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 청산선사 2/도인열전 2 도인열전

국선도 청산선사 2/득도의 사명

청산선사께서 이처럼 속세에 나와 활동을 하신 데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선사께서는 경계가 구분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범위가 아주 넓으신 분이셨다. 농사꾼과 만나면 농사꾼이 되고, 학자들과 만나면 학자가 되고, 수도인(修道人)을 만나면 수도인으로서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며 그들의 길을 터주는 스승이 되어주셨다. 그런 품성을 지닌 분이 굳이 세상에 몸을 드러내신 것은 인류에게 중요한 무엇인가를 알리고 전해주기 위해서였다. 물론 그것은 선사가 선대 스승들로부터 받은 사명이자 스스로의 정명일 것이다.
  
 선사는 어린 나이에 스승을 만나 납치되다시피 하여 산에서 근 20년간을 우리 민족 전래의 밝돌법, 즉 국선도를 수도하시어 득도하셨다. 그리고 앞으로 닥칠 환란에서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 직접 체득하신 국선도를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야 하는 임무를 받으셨다. 
 선사는 60년대 말에 하산하신 후로 1984년도 대갑자년이 되면 재입산해야 한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 그리고 1984년도 이후부터는 기울어진 지구의 지축이 바로 서기 시작하면서 후천세계로 들어간다고도 하셨다. 그 이후 점차적으로 지구에 큰 변화가 오게 되고 언제부터인가 수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는데, 그때 죽음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국선도 수련법이라는 점을 강조하셨다. 
 그래서 선사께서는 국선도 수련이 무엇인가를 알리고 또 수련을 하면 이 정도의 도력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이고자 하셨다. 선사가 보이신 도력 시범들을 그저 눈요깃거리로만, 또는 감탄의 대상으로만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가 말씀하신 ‘환란’은 요즘 세계적인 예언가들이 말하는 내용과도 비슷한 점이 있다. 그렇지만 선사께서는 “이렇게 될 것이다”에서 그치지 않고 “그러니 우리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메시지까지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주셨다. 또한 결국 인류가 이르게 될 지상낙원의 모습까지도 세세히 예언하였다. 이는 선사가 저술하신 <삶의 길>에 잘 나와 있는데, 이 책에서 우리는 그 예언들의 의미를 수많은 일화와 더불어서 상세히 살펴보게 될 것이다. 
 
 

필자는 선사의 예언에 대해 깊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 국가적인 중대사가 있을 때마다 미리 정확하게 미래를 내다보시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아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박정희 대통령이 살아 있을 때는 그분의 죽음에 대해 오래전부터 언급하셨고, 서거하기 한 달 전쯤에는 “박대통령의 명(命)이 이제 한 달 남았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정말로 한 달 만에 TV 뉴스에서 서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선사께서는 그 인물이 언제 어디에서 태어났는가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듯싶다. 특히 오래전부터 김일성과 박정희 두 사람을 비교하시며 ‘인걸지령법(人傑地靈法)’으로 풀어보면 김일성은 제 명에 죽게 되고 박정희는 남의 손에 의해 죽게 된다고 말씀하시기에 “인걸지령법이 뭐예요?” 하고 여쭤보니 이렇게 답해주셨던 기억이 있다.  
 “누구나 사람은 자기가 태어난 땅의 지기를 받고 태어나는데, 태어난 곳을 정확히 알게 되면 그곳과 결부시켜 풀다가 마지막에 그 사람의 사주를 집어넣으면 몇 날 몇 시에 어떻게 죽는다는 것이 정확히 나온다.” 
 그러시고는 “김일성은 만경대에서 태어났는데……” 하시며 마치 어렸을 때 아이들이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하는 노래를 부르듯이 쭉 이어서 무슨 말씀을 하시고는 “그래서 언제 어떻게 죽게 된다.”고 설명하셨는데, 당시에는 필자의 나이가 어려 제대로 이해를 못했다. 어쨌든 희미한 기억을 되살려 보면 이런 식으로 혼잣말 비슷하게 죽 읊으셨던 것 같다.  
 “박정희는 구미 사람이고, 구미란 거북이 꼬리를 말하는 것이고, 거북이는 … 소가 밟고, 소이기 때문에 열심히 일을 하게 되고, 소는 죽을 때 타살이 되는데, 사주를 넣으면 어떻게 어떻게 해서 언제 어떻게 죽는다.”
 그리고 1983년 10월 9일에는 미얀마의 수도 양곤에 있는 아웅산 묘소에서 북한의 테러에 의해 우리나라 정부 요인들이 많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당시 그들이 출국하던 날에 비가 내렸다. 나는 아버지 곁에서 어쩌다가 김포공항에서의 기자회견 생중계를 TV로 보게 되었는데 그때 선사께서 나직하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하늘도 저렇게 울고 있는데 뭐 하러 가는지 모르겠다.”
 내가 궁금해서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하고 여쭈니, “나가지 말고 그냥 우리나라로 부르면 될 터인데 다들 울러가는구나” 하며 한숨을 쉬고 계셨다.  속으로 ‘뭔가가 있나 보다’라고만 생각하고 잊고 있었는데, 다음날 폭탄테러로 정부의 핵심요원 열일곱 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은 대참사가 벌어졌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 그제야 저것을 두고 하신 말씀이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 당시 전두환 대통령에게 귀띔만 해주었어도 그런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세상 일이 마음같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선사께서는 실제로 다가올 비극을 막아보려고 애쓰시다가 옥고를 치르신 적도 있다. 이는 광주 민주항쟁과 얽힌 이야기인데, 뒤에서 자세히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글 진목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