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크 익크 흐느적 흐느적 우리 몸짓으로 건강을 이길우 기자의 기찬몸

양생택견 만들어 보급하는 택견꾼 도기현씨

 

 ‘익크’는 택견의 독특한 기합이다. 놀랐을 때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 말이기도 하다. ‘익’할 때는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고, ‘크’할때는 입에서 숨이 새어나온다. ‘익크’소리를 제대로 내면 숨을 들이쉴때 배에 힘이 들어갔다가 자연스럽게 빠지는 강한 복식호흡이 되면서, 단전호흡으로 이어진다. 발길질처럼 큰 동작을 하면서 일정하게 ‘익크’ 소리를 냐면 호흡이 거칠어지지 않아 안정적인 몸의 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 ‘익’하고 숨을 들이쉬며 힘을 쓰고, ‘크’하고 숨을 내쉬며 몸을 푸는 것이다. ‘익크’의 숨어있는 호흡법이다.
 전세계 무술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택견의 대표적인 동작인 ‘품밟기’는 온 몸의 힘을 뺀 채, 흐느적거린다. 무술의 동작이라고 보기 어색하다. 다리의 중심인 오금(무릎 뒷쪽)을 구부렸다가 펴면서 마치 수양버들이 바람에 휘날리듯 흥청거린다. 중국의 태극권도 부드럽긴 하지만, 다리는 굳건히 고정시킨채 상체와 팔만을 부드럽게 한다는 점에서 택견과는 다르다. 오금의 연속적인 굴신을 바탕으로 온 몸에 힘을 빼는 극단적인 부드러움은, 탈춤이나 지신밟기,상모돌리기 자세 같은 한민족 독특한 몸짓에 녹아있다. 박자가 빠르면 오금을 조금 구부리고, 느리면 오금을 많이 구부린다. 오금은 힘의 원천이다. ‘오금이 저린다’ ‘오금도 못 편다’는 말이 있듯이 오금은 우리 몸의 기(氣)가 들어오고 나가는 중요한 통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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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크’와 품밟기는 다른 무술에서는 찾기 힘든 택견의 독특한 기합과 몸짓이다.
 스스로를 ‘택견꾼’이라고 부르는 도기현(56)씨는 대학생 시절부터 택견에 매달렸다. 어린 시절부터 걱종 무술을 익혔고, 연세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한 도씨는 서울 사직공원의 노인정에서 소일하던 한 노인을 찾아가 택견을 가르쳐줄것을 간청했다, 그 노인은 초대 택견인간문화제로 지정됐던, 구한말 택견의 마지막 전승자였던 고 송덕기(1893~1987)옹이었다. 처음엔 거절했으나 젊은 대학생 도씨의 간절함에 감탄한 송 옹은 인왕산에 있는 자신의 수련터에 도씨를 데려가 택견을 전수했다. 도씨는 미국 유학을 다녀온뒤 인사동에 도장을 차리고 결련택견협회를 만들어 택견을 전수해왔다,
 “조선시대 임금이 밤에 백성의 삶을 살피기 위해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암행할때, 무사들이 무기를 들고 호위할 수 없어 택견의 고수들이 맨몸으로 호위하곤 했어요.” 도씨는 택견이 조선시대에 양반들이 즐겨했던 고급문화이자, 강인한 무예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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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인사동 거리에서 매주 토요일 ‘택견 배틀’을 열어 젊은이들에게 민족무술을 전파하면서, 택견과 검도, 쿵푸가 대결하는 코믹 무술영화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던 도씨가 고령화 시대를 맞이해 어르신들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택견 운동을 개발하고 보급에 나섰다. 이름도 ‘양생택견’이라고 붙혔다.
 “오랜 세월 우리민족의 체질에 맞게 이루어낸 건강법이 있음에도 요가나 헬스 같은 남의 것을 따라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우리에게는 우리 것이 가장 적합하고, 민족적 자긍심도 갖게 돼요.”
 도씨는 택견의 여유롭고 편안한 움직임과 품밟기의 오금질에 진도아리랑과 해주아리랑 등 우리 곡조를 배경으로 깔았다. 음악만 들어도 흥겨움에 어깨춤이 절로 우려나오는데, 여기에 육자결의 호흡법과 12경락을 자극하는 양생술을 곁들였다.

 


 택견에서는 팔의 움직임을 ‘활개짓’이라고 한다. 양생 택견의 활개뿌리기는 손에 묻은 물을 털 듯이 팔을 쭉 펴서 뿌리는 택견동작이다. 상대와의 견주기에서 순간적으로 팔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팔을 쭉 펴면서 손등으로 상대의 턱을 빠르고 강하게 가격할 수 있는 동작이다. 팔을 펴는 순간 폐경(肺經)에 자극이 되는 폐가 좋아지는 동작이다.
 밖가지치기는 팔을 쭉 뻗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크게 휘두르는 동작이다. 손끝이 칼날처럼 힘차게 안에서 밖으로 뻗어 나간다. 팔의 힘이 새끼손가락에서 출발하여 팔의 바깥쪽으로 쭉 타고 들어간다. 심경(心經)을 자극해 심장의 기능을 강화시켜준다. 
 턱걸이는 발을 앞으로 내딛으며 손바닥을 뒤로 젖혀 상대의 턱을 치면서 밀어 내는 강력한 택견 동작이다. 심포경(心包經)에 자극을 주는 동작으로, 몸을 푸는 기능과 함께 무예의 원리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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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씨는 택견의 3박자를 설명한다. “기마민족의 유전자에는 2박자인 엄마의 심장소리보다는 ‘다가닥,다가닥’하는 말발굽의 3박자가 익숙할 수 있어요. 한민족 민요의 대부분이 3박자이고, 춤사위도 3박자를 기본으로 해요. 우리가 힘을 쓸때도 ‘하나,둘, 셋’ 하잖아요. ”        
 도씨는 택견의 3박자는 단순한 3박자가 아니라 ‘강,약,약’, ‘약,약,강’의 악센트가 있는 3박자이고, 강 역시 그저 힘이 들어가는 강이 아니라, 그 순간에 ‘탁’하고 뿌리듯 힘을 내뱉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마치 탈춤과 승무에 있는 팔을 뿌리는 동작과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처음엔 뿌리지 못했어요. 스승께선 ‘손에 묻은 물을 털어낼 때처럼 힘을 뿌려내라’고 했어요. 너무 간단하고 당연한 우리 민족의 몸짓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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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씨가 만든 양생택견은 제자리에 서서 오장에 자극을 주며 몸을 푸는 ‘오장상생마당’, 온 몸을 두드리며 자극해 몸을 깨우는 ‘두드리기 마당’, 택견 기본동작으로 몸에 활력을 주는 ‘기본마당’, 경락을 자극하고 육자결의 호흡을 하는 ‘경락마당’, 온 몸에 힘을 넣어주는 ‘뱃심내기마당’ 등 5개 본때마당으로 구성돼 있다.
 도씨는 “젊은이들에게 무료로 양생택견을 가르쳐 전국에 지도자로 내보낼 계획입니다.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도 주면서 어르신들에게 건강을 드릴 수 있어 보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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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동영상 결련택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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