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벤츠, 로봇 대신 사람을 투입했다 사회경제

benz.jpg » 메르세데스 벤츠의 S클래스 생산공장(진델핑겐). 유튜브 갈무리(https://www.youtube.com/watch?v=TvKAN_UPVY4)

 

도도한 자동화 흐름을 거스르다

 

자동차는 산업용 로봇을 가장 많이 쓰는 산업이다. 불꽃이 튀는 자동차 용접 라인은 로봇이 떠맡은 지 오래이다.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시장의 수요에 좀 더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로봇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에 따르면 2018년까지 약 130만대의 산업용 로봇이 산업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그런데 최근 독일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의 자동차 생산공장에서 이런 도도한 자동화 흐름에 거스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 회사에서 가장 큰 공장인 진델핑겐(Sindelfingen) 조립라인에서 로봇이 진격을 멈추고 그 자리에 인간 작업자의 공간이 다시 만들어지고 있는 것. 벤츠는 신형 에스클래스(S-Class) 세단에 필요한 다양한 옵션을 장착하는 데 로봇 대신 인간 작업자를 투입하고 있다. 이들은 자동차 구매자가 원하는 탄소섬유 부품, 냉각/가열 컵홀더, 타이어 밸브 마개 등을 골라 차에 장착하는 일을 한다. 101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진델핑겐 공장은 GT, S클래스 등 고급 스포츠카와 세단을 생산하는 연산 40만대 규모의 대형 공장이다.

 

Robot_density_by_country_01.jpg » 노동자 1만명단 산업용 로봇 투입 대수. 한국이 478대로 세계 1위다. 2위가 일본 314대, 세계 평균은 66대다. IFR 제공

 

가변적 업무엔 역시 로봇보다 사람

 

이런 변화는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자동차 개인화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개인화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사양 선택권을 주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차를 사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가능한 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차량을 갖고 싶어한다. 그래서 자동차산업의 소비자들은 더 많은 사양을 갖춘 더 다양한 모델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로봇은 정해진 업무를 수행하는 데는 능하지만 이런 가변적 업무에는 능하지 못하다.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옵션 사양들을 골라 장착하는 데는 인간 작업자의 판단과 유연함, 그리고 손재주가 필요하다.
이 공장의 생산책임자인 마르쿠스 섀퍼(Markus Schaefer)는 로봇은 소비자 개개인의 요구 를 처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히 자동화율을 높이려는 노력에서 벗어나 사람이 생산과정에 다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anuc_automotive.jpg » 로봇은 정해진 업무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데는 능하지만, 가변적 업무에는 능하지 못하다. IFR 제공

 

개인화 시대가 일자리 수명 늘린다


자동차 옵션의 선택 범위는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벤츠의 경우, 선택 사양이 2000년 15개에서 2015년 35개로 크게 늘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벤츠의 진델핑겐 공장이 로봇을 사람으로 전면 대체하려는 건 아니다. 로봇은 여전히 도장과 용접, 엔진 장착 같은 반복적인 작업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인간 작업자의 투입은 특별한 옵션사양 장착에 국한된다. 그러니 로봇 대신 인간을 선택한 벤츠의 이번 결정을 인간 작업자의 귀환으로 확대해석해선 안 될 일이다. 다만 제품의 개인화, 맞춤화 경향이 인간의 일자리 수명을 더 늘려주는 구실을 한다는 점은 다소 희망적이다.

 

KUKAflexFellow_Human_Robot_Collaboration.JPG » 벤츠의 계획은 인간 작업자와 로봇의 협업이다. IFR 제공

인간 작업자와 로봇의 협업 추구

 

벤츠가 나아가려는 방향은 숙련 작업자와 로봇의 협업이다. 벤츠는 이를 위해 인간 작업자와 함께 일할 작고 유연한 일련의 로봇들을 개발해 투입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는 이런 개념을 ‘로봇 경작’(robot farming)이라고 표현했다.
벤츠는 3월에 출시되는 신형 E클래스에 이 개념을 적용했다고 한다. 자동차의 차 앞유리에 속도와 주행 방향을 투사해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설치하는 작업에, 붙박이 고정식 로봇 2개를 쓰는 대신 숙련 작업자 1인과 이동식 로봇 1개를 투입할 예정이다. 로봇은 사람 작업자와 분리된 공간이 아닌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한다. 베엠베(BMW)와 폴크스바겐의 아우디 역시 사람과 함께 작업을 해도 안전한, 센서 내장형 경량 로봇을 테스트하고 있다.

mercedes-benz-e-class-saloon-w212_1000x470__03-2013.jpg » 메르세데스 벤츠의 E클래스 세단. BENZ

 

자동차제조업체들이 이렇게 하는 것은 가속화하는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경쟁업체들보다 더 신속하게, 더 잘 적응하기 위해서다. 자동차는 점차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변해가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지 않기 위해 전통적 교체사이클(7년)보다 더 자주 모델을 업그레이드해야만 한다. 벤츠는 이번 세기말까지 10개의 올뉴 모델을 비롯한 30개의 새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출처
http://www.industryweek.com/automation/why-mercedes-halting-robots-reign-production-line?NL=IW-02&sfvc4enews=42&cl=article_6&utm_rid=CPG03000001470897&utm_campaign=10315&utm_medium=email&elq2=6447cbbc30214284b1eecfcaa1afebaf
http://www.weforum.org/agenda/2016/02/this-factory-is-replacing-robots-with-humans
산업용 로봇 통계
http://www.worldrobotics.org/index.php?id=home&news_id=287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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