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도로 위의 기차 '트럭 플래툰' 자동차교통



pl1.jpg »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해 몇대의 트럭이 집단으로 밀착주행하는 플래투닝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eutruckplatooning.com/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트럭 집단주행 기술

 

자동차 자율주행 하면 우선 일반 승용차나 택시를 연상케 된다. 하지만 사실 이 기술이 더 절박한 분야는 화물트럭이다. 트럭 운전이야말로 운송 부문에서 3D 직군에 속한다. 게다가 화물트럭은 사고가 나면 승용차에 비해 인명 및 재산 피해가 훨씬 크다.  승용차 자율주행 기술에선 구글 같은 IT 기업들이 선도하고 있지만, 트럭 자율주행 기술에선 전통의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훨씬 더 적극적이다. 독일의 다임러는 2014년에 독일 마그데부르그에서 세계 첫 자율주행 트럭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엔  프라이트너 인스피레이션 트럭(Freightliner Inspiration Trucks)으로 미국 네바다주로부터 도로 주행 면허를 받았다.
 

pl12-daf.jpg » 네덜란드의 DAF 플래투닝. 유럽트럭플래투닝 제공

 

앞트럭을 1초 이내 간격으로 꼬리물기 주행


트럭 자율주행 기술에는 승용차와는 다른 지향점이 있다. 이른바 트럭 플래투닝(Truck Platooning)이다. 플래투닝이란 몇대의 트럭이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해 뒷차가 앞차를 1초(또는 15미터) 간격 이내로 바짝 따라붙어 꼬리물기주행(tailgating)을 하는 것을 말한다. 여러 대의 트럭이 마치 기차의 객차칸처럼 하나로 연결돼 달리는 격이다. 

 

pl22.jpg » 트럭 플래투닝 개념도. TNO 보고서에서 인용.

 

뒤에 있는 트럭은 레이더, 카메라, 센서 등을 이용해 앞트럭의 위치, 방향, 속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자동으로 따라간다. 뒷트럭의 운전자는 제대로 가고 있는지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자동차 당국과 업체들이 이 기술에 주목하는 건 이를 통해 트럭수송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pl11.jpg » 4월6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도착한 6개 업체의 트럭들. 유럽트럭플래투닝 제공

 

6개 업체 트럭군단의 플래투닝 챌린지

 
네덜란드 정부가 최근 ’유럽 트럭 플래투닝 챌린지 2016’(European Truck Platooning Challenge 2016)란 이름으로 사상 최초의 트럭 집단주행 경연을 열어 이 기술 활성화에 나섰다. 이번 행사에는 네덜란드의 다프(DAF), 독일의 다임러와 만(MAN), 이탈리아의 이베코(Iveco), 스웨덴의 스카니아(Scania)와 볼보 등 6개 업체의 트럭군단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각 스웨덴, 독일, 벨기에에서 출발해 트럭 플래투닝 기술로 주행하면서 지난 6일 네덜란드 항구도시 로테르담에 도착했다. 다임러에선 3대의 트럭이 슈투트가르트에서 로테르담까지 600킬로미터를 달렸고, 스카니아의 트럭 군단은 4개국 국경을 넘어 2000킬로미터를 질주했다.

 

pl13-daimler.jpg » 다임러 플래투닝.

 

앞트럭이 바람막이…연료 소비량 15% 줄어

 

네덜란드응용과학연구소(TNO)에 따르면 트럭 플래투닝의 장점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 연료 효율이 높아진다. 연료 소비량이 15% 가량 적어진다고 한다. 왜 그럴까? 앞선 트럭이 뒷트럭의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뒤에서 따라오는 트럭은 후류(고속 주행 중인 자동차의 뒤쪽 공기 흐름이 흐트러져 기압이 낮은 상태)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주행에 필요한 에너지가 크게 줄어든다. 연료를 훨씬 덜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트럭 2대가  짝을 이뤄 한 해 10만마일을 달린다고 가정할 경우, 플래투닝만으로 연료비 6천유로(약 785만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pl14-iveco.jpg » 이베코 플래투닝.

 

운전자보다 14배나 빠른 브레이크 시스템


둘째 사고율이 낮아진다. 운전자의 실수가 개입될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볼보의 응급브레이크 시스템, 다임러의 고속도로파일럿연결(Highway Pilot Connect system) 시스템 등의 기술을 이용하면 브레이크 반응시간이 0.1초 이내로 짧아진다. 인간 운전자의 반응시간인 1.4초보다 14배나 빠른 속도다. 안전성이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트럭들은 서로 와이파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어 동시 제동이 가능하다. 이는 갑작스런 제동에 따른 추돌사고 가능성을 막아준다.

 

 

 

친환경, 경제성, 안전성 세마리 토끼 잡는다

 

셋째 교통 정체를 완화시켜준다. 밀착 집단주행을 하므로 차간 간격이 좁은데다, 거의 동시에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3대의 트럭이 플래툰 모드로 주행할 경우 선두차 맨앞에서 후발차 맨끝까지의 거리는 80미터에 불과하다고 한다. 운전자가 수동으로 조작할 경우 185미터 정도 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는 거리다. 보통 주행하는 트럭간 거리는 50미터로 잡고 있다. 교통 정체의 완화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결국 트럭 플래투닝 기술로 친환경성과 경제성, 안전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셈이다.

 

pl15-man.jpg » 만 플래투닝.

 

유럽대륙의 새로운 수송망을 지향한다

 

멜라니 슐츠(Melanie Schulz) 네덜란드 인프라환경장관은 행사를 마친 뒤 “사상 첫 실험 결과가 매우 유망하게 나왔다”며 “여기서 얻은 경험은 자율주행 수송을 현실로 만드는 데 필요한 소중한 정보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트럭 플래투닝에는 여전히 많은 걸림돌이 있다. 기술적인 장벽만 있는 게 아니다. 유럽 국가들의 법률과 제도 차이에서 오는 장벽도 있다.  사실 어떤 신기술이든 실제 현실에 적용하려면 제도와 법률의 장벽을 넘기가 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 충분한 수요가 있는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최종적으로는 아마도 이것이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다. 일단 유니레버나 네덜란드의 주요 슈퍼마켓 업체들은 트럭 플래투닝 기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상용화에 필요한 모든 조건들이 충족될 경우, 트럭 플래투닝은 유럽 대록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수송망으로 등극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pl16-scania.jpg » 스카니아 플래투닝.

 

네덜란드, 2020년 트럭 플래투닝 상용화 목표

또 하나, 이런 신기술은 결국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열차의 기관사처럼 앞트럭을 책임지는 한 명의 운전자가 뒤따라 오는 트럭까지 동시에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더 발전하고 안전성이 입증되면 트럭 군단 전체가 운전자 없이 움직일 수도 있을 것이다. 트럭 운전자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는 물류업체들로선 반색할 만한 수송 시스템이다.

 

pl18-route.png » 6개 업체들이 트럭 플래투닝 경연을 펼친 루트.


네덜란드 정부와 DAF 등의 상용차 업체들은 2020년부터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트럭 2대의 플래투닝 주행을 시작하고, 이어 2030년부터는 선두 트럭에만 운전자가 탑승하는 2단계 상용화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플래투닝 소개 동영상 

 


출처

유럽트럭플래투닝챌린지2016 홈페이지

 https://www.eutruckplatooning.com/default.aspx

트럭 플래투닝의 효과에 관한 보고서(TNO)

https://www.tno.nl/en/about-tno/news/2015/3/truck-platooning-driving-the-future-of-transportation-tno-whitepaper/

관련기사

http://www.futuretimeline.net/blog/2016/04/10.htm#.VwtOvp5JmUk
http://futurism.com/autonomous-trucks-drove-2000-km-across-europe/
http://www.gizmag.com/eu-truck-platooning-challenge-success/42714/
http://www.gizmag.com/daimler-connected-autonomous-trucks-challenge/42631/
  http://mashable.com/2016/04/05/mercedes-actros-platoon-europe/?utm_medium=email&utm_campaign=daily&utm_source=newsletter&utm_cid=mash-prod-email-topstories&utm_emailalert=daily#QKz2sK.DMPqj

참고
http://weeklytrade.co.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136&item=&no=9886
http://www.ksg.co.kr/news/news_view.jsp?bbsID=news&bbsCategory=KSG&categoryCode=search&pNum=106883

자율주행트럭 운행시의 경제성

http://techcrunch.com/2016/04/25/the-driverless-truck-is-coming-and-its-going-to-automate-millions-of-jobs/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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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