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별 사이 공간에도 음악이... 기본 카테고리
2014.11.26 16:59 찬찬 Edit
‘인터스텔라’, 별 사이 공간에도 음악이...
‘인터스텔라’ 별 사이 공간에서 나는 소리-나사 동영상 출처
(http://www.youtube.com/watch?v=jgQ9THRckJ0)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에 나오는 한스 짐머의 유려한 배경 음악은 신비로운 우주의 모습 만큼이나 우리의 귀를 사로잡는 데요.
그렇다면 영화가 아닌 진짜 말 그대로의 인터 스텔라 ‘별 사이의 공간’에서도 '음악‘이 울려퍼지는 걸 알고 계셨나요?
미국 아이오와 대학 물리학 교수인 돈 거네트에 따르면, 별 사이 공간에서는 이온화된 가스인 ‘플라즈마’ 속 전자들의 파장이 수백~수천 헤르츠 사이의 소리 주파수를 발생시킨다고 합니다.
미국 우주항공국 나사가 1977년 발사한 최초의 항성간 탐사 우주선 보이저 1호가 전송한 데이터들을 분석한 결과인데요.보이저 1호가 별 사이의 공간을 통과하면서 ‘듣고’ 수집한 ‘음악’의 음정과 주파수를 통해 별 사이 공간에 차있는 가스의 농도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별들은 태양풍이 퍼뜨린 거대한 거품 같은 자력에 둘러싸여 영향을 받고 있는데, 이 자력 가까이를 통과할 때는 300 헤르츠의 소리가 나고, 이 자력을 벗어났을 때는 가스의 농도가 짙어지면서 2000~3000 헤르츠의 소리가 났다고 하는 것이죠.
이 음악 소리들은 2012년 10월~12월과 2013년 4월~5월 태양의 폭발활동이 있었을 때 울려퍼졌다고 합니다.
태양의 자기장이 분출하면 뜨거운 자기구름(CMEs ; Coronal Mass Ejections)이 태양풍에 의해 별 사이의 공간으로 폭풍처럼 퍼져나가는 데, 이 자기구름이 플라즈마 속을 통과할 때기타를 치는 손가락처럼 가스를 진동시켜 소리가 난다는 것이죠.
거넷 교수는 이 음악소리가 태양풍에 의한 것뿐 아니라 태양계 바깥의 충격파들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을 거라 추측하고 있다고 합니다.
별 사이의 공간 뿐만 아니라 별들도 물론 음악 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이러한 별들의 진동으로 인한 소리를 연구하는 ‘항성 진동전파학’이라는 학문도 있습니다. 항성 진동전파학에 따르면 별(항성)들은 고유의 진동을 가지고 있어서 그 진동에 따라 특유의 소리를 내는데, 별의 나이, 크기, 화학적 원소 구성에 따라 그 소리가 다르다고 합니다. 프랑스 연구팀이 코로 우주망원경을 통해 수집한 ‘HD49933 항성’의 소리들에 대한 연구가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리기도 했죠.
별의 표면이 흔들릴 때 발산하는 미묘한 빛의 변화 신호들을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바꿔 별 내부의 상황을 가늠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지구의 지진파를 통해 지구 내부의 상황을 판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위의 화면에서 보듯 느리게 회전하는 별들의 소리는 음조의 변화가 적고, 거대한 별들일수록 ‘쉬익’하는 소리를 내는 ‘히스 노이즈(Hiss noise)’가 많다고 합니다
별들의 소리와 별들의 진화 ‘네이처’ 동영상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IzeJq3CbiZM)
과학저널 ‘네이처’에 따르면 별이 내는 소리 속의 ‘쉬익’ 하는 소음(히스 노이즈 Hiss noise ; 자기 테이프에 녹음된 소리 중 고음역대에 발생하는 ‘쏴’하는 잡음)의 양을 분석하면 별의 표면에 작용하는 중력과 별의 진화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별 소리를 사용하여 음악을 만든 레게 록 그룹 ‘에코 무브먼트‘ 사진 출처
(http://www.breakthruradio.com/admin/djdrew/page/24)
에코 무브먼트의 노래 ‘인더 비기닝’ 동영상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wiFKXsY9GcY)
별들이 내는 이러한 소리들을 사용해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도 있는 데요.
미국 뉴저지의 레게 록 그룹 ‘에코 무브먼트’는 케플러 망원경으로 발견한 두 개의 별, 즉 ‘케플러 4665989’과 ‘케플러 10291683’이 내는 원음 데이터를 그대로 사용하여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케플러 4665989’의 원음 데이터를 음향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넣어 음정을 만들고 ‘케플러 10291683’이 내는 떨리는 음들을 자연음 그대로 넣어 선율을 뽑아냈다고 합니다.
2012년 7월 ‘에코 무브먼트’가 새 앨범을 내면서 진행한 콘서트에는 미 항공우주국 나사와 관련된 다수의 과학자들도 참석했다고 하는 데요.과학을 좋아하는 음악인들과 음악을 사랑하는 과학자들의 아주 특별한 만남 속에서 서로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와 소통의 우주가 새롭게 생성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