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인간이 영장류보다 더디게 자라는 이유 생명건강

sn-hungrybrainH.jpg » 인간은 뇌에 에너지를 공급하느라 초기 성장이 더딘 것으로 밝혀졌다. sciencemag.org

 

뇌 키우기 위해 신체 성장은 후순위로
인간 뇌는 5세 전후 포도당 최대 흡수
이 시기에 체중증가율은 가장 낮아져

 
 인간은 다른 영장류와 비교할 때 늦게 성장하는 편이어서, 아동기와 청소년기가 침팬지, 긴팔원숭이, 마카크원숭이의 2배다. 왜 그럴까?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검증하기 어려운 가설은 소위 귀하신 몸 가설(expensive tissue hypothesis)이다. 내용인즉 “어린이의 뇌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여 전신으로부터 포도당을 전용(轉用)하기 때문에, 신체의 성장이 느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과학자들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포도당 흡수와 신체성장에 관한 `똑똑한` 연구” 끝에, 마침내 귀하신 몸 가설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선행연구에서는 “유아기와 아동기에 인간의 뇌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휴지기 에너지 소모량의 44~87%를 점유한다”고 밝혀진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인간의 느린 성장”에 관한 가설을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있을까? 궁금증을 속시원히 해결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아동기 동안의 뇌 대사를 쭉 추적하여 분석하는 것이다. 그러나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게 되었다. 8월25일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3개의 오래된 데이터들을 취합하여 이 가설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니 말이다.
 ① 노스웨스턴대의 크리스토퍼 쿠자와 교수(인류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먼저, 1987년에 36명(유아~30세 성인)을 대상으로 발표된 PET(양전자단층촬영) 연구결과를 이용하여,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뇌의 3개 영역에서 포도당 흡수율이 변해가는 추세를 측정했다. ② 다음으로, 연구진은 뇌 전체의 포도당 흡수량이 어떻게 다른지를 계산하기 위해 ①의 자료를 미 국립보건원(NIH)에서 얻은 자료와 결합했는데, 이 자료는 400명(4.5세 어린이~성인)을 대상으로 나이와 뇌 부피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것이었다. ③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나이에 따른 포도당 흡수량`에 관한 데이터를 몸 크기와 연결짓기 위해 1978년에 발표된 데이터를 이용했는데, 이 데이터는 1000명(신생아~성인)을 대상으로 연령 증가에 따른 뇌 무게와 체중의 변화를 분석한 것이었다.
 이상과 같이 3가지 데이터를 취합한 결과, 연구진은 “뇌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시기에는 전신의 성장이 느려진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예컨대, 뇌가 가장 많은 포도당을 흡수하는 시기(4.5~5세)는 체중증가율이 가장 낮은 시기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소년기의 뇌가 대량의 에너지를 소모하기 위해서는 `느린 성장`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매우 멋진 논문이다. `인간이 다른 영장류보다 늦게 성장하는 것은, 뇌와 전신의 에너지 수요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여 성장이 일시적으로 지체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스위스 취리히대의 카린 아이슬러 교수(생물인류학)는 논평했다.
 귀하신 몸 가설은 1995년 뉴욕 웨너-그렌 인류학연구재단의 레슬리 아이엘로 박사(인류학)와 영국 리버풀 존무어스 대학교의 피터 휠러 교수에 의해 제창되었다. 그들의 처음 생각은 “큰 뇌를 지지하려다 보니 소화기가 작아졌다”는 것이었지만, 후속연구에 의해 그밖의 다른 메커니즘도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에너지가 풍부한 식사를 하거나, 성장 및 생식을 지연시키거나, 효율적인 동작(에너지를 절약하는 동작)을 하면, 에너지에 굶주린 뇌를 먹여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인간은 이상의 세 가지 원칙을 모두 실천한다. 즉 우리는 ① 요리를 하고 고기를 먹으며, ② 늦게 성장하고, 어른이 되어 자식을 낳으며, ③ 두 발로 걸음으로써 네 발로 다니는 침팬지보다 에너지를 절약한다. 이번 연구는 `느린 성장`과 `큰 뇌` 간에 상충관계(trade-off)가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취리히대의 카렐 반 샤이크 교수(영장류학)는 설명했다.
 “다음 연구과제는 다른 영장류에게서도 인간과 유사한 상충관계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매우 어렵다. 인간과 근연관계에 있는 영장류를 대상으로 PET를 이용하여 성장기 뇌의 포도당 사용량을 측정하는 것은 멋진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더욱이 적당한 연구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침팬지의 경우에는 그 같은 연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9959&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8-29 
원문
http://news.sciencemag.org/biology/2014/08/why-do-humans-grow-so-slowly-blame-brain
※ 원문정보: Christopher W. Kuzawa, “Metabolic costs and evolutionary implications of human brain development”, Published online before print August 25, 2014, PNAS August 25, 2014.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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