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1일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화성 로봇 탐사차 퍼시비런스가 암석 채취를 위해 드릴로 구멍을 뚫고 있는 모습. 나사 제공
지난 3월11일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화성 로봇 탐사차 퍼시비런스가 암석 채취를 위해 드릴로 구멍을 뚫고 있는 모습. 나사 제공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화성 로봇탐사차 퍼시비런스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만에 화성 암석 채취에 나서 24번째 표본을 수집했다.

나사는 퍼시비런스의 화성 1088일째인 지난 3월11일 수집된 이 표본은 ‘분센 피크’라는 이름의 폭 1.7m, 높이 1m 크기의 바위에서 채취한 것으로, 먼 옛날 오랜 기간 물과 접촉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표본을 수집한 장소는 홍수로 강물이 불어나 범람했던 협곡 입구 근처의 예제로 충돌구 가장자리 ‘마진 유닛’이다. 목욕 뒤 욕조에서 물이 빠질 때 욕조 벽에 남는 테두리 흔적처럼, 가장자리를 따라 퇴적물이 풍부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분센 피크 표본은 이 지역에서 수집한 세번째 표본이다.

퍼시비런스가 표본 채취를 위해 뚫은 암석 구멍의 바닥. 나사 제공
퍼시비런스가 표본 채취를 위해 뚫은 암석 구멍의 바닥. 나사 제공

물에서 만들어진 광물…생명체 찾기에 좋은 표본

퍼시비런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켄 팔리 캘리포니아공대 교수(지구화학)는 “한마디로 예제로 충돌구에서 우리가 발견하기를 바랐던 종류의 암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채취한 암석의 거의 모든 광물은 물에서 만들어졌다”며 “지구의 경우 물에서 퇴적된 광물에는 고대 유기물과 생물의 흔적이 잘 보존돼 있다”고 강조했다.

나사는 퍼시비런스에 탑재된 분광기로 분석한 암석의 성분은 거의 순수 실리카로 결합된 75% 순도의 탄산염 알갱이라고 밝혔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수석조사관 모건 케이블에 따르면, 탄산염과 인산염, 실리카의 존재는 고대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한 이상적인 조건이다.

퍼시비런스가 표본을 채취한 바위 ‘분센 피크’. 나사 제공
퍼시비런스가 표본을 채취한 바위 ‘분센 피크’. 나사 제공

퍼시비런스가 수집한 화성 암석과 흙 표본을 담는 용기는 분필 막대 크기만 하다. 목표는 38개의 용기에 표본을 채우는 것이다. 지금까지 목표 달성률은 63%다. 2021년 8월6일 첫 화성 암석 표본을 수집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수집한 24개의 표본 중 21개는 암석, 2개는 표토, 1개는 공기다.

2021년 2월 화성에 착륙한 퍼시비런스의 주요 임무는 고대 생명체 흔적을 찾고 화성 암석 표본을 수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