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물 인터넷'이 만들어진다…어떤 일이 생길까 기술IT

ica1.jpg » 이카루스팀이 새의 등에 부착한 송신기. 막스플랑크조류연구소

우주정거장에 설치된 특별한 안테나

2025년엔 메뚜기 등에도 송신기 부착

 

지난 15일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러시아 모듈 즈베즈다 외부에 한 대형 안테나가 설치됐다. 2명의 러시아 우주비행사가 7시간이 넘는 작업 끝에 설치한 이 안테나의 1차 임무는 사람이 아닌 동물과 교신하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동물의 몸에 부착된 송신기에서 보내는 정보를 받아 지상의 과학자들에게 전달해준다.
이 특별한 안테나는 `우주를 이용한 동물연구국제협력', 즉 이카루스(ICARUS)팀이 야생동물 추적 시스템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벌이고 있는 소형 송신기 부착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야생의 동물을 추적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동물을 포획한 뒤 동물의 몸에 추적장치를 다는 것이었다. 그런 다음 동물을 놓아주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포획해 추적장치를 회수했다. 위성으로 동물의 위치정보를 파악하는 방식은  1980년대 이후 등장했다. 추적 장치는 갈수록 작아지고, 정확해지고, 저렴해지고 성능까지 더 좋아졌다.
이카루스팀을 만든 프린스턴대, 코펜하겐대, 예일대, 히브루대 과학자들은 이런 흐름의 최전선에서 전지구적 차원의 동물 행동 추적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메뚜기 등에 부착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추적장치를 개발해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팀의 일원인 예일대 생태진화생물학 교수 월터 제츠(Walter Jetz)는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동물 행동 및 이동에 관한 연구에서 이른바 `양자도약'(대도약)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전지구 차원에서 실시간으로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라고 말했다.
제츠 교수에 따르면 과거에는 추적 연구라고 해봤자 기껏해야 한번에 수십마리까지만 가능했다. 꼬리표는 지나치게 컸고 판독하는 데도 비용이 많이 들었다. 그는 이카루스는 규모와 비용면에서 다른 어떤 것보다 적어도 한자리수, 궁극적으론 몇자리수까지 앞서는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ica2.JPG » 동물 몸에 부착한 송신기는 우주정거장의 안테나에 동물과 그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보낸다. 유튜브 갈무리

자연재해 경보에서 치명적 질병 모니터링까지


이카루스 시스템의 핵심은 각 송신기에 들어가는 센서들이다. 센서들의 무게는 각각 5g에 불과하다. 센서의 종류도 다양해 온도와 압력, 습도 센서는 물론 GPS 모듈, 가속도계 및 자력계까지 있다. 여기에 동력을 공급할 태양 전지판과 배터리가 추가된다. 모양도 다양하게 할 작정이다. 작은 백팩 형태는 물론, 발목 또는 손목 밴드 모양, 물고기처럼 미끄러운 동물에도 부착할 수 있는 꼬리표 형태도 가능하다. 송신기들은 하루 4차례씩 우주정거장 안테나가 탐지할 수 있는 영역에 들어올 때마다 223바이트 용량의 데이터를 보낸다. 
 이카루스 시스템의 직접적인 목적은 동물의 이동 패턴을 추적하는 것이지만, 송신기에 내장된 센서들이 보내는 정보들은 아주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우선 동물의 가속도, 지구 자기장과의 관계, 동물들이 이동하는 지역의 습도, 기압 및 온도를 추적할 수 있다. 센서를 단 동물들이 지능형 센서로서 생태계 감시자 노릇을 하는 셈이다. 이를 이용하면 침입종의 번식을 막고 생물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대책을 적절하게 마련할 수 있다.
또 사막화나 기후변화 같은 장기적 흐름과 그것이 지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예컨대 여름은 갈수록 더워지고 겨울은 갈수록 짧아지면서 철새들의 이동 패턴이 바뀌고 있다. 어떤 새들은 더 북쪽으로, 또 어떤 새들은 더 높은 곳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구 기온 상승하면 메뚜기같은 곤충들의 분포지역도 달라진다. 센서를 통해 이런 정보를 알게 되면 좀더 효과적인 농업 정책을 펼칠 수 있다.
지진같은 급박한 자연재해가 동물들의 행동 및 이동 패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지진이나 화산폭발 직전에 이를 예감한 동물이 이상 행동을 보이면, 이를 즉시 파악해 자연재해 경보로 활용할 수 있다.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는 지진해일이 발생하기 몇시간 전에 이 지역의 플라밍고들이 번식지를 떠나 숲으로 날아가는가 하면, 리조트에 있던 코끼리들이 사슬을 끊고 고지대로 도망치는 일이 벌어졌다. 이카루스 센서들은 이런 이상행동의 비밀을 풀 정보를 줄 수 있다.

치명적 질병의 확산 메카니즘에 대한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기존 전염병 10개 가운데 6개, 신종 전염병 4개 가운데 3개가 동물로부터 전염이 확산된 것이라고 한다. 이카루스 수석전략가 마틴 위켈스키(Martin Wikelski)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숙주로 알려진 아프리카 큰박쥐(African fruit bats)의 행동을 파악하는 데 이 시스템을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이카루스 시스템은 동물이 어디에 있는지 뿐 아니라, 거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ica3.jpg » 국제우주정거장 모듈 외부에 이카루스 안테나를 장착하고 있는 러시아 우주비행사들. ESA 제공

내년초 1000개 부착...10만개까지 늘릴 계획

 

이카루스팀은 2019년 초까지 1000개의 송신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처음엔 큰박쥐, 아기 거북, 앵무새,  작은 울새류(songbirds)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송신기를 10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동물 세상에도 디지털 네트워크가 형성된다는 걸 뜻한다. 스마트폰은 지구촌 수십억명을 인터넷으로 연결시켰다. IT기업들은 현재 모든 사물을 네트워크화하는 만물인터넷을 구축해가고 있다. 이카루스 시스템이 완성되면 여기에 `동물인터넷'까지 더해지는 셈이다. 이는 인간-사물-동물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이카루스팀은 멸종 위기의 코뿔소 등 일부 민감한 정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수집 데이터들을 `무브뱅크'(MoveBank)라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온라인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 데이터들은 일차적으로 막스플랑크-예일(Max Planck-Yale) 생물 다양성 운동 및 지구 변화 센터 과학자들의 분석을 거친다고 한다.

 

출처
https://newatlas.com/internet-of-animals-icarus-sensors/55939/
https://news.yale.edu/2018/08/14/space-based-tracker-give-scientists-beyond-birds-eye-view-wildlife
https://icarusinitiative.org/about-icarus
https://bigthink.com/kevin-dickinson/5-ways-tracking-animals-from-space-can-benefit-us
https://www.dlr.de/blogs/en/all-blog-posts/ICARUS-Understanding-and-protecting-life-on-Earth-by-giving-animals-an-opportunity-to-communicate.aspx/searchtagid-66587/
안테나 7시간 걸려 설치-태양전지로 작동
http://www.spaceflightinsider.com/missions/iss/russian-spacewalk-runs-into-overtime-during-icarus-experiment-installation/
https://www.tagesschau.de/ausland/icarus-101.html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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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