원하는 디자인으로 3D 프린팅을 하면 된다. 먼곳에 출장가거나 여행을 갈 경우엔 자신의 집과 같은 모양의 집을 현지에서 재활용 가능한 재료로 복제해 그곳에서 지낸다. 외지에서도 집과 같은 편안함을 느끼기 위해서다. 집으로 돌아올 땐 복제물을 해체해 버린다. 재료는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건축 쓰레기 걱정은 안해도 된다.
음식 역시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3D 프린터를 이용해 인쇄해 먹는다. 미슐랭 별을 받은 유명 셰프의 음식도 레시피를 다운로드해 집에서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레시피에 맞는 재료만 프린터에 집어 넣으면 끝이다. 음식 재료는 논이나 밭이 아닌 집에서 수경재배 방식으로 직접 기른다.
집 안의 거실과 방의 벽도 별도로 장식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 재질로 만든 벽이 사람의 분위기에 따라 다양하게 변한다.
가상현실 기술은 여가와 데이트, 직장 생활을 바꿔준다. 실감나는 3차원 홀로그램을 이용해 외출하지 않고 집에 앉아 가상의 공간을 통해 회의에 참석하거나 데이트를 즐기고 유명 관광지를 체험할 수 있다. 영상은 물론 소리와 냄새까지도 그대로 재현해준다.
아플 땐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집에 있는 의료기 메디팟(medi-pods)에 들어가면 된다. 메디팟이 스스로 진단을 내리고, 3D 프린터로 약물을 처방해 준다. 물론 필요하면 원격으로 의사 진단을 받을 수도 있다.

 

4_colonizing-another-planet_24530289999_o_706.jpg » 달과 화성 기지가 생기고, 우주여행이 일상화한다.

 

실현 가능성이 높은 톱10은?

 

보고서가 묘사한 미래 세상을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스마트싱스 팀은 2000명의 영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을 고르도록 했다. 사람들이 고른 ‘톱 10’은 가상공간 회의(48%), 우주여행(41%), 스마트 실내 인테리어(26%), 3D 프린팅 하우스(25%), 가정용 메디팟(24%), 우주 식민지(19%), 로봇(18%), 초고층 도시(18%), 가정용 수경농장(17%), 지하도시(16%) 차례였다. 삼성은 "조사 결과, 공간과 자원 부족에 따라 앞으로 초고층 빌딩과 수중도시가 가장 강력한 미래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영국의 우주과학자 매기 애드린 포콕은 “오늘날 우리의 삶은 1세기 전에 살았던 사람들은 거의 생각할 수 없었던 것들이다. 인터넷이 그런 사례다. 인터넷은 소통과 학습 방식, 삶을 영위하는 방식에 혁명을 초래했다. 마찬가지로 25년 전엔 지금의 스마트홈 기술을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 터치만으로 생활공간을 모니터링하고 조절하고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앞으로 100년 동안 우리는 더 심한 생활의 전환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smart.jpg » 스마트싱스가 내놓은 홈 모니터링 키트.

 

삼성은 그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물론 20쪽이 안 되는 이 보고서에 그런 모습이 전부 담겨 있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이 실제로 이렇게 변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여기에 묘사된 미래 모습은 어디까지나 지금의 기술 발전과 사회 흐름을 전제로 도출해낸 몇명 풍경일 뿐이다. 더구나 미래를 만들어가는 주체들의 역관계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미래 세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만약 100년후 세상이 보고서의 예측대로 바뀐다면, 현존하는 인류 가운데 그 모습을 목격할 사람은 있을까? 지금의 수명 연장 추세를 고려하면, 2000년 이후 태어난 세대들은 보고서의 예측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자만 정작 예측 보고서를 낸 삼성이 그때까지 존속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인간의 수명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기업의 수명은 예측 불가능하다. 경쟁력을 잃어버린 기업은 순식간에 도태되는 게 자본주의 생리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를 통해 삼성이 도태되지 않기 위해 현재 어떤 미래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고, 앞으로 어떤 미래 먹거리들을 개발하고 준비하려는지에 대한 방향은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겠다. 그렇게 해서 삼성은 100년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서양의 현대 미래학 방법론을 공부한 미래학자 최윤식은 <2030 대담한 미래>에서 "삼성이 미래에도 살아남으려면 5가지의 공간(손, 차, 집, 사무실, 몸, 길)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뤄내야 하며, 주어진 기간은 앞으로 10년"이라고 지적한다. 동양의 전통 미래학이라 할 주역을 공부한 주역학자 김성욱은 <예언>에서 "삼성이 3대부터 계열사들이 독립하고, 이후 오히려 더 건실해지면서 6대까지는 가업을 잇는다"고 예언한다. 2013년 6월에 출간된 이 책에서 그는 '2014년 삼성 최고 경영자가 물러나는 일이 있을 것 같다'(甲午必失)고 기술했다.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때가 2014년 5월이었다.

 

 

 
보고서 작성에는 영국 TV 해설가이자 우주과학자인 매기 애드린-포콕(Maggie Aderin-Pocock) 박사, 웨스트민스터대의 미래건축학자이자 강사인 아서 마무매니(Arthur Mamou-Mani)와 토비 버제스(Toby Burgess), 그리고 도시학자 린다 에잇킨(Linda Aitken)과 엘스 렉클러크(Els Leclerq)가 참여했다.

 

출처
https://news.samsung.com/global/science-fiction-to-science-fact
보고서 원문 보기
http://www.samsung.com/uk/pdf/smartthings/future-living-report.pdf?CID=AFL-hq-mul-0813-11000279
스마트싱스 홈페이지
http://www.samsung.com/uk/smartthings/

참고서적

2030 대담한 미래(최윤식 지음, 지식노마드, 2013)

예언(백오 김성욱 지음, 교양인,2013)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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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