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혼합현실 스키 등장…미래 스포츠의 탄생인가 기술IT

3d-live-oculus-skier-split-screen.jpg » 실제 스키어와 게이머가 혼합현실 기술을 이용해 같은 코스에서 경주를 펼치고 있다. southampton대 제공.

 

 스키 선수와 게이머가 같은 코스에서 레이스를 펼친다

 

언덕 위의 스키 선수와 실내에 있는 게이머가 같은 코스에서 스키 경주를 벌일 수 있을까? 예전 같으면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지만,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면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최근 혼합현실(Mixed Reality, MR)이라는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스키 선수와 게이머가 같은 코스에서 우열을 다투는 혼합현실 스키 경주가 사상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어떤 환경이나 상황을 실제인 것처럼 컴퓨터로 만들어 보여주는 가상현실과 달리, 혼합현실은 실제 현실 세계에 가상세계를 덧붙여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증강현실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번 '혼합현실 스키 레이스'는 이달 초 독일 뮌헨에서 열린 웨어러블기기 국제회의 기간중 치러졌다. 경주에 동원된 디지털 장치와 기술은 몰입형 가상현실 기기인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 헤드셋과 전용 스마트폰 앱, 동작인식 센서와 보드, 초고속 4G LTE 인터넷망이다.  이 경주에는 일명 '닥터 브이'(Dr V)로 불리는 오스트리아의 스키 선수와, 그리스와 독일의 온라인 게이머 2사람을 합쳐 모두 3명이 출전했다. 실제 스키장에 있는 선수와 게이머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가상현실 기술과 인터넷이 이들을 서로 실시간으로 연결해 이들이 마치 한공간에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 

 

WT_conference_benjamin-600x253.jpg » 독일 뮌헨의 웨어러블기술 국제회의 현장에서 혼합현실 스키 경주가 생중계 되고 있다.3dliveproject 제공.

 

 가상현실 장치, 초고속 인터넷망, 동작인식 입체센서만 있으면 가능

 

 스키어가 최고 시속 100㎞에 육박하는 속도로 오스트리아의 슐라트밍(Schladming) 월드컵 스키 코스를 돌진해 내려가는 사이, 나머지 두 게이머는 그리스 테살로니키와, 독일 뮌헨의 정해진 실내 공간에서 각각 가상현실 게임 형식으로 그와 경주를 벌였다.

세 사람의 장비는 각각 다르다. 우선 스키어는 스키 장비 외에 특별히 제작된 헬멧을 착용했다. 여기엔 GPS 위치추적 장치와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다. 디스플레이는 초고속 4G LTE망을 통해 데이터를 보내는 스마트 앱과 연결돼 있다. 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그는 가상의 시작, 종료 라인과 함께 경쟁 게이머들의 위치를 가상 아바타 형태로 볼 수 있다.

 뮌헨 회의장에 마련된 세트장에서 경기에 임한 게이머는, 머리에 오큘러스 리프트 헤드셋을 착용했다. 그리곤 양  손에 스키 막대를 쥐고, 닌텐도의 동작 감지용 위  핏(Wii Fit) 밸런스 보드에 발을 올려놓은 뒤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게임용 동작인식 센서 '키넥트' 카메라 앞에 서서 출전 준비를 끝냈다. 장비를 갖추는 데 필요한 비용은 약 500달러(약 55만원). 더 멀리 그리스에 있는 또 다른 게이머는 자신을 실시간으로 입체 형상화해주는 네 개의 키넥트 센서 시스템 앞에서 양 손에 스키 막대를 쥐고 동작 감지용 보드 위에 올라선 채 경주 채비를 마쳤다.

시합을 벌인 결과, 세 사람의 성적은 어땠을까? 첫 번째 레이스에선 실제 스키어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단 한 번 뿐이었다. 곧 코스를 파악한 가상현실 스키어(게이머)들은 이틀 동안 네 차례 치른 시합에서 그 다음 레이스부터 실제 스키어를 추월했다.

  

WT_conference_final_results-600x253.png » 최종 경기 결과를 보여주는 전광판. 실제 스키어는 총 4번의 시합 중 첫번째만 1위를 했다. 3dliveproject 제공.

 

스포츠와 게임이 결합하면 스포츠일까, 게임일까?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실내에서 경주에 출전한 게이머들은 실제 슬로프를 달리는 사람들을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스키어와 달리 맞바람도 받지 않았다. 더욱이 안전한 실내 공간에 있다는 것 자체가 안심하고 과감한 질주를 가능하게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스키어는 경기가 끝난 뒤 “주변 사람들 때문에 마음대로 질주할 수 없었다”고 불평을 털어놓았다.이번 경주는 유럽위원회 미래인터넷연구실(FIRE)의 자금지원을 받은 ‘3D 라이브’ (3D LIV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프로젝트 책임자인 마이클 보니페이스(Michael Boniface) 영국 사우스햄튼대 IT혁신센터 기술이사는 “세 사람은 인터넷을 통해 웨어러블 몰입기기로 전달되는 자신들의 경험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번 혼합현실 스키 경주는 미래 스포츠의 다양한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주최 쪽은 실제로 여러 가능성을 보았다고 말한다. 예컨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함께 시합에 참가할 수 있으니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가 동의만 한다면 그와 함께 시합을 벌일 수 있다. 일정한 디지털 장치만 있으면 된다. 편안하고 다칠 염려 없는 집안에서 해외의 유명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과 함께 나란히 레이스를 펼치는 경험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물론 이는 아직은 어디까지나 가상의 시나리오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전문 선수와 일반인의 가상대결이 가능해지면 스포츠 대중화의 한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생각을 조금 더 발전시키면, 일반인과의 가상대결을 전문으로 하는 선수들이 생겨날 수도 있다. 아예 사람들이 스포츠를 즐기는 방식 자체가 바뀌면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스포츠-게임 혼합형 종목과 문화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상상하고 적용하기에 따라서는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해질 수 있는 것이다.

 

 

 골프, 조깅, 스키에서 우선 적용 가능할 듯

 

프로젝트 코디네이터인 마르코 콘테(Marco Conte)는 “이 혁신적 기술은 다양한 스포츠분야에서 디지털과 실제 세상을 결합한 라이브 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골프, 조깅, 스키 같은 종목에서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들 분야에 이 기술을 활용할 경우, 사람들이 경기를 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의 혼합현실 스키 경주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웨어러블 기술 국제회의 기간 인 지난 2월2~3일(현지시간) 에 치러졌으며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이탈리아의 콜래보러티브 엔지니어링(Collaborative Engineering)이 주도한 이번 프로젝트에는 영국의 사우스햄튼대와 함께 그리스, 프랑스, 독일 및 핀란드 연구팀이 참여했다. 동영상에서 실제 경주 장면은 6분20초가 지나면서 볼 수 있다. 게이머들은 시합에선 스키어를 앞섰지만 스키를 타는 폼은 영 말이 아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4802&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2015-02-10

http://www.cnet.com/news/skier-races-oculus-wearing-virtual-reality-rivals-down-the-same-hill/

http://www.ecs.soton.ac.uk/news/4616 

http://3dliveproject.eu/wp/?p=883

http://www.southampton.ac.uk/mediacentre/news/2015/Feb/15_19.shtml

http://motherboard.vice.com/read/a-mixed-reality-ski-race-put-skiers-in-three-countries-on-the-same-slope

http://mobilemarketingmagazine.com/3dlive-world-first-mixed-reality-ski-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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