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0년후 미래직업-① 가상공간 디자이너 사회경제

가상현실2.jpg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가상현실 전용관에서 헤드셋과 헤드폰을 끼고 동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thevrcinema.com

 

마이크로소프트 '2025년 직업 탐구 보고서' 발표

 

새로운 기술은 한편에선 지금의 직업을 사라지게 하고, 다른 한편에선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낸다. 미 노동부는 지금 대학생들의 65%는 아직 등장하지 않은 직업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추정한다. 그렇다면 미래의 고용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려면 지금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까? 미래의 꿈나무들을 키우고 있는 교육자들에겐 크나큰 숙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영국의 컨설팅그룹 ‘퓨처 러버러토리’(Future Laboratory)와 함께 지금의 학생들이 미래에 일하게 될 직업들을 전망하는 보고서 <2025년 직업세계 탐구>를 내놨다.  각 분야의 기술 발전에 초점을 맞춰 어떤 것들이 10년 후에 창의적 일자리가 될지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10가지 유망 직업군을 정리했다. 가상공간 디자이너에서 우주여행 가이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래 직업들은 아직 등장하지 않은 것들이라 개념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그리 간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것은 ‘과연 그럴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관련분야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조언들인 만큼 미래의 경력을 설계하는 데 적잖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 태스크포스팀은 자료 조사와 함께 관련 분야의 기술자, 학자, 산업 분석가들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10가지 미래직업들을 하나씩 살펴본다.

가상현실-갈라티카.jpg » 가상현실 기기를 쓰고 즐기는 롤러코스터. 갈라티카 제공

  
1. 가상공간 디자이너(Virtual Habitat Designer)

 

보고서가 맨 먼저 주목한 분야는 가상현실 기술 부문이다. 아마도 미래 직업 가운데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고 대중성이 큰 분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상현실 기술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소비자가전쇼)에서 가장 주목받은 전시 주제 가운데 하나였다. 사상 처음으로 설치된 가상현실 전용관에는 삼성전자의 ‘기어 VR’을 비롯해 소니, 오큘러스, 대만 HTC 등 40여 업체가 관련 기기를 전시하고 체험하는 행사를 열었다. 현장을 둘러본 관람객들과 전문가들은 업체들의 경쟁 열기에서 가상현실 시장이 도약대에 올라섰다는 느낌을 받았다. 과거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했던 가상현실 기술은 어느새 생활 가까이 와 있다. 약 10만원이면 전용 헤드셋을 구입해 시중에 나와 있는 가상현실 콘텐츠들을 즐길 수 있다. 수천원에 불과한 구글 ‘카드보드’도 나와 있다. 가상현실 게임은 물론 가상현실 롤러코스터, 전용 상영관도 등장했다. <뉴욕 타임스> 를 비롯한 일부 언론에선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영상뉴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zuckerberg_vr_creepy.jpg.CROP.promo-xlarge2.jpg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삼성 신제품 행사장에서 기어VR 헤드셋을 쓴 보도진 옆을 지나가고 있다. 저커버그 페이스북에서.

 

모바일 이을 차세대 플랫폼…2020년 44조원 시장

 

예측 기관들은 2017년에는 전세계에서 1200만대 이상의 가상현실 헤드셋이 팔려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2020년에는 세계 가상현실기술 시장 규모가 400억달러(44조원)에 이른다는 전망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가상현실 시장 규모가 8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다음 10년에 걸쳐 새로운 가상현실 도메인이 출현해 일상 생활 속으로 파고들 것으로 내다본다. 인터넷 매체 <와이어드> 설립자인 케빈 켈리는 가상현실이 스마트폰 이후의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역시, 모바일 이후의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후보로 가상현실에 주목하고 있다. 그가 2014년 가상현실기기 전문업체 오큘러스를 인수한 것도 이런 판단에 따른 것이다.

 

obama.jpg »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요세미티국립공원을 여행하면 찍은 동영상을 가상현실 기기로 감상하고 있다. 백악관 인스타그램에서(https://www.instagram.com/p/BJiXMzMDa44/)


보고서는 “2025년에는 수천만명이 하루 중 상당 시간을 가상현실 환경에서 일하고 놀고 여행하면서 보낼 것”이라고 예측한다. 가상현실 기술이 더욱 정교해져 실제와 거의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몰입감과 현실감을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와 다름 없는 가상 갤러리나 축구 경기장, 유적지 등을 통해 굳이 현장에 가지 않고도 세계의 유수한 문화, 스포츠 행사와 관광지를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거의 똑같은 감흥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가상현실-나무위키2.jpg » 삼성 기어VR의 가상현실 게임 실행 화면. 나무위키

가상현실 전문가 사냥 시작…학위 과정도 개설

 

가상현실의 확산은 가상공간 디자이너라는 전혀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를 예고한다. 이미 그런 움직임은 시작됐다. 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에서만 해도 최소 200개의 가상현실 신생기업들이 함께 일할 일꾼들을 찾고 있다. 구인구직 사이트 인디드닷컴(Indeed.com)은  가상현실 기술자를 찾는 구인광고가 2014년 이후 800%나 늘었다고 밝힌다.
 발빠른 대학들은 남보다 앞서 미래세대를 위한 관련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예컨대 오스트레일리아의 디킨대(Deakin)는 가상·증강현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이온 리얼리티(EON Reality)와 제휴해, 9월부터 가상·증강현실 대학원 학위과정을 신설한다. 가상현실 학위 과정은 아마도 세계 최초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미 루이지애나의 인터텍(Intertech) 디지털미디어연구소는  가상현실 분야에서 미래 일자리를 찾는 학생들을 위해 3D 모델링과 모션 캡처, 디지털 합성 기술을 결합한 두가지 집중코스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코스는 주로 건축, 석유, 가스, 철도 산업과 사법, 군사 부문을 염두에 둔 것이다. 가상현실이 게임에서 소비자 가전과 소프트웨어제품 등 좀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해가고 있다.

 


2025년 수백만개의 일자리 창출

건축 지식과 스토리텔링 능력 필요


보고서는 2025년 가상공간 설계가 창출할 일자리는 수백만개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롭고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노동, 학습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상공간 디자이너들의 임무다. 전세계 산업 가운데 가장 흥미롭고 창의적인 직업이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주목한다.
가상공간 디자이너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건축에 대한 지식과 이야기 구성 능력이 필요하다. 보고서는 “온전한 가상세계를 상상하고 만들어낼 수 있으려면, 지금의 건축가나 도시계획자들에게 필요한 공간 디자인에 대한 전문지식과 함께 온라인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스토리텔링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고서는 또 인지심리학과 행동과학을 공부해 놓는 것이 유용하다고 조언했다. 우리 마음이 가상환경을 실제 현실처럼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인간이 시각, 청각, 촉각, 후각 같은 감각기관을 통해 주변 환경과 소통하는 방식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holorens.jpg » 마이크로소프트의 증강현실기기 홀로렌즈.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가상 사무실, 경기장, 문화유적…적용 분야 무궁무진


가상공간 디자이너가 손을 댈 수 있는 분야는 거의 무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 있는 동료들이 함께 작업하고 회의할 수 있는 초현실 가상 사무실을 구축하는 것에서부터  자신이 유명 축구선수가 돼 뛸 수 있는 가상 축구 경기장을 만들거나 마추픽추같은 세계유산을 사이버공간에서 구현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마음만 먹으면 어떤 것도 가능하다.

이를 활용하면 기존의 출퇴근이나 등교 개념에 종말을 가져올 수도 있다. 먼거리에 있는 사무실에 출근할 필요 없이 집에서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사무실로 원격출퇴근이 가능하다. 학교에서는  새로운 차원의 학습이 가능해진다. 건축과 학생은 강의실에서 가상 빌딩을 방문할 수 있다. 역사학과 학생는 앉은 자리에서 과거의 역사적 인물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가상현실이 제공해주는 학습에 열중하다 보면 졸음이 올 틈이 없을 것이다.가상현실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치매 노인이나 투병 생활을 하는 환자들을 위해 지나간 시절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가상현실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아프거나 늙은 사람들에게 과거의 추억들을 다시 보여줌으로써 고통을 줄여주고, 어렵고 힘든 지금의 상황에서 다소나마 벗어나도록 도와줄 수 있다. 보고서는 가까운 미래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상현실-나무위키.jpg » 가상현실기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전투 훈련. 나무위키

 

모든 걸 사이버공간에서…가상현실 만능시대 대비를

 

보고서는 2020년대 중반이 되면 인류가 오랜 세월 품어온 판타지를 가상현실로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예컨대 새처럼 하늘을 난다거나 외계인을 만나는 것이 가상현실에서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가상현실 업체 아치 버추얼(Arch Vitual)의 존 브로초드 대표는 “우리는 중력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 가상세계, 광속보다 빠른 여행이 가능한 가상세계를 만들게 될 것이다. 이를 실행하려면 건축 같은 분야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래의 건축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경력을 온전히 사이버공간에서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때가 되면 가상현실은 실세 세상과 거의 구별하기 힘들어진다. 사람들은 가상 환경을 만지고 심지어 냄새 맡을 수도 있게 된다. 말 그대로 가상현실 만능시대가 열린다는 게 자문을 맡은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출처
http://news.microsoft.com/en-gb/2016/08/09/human-limb-designers-and-nine-other-jobs-we-will-need-in-the-future/#sm.00000wmvyas10zfl5q4ui0p1senmy
https://blogs.msdn.microsoft.com/ukfe/2016/08/10/inspire-your-students-with-the-10-jobs-of-the-future/
https://www.microsoft.com/en-gb/athome/close-ups/futureproof/

http://www.independent.co.uk/news/education/education-news/10-jobs-graduates-will-be-applying-for-from-2026-a7179316.html
http://www.sciencealert.com/space-tour-guide-and-5-other-jobs-you-could-be-applying-for-in-2025

가상현실은 어떻게 우리 마음을 뒤흔들 수 있을까
https://theconversation.com/what-you-see-is-not-always-what-you-get-how-virtual-reality-can-manipulate-our-minds-63652

보고서 전문
http://enterprise.blob.core.windows.net/whitepapers/futureproof_tomorrows_jobs.pdf
  
https://namu.wiki/w/%EA%B0%80%EC%83%81%ED%98%84%EC%8B%A4

가상현실 전문가 인터뷰

http://singularityhub.com/2016/09/02/vr-pioneer-chris-milk-virtual-reality-will-mirror-life-like-nothing-else-before/?utm_source=Singularity+Hub+Newsletter&utm_campaign=deff09cb5a-Hub_Daily_Newsletter&utm_medium=email&utm_term=0_f0cf60cdae-deff09cb5a-57453521

미래에셋증권의 가상현실 시장 전망(2016 IFA 보고서)

http://www.smartmiraeasset.com/upload/rboard/ANALYSIS/attach/201609/a_20160909_B4510_s04775_676.pdf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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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