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로켓이 20일 300번째 궤도 진입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 제공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로켓이 20일 300번째 궤도 진입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 제공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가 ‘300번째 로켓 궤도 진입’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스페이스엑스는 20일 오후 3시11분(한국시각 21일 오전 5시11분)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우주군기지에서 인도네시아 통신위성을 실은 팰컨9 로켓을 쏘아올렸다. 위성은 발사 35분 후 궤도에 성공적으로 배치됐다.

머스크는 발사 성공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에 “팰컨9이 300번째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스페이스엑스의 게시물을 소개하며 스페이스엑스팀에 축하 인사를 보냈다.

300번째 궤도 진입은 스페이스엑스가 2010년 6월 처음으로 팰컨9 로켓 발사에 성공한 이후 14년만에 세운 대기록이다. 팰컨9은 특히 이 기간 동안 2015년 6월 한 차례를 빼고는 모두 발사 후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성공률로 따지면 99.7%다.

300회 발사 중 232회는 재사용 로켓을 이용한 비행이었으며, 1단 추진체를 회수한 횟수는 258회에 이른다. 로켓의 재사용 횟수 최고 기록은 지난해 12월에 세운 19회다. 300번째 임무를 수행한 1단 추진체는 이날 17번째 날아올랐다.

이륙하고 있는 팰컨9의 9개 엔진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스페이스엑스 제공
이륙하고 있는 팰컨9의 9개 엔진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스페이스엑스 제공

232회는 재사용 로켓 사용…올해 140회 이상 발사 목표

팰컨9은 케로신(등유)과 액체산소를 추진제로 쓰는 2단 로켓으로 높이 70m, 지름 3.7m에 엔진은 9개다. 지구 저궤도까지 22.8톤의 탑재물을 올려놓을 수 있다. 팰컨9이란 이름은 미국의 1970년대 공상과학(SF)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우주선 밀레니엄 팰컨(Millennium Falcon)에서 따왔다.

스페이스엑스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16차례 로켓을 발사했다. 스페이스엑스는 올해 140회 이상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말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내년에는 한 달에 12번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전 세계 우주 화물의 약 90%를 궤도에 올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엑스의 지난해 발사 횟수는 96회였다.

스페이스엑스는 주력 로켓인 팰컨9 1단계 추진체를 3개 묶은 팰컨헤비도 운용하고 있다. 팰컨헤비는 지금까지 9차례 발사됐다.

지난해 11월 실시한 스타십 2차 시험발사에서 1단과 2단 추진체가 분리되고 있는 모습. 스페이스엑스 제공
지난해 11월 실시한 스타십 2차 시험발사에서 1단과 2단 추진체가 분리되고 있는 모습. 스페이스엑스 제공

역대 최강 스타십, 3월 중 3차 시험발사 예정

머스크가 화성 여행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역대 최강 로켓 겸 우주선 스타십은 3차 시험발사를 앞두고 있다. 머스크는 3월 둘쨋주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궤도에 도달할 확률은 80%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실시한 2차 시험발사에선 고도 76km 상공에서 1단 발사체를 분리하는 데까지 성공했으나 고도 148km 부근에서 교신이 두절됐다.

스타십의 시험비행 목표는 고도 240㎞의 궤도에 오른 뒤 지구를 한 바퀴 돌아 90분 후 하와이 인근 태평양 해상에 착수하는 것이다.

스타십은 ‘슈퍼헤비’로 불리는 로켓(1단)과 우주선을 겸하는 ‘스타십’(2단)으로 이뤄져 있다. 로켓(70m)과 우주선(50m)을 합친 높이가 120m로 40층 건물 높이에 해당한다. 아폴로 우주선을 달에 보냈던 새턴5 로켓보다 9m가 더 높다. 1단과 2단을 모두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으나 시험비행에서 재사용을 위한 해상 바지선 회수 프로그램을 가동하지는 않았다.

엔진 수는 1단 슈퍼헤비에 33개, 2단 스타십에 6개를 합쳐 모두 39개다. 이는 현재 이 회사의 주력 로켓인 팰컨9의 4배다. 연료를 모두 주입한 스타십의 총 중량은 4900톤(건조중량 300톤)이나 된다.

추력은 7500톤으로 최대 150톤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이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를 위해 개발한 에스엘에스(SLS)의 거의 두배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