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암 세포는 밤에 더 잘 자란다 생명건강

 

04828136_P_0.jpg » 쥐 실험 결과, 야간에 암 치료약물을 주입하면 치료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정용 한겨레신문 기자.

 

암 세포 키우는 EGF 수용체는 밤 시간에 활동 강화

밤에 약물 주입하니, EGF 억제돼 치료 효과 더 높아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악성 종양은 언제 활발하게 활동할까. 연구 결과 암 세포들은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슬그머니 깨어나, 빠르게 번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스라엘의 바이츠만과학연구소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밤이야말로 암이 자라고 확산되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놀라운 발견은 신체의 주야간 사이클에 맞춘 치료법을 통해 암 치료의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발견은 서로 다른 세포 수용체 사이의 관계에 대한 조사를 하던 중 이뤄졌다고 한다. 수용체 사이의 관계는 워낙 복잡해서 아직까지 완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분야다. 수용체는 세포의 표면이나 안에 있는 단백질 분자로, 다른 세포에서 분비되는 생화학적 신호를 받아, 이를 세포 내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바이츠만연구소 연구진은 두 개의 특별한 수용체를 연구했다. 그 하나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다. 이 수용체는 암세포를 비롯한 세포들의 성장과 이동을 촉진한다. 또 다른 수용체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 (glucocorticoid, GC)라고 불리는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결합돼 있는 수용체이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낮시간 동안 몸의 활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질의 신진대사에도 관여한다. 이것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가하기 때문에,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세포에는 여러개의 수용체들이 있어서 한꺼번에 신호를 전부 받는다. 이들 중 일부는 다른 것들보다 앞서서 전달될 수 있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GC 수용체가 스테로이드 신호와 묶여 있을 때, EGF 수용체가 촉진하는 세포 이동이 억제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런데 스테로이드 분비량은 깨어 있을 땐 올라가고, 잠을 자는 동안은 떨어진다. 과학자들은 이 현상이 EGF 수용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쥐를 통해 EGF 수용체 활동의 정도를 체크한 결과, 연구진은 중요한 차이점을 발견했다. EGF 수용체는 자고 있는 동안 더 활성화하고, 깨어 있는 동안은 잠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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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견은  EGF 수용체를 이용해 성장하는 암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연구진은 이를 알아내기 위해 새로운 암 치료제 가운데 하나인 ‘라파티닙’(Lapatinib)을 암에 걸린 쥐에 투여했다. 유방암 치료에 사용되는 이 약물은 EGF 수용체를 억제해 암 세포의 성장과 이동을 방해하도록 고안돼 있다. 연구진은 쥐에게 약물을 투여하는 시간을 달리 하며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잠 자는 동안 약물을 주입한 쥐들과 깨어 있을 때 약물을 주입한 쥐들 사이에 종양의 크기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실험 결과에 근거해 추정해 보면, 하루 24시간 경과에  따라 변화하는 GC 스테로이드 양의 증감이 암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연구진은 결론적으로 암 치료약물을 밤에 투여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연구진을 이끈 요세프 야덴 교수는 “문제는 타이밍인 것 같다. 암 치료는 흔히 낮시간 동안 이뤄진다. 낮 시간은 환자의 몸 스스로 암의 확산을 억누르는 시간이다. 우리가 제안하는 것은 새로운 치료법이 아니라, 새로운 약물 투여 스케줄이다.”라고 말했다.
 
출처
http://wis-wander.weizmann.ac.il/tumors-might-grow-faster-at-night#.VDIiSRaZH0Q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4/10/141006094612.htm
http://www.nature.com/ncomms/2014/141003/ncomms6073/full/ncomms6073.html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1475&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10-10    

참조
1. Mattia Lauriola, Yehoshua Enuka, Amit Zeisel, Gabriele D’Uva, Lee Roth, Michal Sharon-Sevilla, Moshit Lindzen, Kirti Sharma, Nava Nevo, Morris Feldman, Silvia Carvalho, Hadas Cohen-Dvashi, Merav Kedmi, Nir Ben-Chetrit, Alon Chen, Rossella Solmi, Stefan Wiemann, Fernando Schmitt, Eytan Domany, Yosef Yarden.Diurnal suppression of EGFR signalling by glucocorticoids and implications for tumour progression and treatment. Nature Communications, 2014; 5: 5073 DOI: 10.1038/ncomms6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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