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목격자의 증언은 과연 믿을 만한 것일까? 사회경제

freund_1412547911609.jpg » 목격자의 증언을 채택하는 데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가 나왔다. sciencemag.com  

 

 

미 연구진, 수사에 의한 기억 왜곡 가능성 주목

목격자 증언 채택에 더 까다로운 기준 적용 권고

 

증언석에 선 목격자가 법정의 건너편을 응시하더니 이윽고 이렇게 말한다. “바로 저 사람이에요.” 
 배심원들에게 이 목격자의 증언은 커다란 영향력을 지닌다. 그러나 그의 증언은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일까? 새로 발표된 연구보고서는 “목격자의 증언을 재판에 이용할 때는 좀 더 까다로운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수십년 동안, 과학자들은 `목격자의 증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가`와, `목격자의 증언을 어느 정도까지 믿어야 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제 미 국립연구위원회(NRC: National Research Council)가 지명한 심리학자와 범죄학자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1년 동안 각종 과학적 증거를 검토한 끝에,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렸다.  UC 어바인의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교수(심리학)는 "위원회가 10월2일 발표한 「Identifying the Culprit: Assessing Eyewitness Identificatio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형사 피고인에 대한 기소방법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로프터스 교수가 말하듯, 누군가가 뭔가를 자신있게 말했다고 해서 그것이 진실이라고 할 수는 없다. 많은 실험에 의하면 “한 사람의 기억에 대한 자신감은 종종 자신의 기억이 틀리다는 증거를 제시하더라도 감소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배심원들은 목격자의 자신감을 근거로 하여 진실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범죄수사 절차가 목격자의 기억을 왜곡시킬 수도 있는데, 그 고전적 사례는 `범인 지목하기`다. 경찰은 비슷비슷한 사람들을 일렬횡대로 세워 놓고 목격자(또는 피해자)에게 범인을 고르라고 한다. 그런데 `범인 지목하기`는 보통 유력한 용의자를 체포한 수사관이 담당하기 때문에, 목격자의 선택에 음으로 양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사관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힌트를 주게 된다. 예컨대, 목격자의 시선이 유력한 용의자에 이르렀을 때, 수사관은 미소를 짓거나, 가벼운 신음소리를 내거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데, 목격자들은 이같은 단서를 포착하게 된다”고 로프터스 교수는 말했다. 로프터스 교수가 1990년대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수사관들이 무의식적으로 목격자들에게 거짓 기억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http://faculty.washington.edu/eloftus/Articles/sciam.htm).
그렇다면 NRC가 이제 와서 목격자의 증언 과정에 개입하게 된 계기는 뭘까?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2013년 로라/존 아놀드 재단(Laura and John Arnold Foundation)이 미 과학아카데미에 33만3000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하며 관련 연구를 권고한 것이다. 그러나 “꼭 로라/존 아놀드 재단의 권고가 아니더라도, 목격자에게 지목된 사람들이 DNA 검사에서 무죄로 풀려나는 경우가 점점 더 늘어나는 상황에서, 목격자의 증언 문제를 한번 짚어볼 시기가 됐다”는 것이 로프터스 교수의 생각이다. 억울하게 강간 및 살인범으로 몰린 사람들(사형수 포함) 중 약 75%는 목격자의 증언 때문에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고서는, 목격자의 증건을 둘러싼 일부 과학적 논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예컨대 전통적인 범인 지목하기는 편견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을 ① 순차적으로 보여주거나 ② 한꺼번에 보여주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 두 가지 방법 중 어느 것이 더 적절한지를 놓고 논쟁을 벌여 왔는데, 이 보고서는 이를 `미해결의 문제`로 규정했다. 물론 이번 보고서가 강력하게 선호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보고서를 읽어 보면 “범인 식별과정에 (과학에서 사용하는) 이중맹검 방식을 적용하면, 수사관과 목격자의 편견을 모두 배제할 수 있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나 `이중맹검을 수사과정에 적용하는 구체적 방법`에 대해 보고서는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는다.
 로프터스 교수는 컴퓨터화된 범인 식별 절차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수사관이 증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법은 컴퓨터화다. 컴퓨터는 자체적인 알고리즘을 통해 광범위한 사진 데이터베이스에서 비슷한 사진들을 골라내어, 목격자에게 무작위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컴퓨터화된 범인식별 절차는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하기는 하지만, 억울한 사람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고 막대한 손해배상 금액을 줄일 수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1407&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10-10    
※ 원문정보: “Identifying the Culprit: Assessing Eyewitness Identification (2014)”, http://www.nap.edu/catalog.php?record_id=18891
원문
http://news.sciencemag.org/policy/2014/10/how-reliable-eyewitness-testimony-scientists-weigh
논문 보기

http://www.nap.edu/catalog.php?record_id=18891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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