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는 인간의 본능이자 축복/이길우 건강이야기 2 건강칼럼

오로지 걷는 능력으로 사냥하는 부시맨

 

아프리카 부시맨들이 좋아하는 사냥감중에 ‘쿠두’라는 영양이 있습니다. 몸무게가 300㎏까지 나가고 몸길이가 2m에 이르는 대형 동물입니다. 부시맨들은 두 명이 한 조로 사냥에 나섭니다. 굳이 사냥에 칼이나 창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목표물이 정해지면 추격을 합니다. 인간이 자신을 따라오는 것을 눈치챈  쿠두는 도망가기 시작합니다. 부시맨은 결코 서두르지 않습니다. 그냥 따라갑니다. 때로는 뛰어가고, 주로 걸어서 따라갑니다. 하루종일 따라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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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시맨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때가 되면 배를 채우고, 계속 따라갑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째가 되면 앞서가면 쿠두의 속도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부시맨은 같은 속도로 따라갑니다. 사흘째가 되면 드디어 승패가 납니다. 앞서 도망가던 쿠두가 입에 거품을 내며 쓰러집니다. 자신을 따라오는 추격자에 대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멈추는 것입니다. 그러면 따라가던 부시맨은 창으로 마무리합니다.  쿠두를 짊어지고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의기양양하게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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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시맨의 사냥법에서 인간의 걷는 기술과 힘이 얼마나 위력적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은 빠르지는 않지만 오래 걸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입니다. 오로지 걸을 수 있다는 능력으로 자신의 두세배되는 동물을 쓰러뜨릴 수 있는 것입니다.

 

 

 갓 태어난 아이를 생각해 봅시다. 부모가 시키지 않아도 아이는 때가 되면 일어나서 걸으려고 무진 애를 씁니다. 수십만번 일어나려다 넘어지고, 쓰러지고 해도 아이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걷는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자, 최고의 뛰어난 능력인 셈입니다. 문명화 되기 전엔 간난 아이는 걷기까지 엄청난 시행착오와 고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기어다니는 동안 아이의 척추를 비롯한 골격과 근육이 단단해 집니다. 인간은 다른 대부분의 포유류와는 달리 미숙아를 낳습니다. 말이나 소 등 가축들은 태어나자마자 걸을 수 있는데 비해 인간은 최소 1년간 부모가 잘 보살펴야 걸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가능한 작게 낳아야 임신했던 어머니가 골반 등 본래의 체격을 해산뒤에도 유지할 수 있게 진화하지 않았나 추측해 봅니다. 그래야 어머니가 계속 잘 걸을 수 있을 것입니다. 걸을 수 있는 한돌짜리 아이를 임신해 해산한다면 뱃속의 아이가 너무 커서 어머니의 골격이 뒤틀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아이는 충분히 기어다니며 운동해야 척추 등 온 몸의 뼈가 제자리를 잡고 성장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어머니들은 아이들을 보행기에 태워 키웁니다. 마구 기어다니며 사고를 칠 수  있고, 보행기에 앉혀 놓으면 부모가 다른 일을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보행기 덕분에 아기들은 충분히 몸의 뼈를 성장시키지 못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는 의자에 앉아 공부하는데 내몰립니다. 결국 척추는 휘어집니다. 수많은 학생들이 척추측만증에 시달리는 이유입니다. 직장에 출근해서도 대부분 앉아서 생활합니다. 목뼈는 일자와 거북이형으로 변합니다. 컴퓨터 화면을 보고, 스마트폰을 보느라 목뼈(경추)가 제대로 제 형태를 유지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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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온 몸의 뼈대는 물질문명의 이기 탓에 변형된 형태로 굳어 갑니다. 근본적인 뼈 교정 운동을 해야 하는데,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야 하기에 포기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나이들면 무릎관절염과 허리 디스크병, 고관절 질환에 허덕이게 됩니다. 걷다가, 지팡이를 짚고, 휠체어에 의지하다가. 누워서 죽는 것을 인간의 숙명으로 받아들입니다. 어쩌면 자신의 병고를 운명이자, 팔자라고 자위하는 단계로 들어 갑니다.
 계단을 내려가기 겁내고, 산에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순간, 인간의 자존감은 무너집니다.
 자신이 만지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자신이 모는 자동차의 제원에 대해선 많은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면서도, 100년을 사용하는 자신의 몸에 대해선 무관심한 것이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다행히 주말 산행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걷기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인구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올바른 걷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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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몸에 뼈가 몇개이지? 근육과 관절의 작동 원리는 무엇이지? 왜 아프지? 오장육부는 무엇이고, 그 각각의 특성은 무엇이지? 왜 발목은 겹지르고, 어깨엔 오십견이 오는 것일까? 육체의 노화는 왜 필연적으로 오고, 그 노화를 말릴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런 의문을 갖고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건강은 따라옵니다. 그리고 그런 의문은 일찍 가지면 가질수록 늙어서 몸을 갖고 고생하는 일이 적어질 것입니다. 그런 노력의 기본은 잘 걷는 것입니다. 나이들어서 길거리를 가다가 누가 뒤에서 부르면 꾸부정하게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누구야?”라고 대답하는 것보다, 휙 고개를 돌리며 “누구야?”라고 대답하는 당신이 당당하고, 멋질 것입니다.
 

글  이길우 선임기자

동영상  영국 BBC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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