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미래의 우주복은 스키니진? 우주항공

MIT-Compression-Suit-01_0.jpg » MIT 연구진이 개발한 새 우주복. MIT 제공

 

MIT, 형상기억합금 이용해 몸에 딱 달라붙는 우주복 개발

 

 1기압의 대기에서 생활하는 인간이 0기압인 진공 상태의 우주에서 죽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우주복 덕분이다. 공기도 없고 기온도 극저온과 극고온을 오가는 악조건의 우주 공간에서 우주복은 우주 비행사들에게 지구와 비슷한 압력과 온도를 유지해주는 장비이다. 몸의 압력을 지탱해주는 우주복이 없다면 우주 공간에서 인간은 혈액이 끓어오르면서 한시도 버틸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우주복은 매우 크고 무게도 100㎏ 가까이나 돼 고도의 훈련을 받은 우주 비행사들이 우주복을 입는 데만도 수십분이 소요될 정도로 거추장스럽다. 우주복을 입고난 뒤 거동 또한 불편하기 짝이 없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이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미래의 우주복 ‘바이오슈트’(BioSuit)를 개발하고 있다.
 연구진은 최근 착용이 간편하면서도 지금의 우주복과 같은 압력을 유지해줄 수 있는 새로운 우주복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우주복은 ‘스키니진’처럼 몸에 딱 달라붙는 형태여서 현재 우주비행사들이 입는 기체 가압식 우주복에 비해 몸을 움직이기가 훨씬 편하고 무게도 가볍다. 우주복에는 코일이 부착돼 있는데 이를 우주선에 설치돼 있는 전원에 연결하면 우주복 코일이 수축하면서 몸에 딱 달라붙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이 가능한 건 우주복에 형상기억합금(SMA: shape memory alloy)이라는 소재를 썼기 때문이다. 형상기억합금에는 일정한 온도가 되면, 원래의 형태로 변형되는 성질이 있다.
 

2-shrinkwrappi.jpg » 연구진이 개발한 형상기억합금 코일. 아래쪽이 원래의 수축된 상태이고 위쪽이 늘어난 상태. MIT 제공

 

 연구진은 압박붕대처럼 감은 형상기억합금 코일에 전류를 흘려 보내 가열시켜 몸에 달라붙게 하는 실험을 반복한 끝에, 이 코일을 이용해 현재의 우주복과 같은 압력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를 이끌고 있는 다바 뉴만(Dava J. Newman) 교수는 “지금 우주인들이 쓰는 우주복을 착용할 경우 우주복이 형성하는 공간의 기압은 3분의 1 기압이다. 우리는 피부에 직접 압력을 가하는 역압 방식을 통해 같은 크기의 압력을 만들어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이동성이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가장 적합한 재료를 찾기 위해 유전성 탄성체(dielectric elastomer)에서부터 형상 기억 폴리머(shape-memory polymer)에 이르기까지 형상이 변하는 14개의 재료를 검토한 끝에 니켈-티타늄 재질의 형상기억합금을 골라냈다. 연구진은 이 합금을 밀리미터 단위의 작고 촘촘한 용수철로 만들어, 수축했을 때 매우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이 코일은 상온에서 늘어난 상태를 유지하다가 온도가 섭씨 60도 정도로 올라가면 설정된 원상태로 수축한다. 연구진은  “스스로 잠기는 버클”이라고 생각하면 쉽다고 설명한다.
 연구진은 새 우주복은 활동하기 편할 뿐 아니라 안전하기도 하다고 말한다. 종래의 우주복은 구멍이 나거나 흠집이 나면 압력이 순식간에 급감해 우주인을 위험한 상태에 빠뜨릴 수 있다. 새 우주복은  흠집이 나더라도 해당부위에 곧바로 압박붕대처럼 덧댈 수 있어 압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biosuit-mark3.jpg » 현재의 우주복과 새 우주복의 비교 모습. spaceindustrynews.com

 

부상 운동선수나 군인들의 지혈용으로도 좋을 듯

 

 늘었다 줄었다 하는 이 ‘탄력 우주복’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1970년대 초반에도 폴 웹이라는 연구자가 이런 유형의 우주복 시제품을 만든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엔 이 우주복에 신뢰를 보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우주복은 원래 군인들이 수중활동을 위해 쓰던 가압복에서 비롯됐다. 이 가압복은 몸을 압박해 혈액의 흐름이 갑자기 변하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옷을 입은 후 압력이 변화하면서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10~20분 동안 기절상태를 초래하는 단점이 있다.  MIT 연구진이 개발한  새 우주복은 이 문제도 완벽히 해결했다.
 연구진의 다음 과제는 우주복을 꽉 조여진 상태 그대로 계속 유지시켜주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주는 것이고, 둘째는 코일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잠금장치를 결합시키는 것이다. 첫번째 방식은 우주비행사가 과열 위험에 노출되는데다, 무거운 배터리팩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는 우주인의 활동력을 결정적으로 방해하는 요소이다. 따라서 채택하기 곤란한 방식이다. 그래서 연구진은 현재 두번째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몇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예컨대 실 같은 것으로 우주인의 각 신체부위에 있는 코일들을 우주복의 중심부위에 연결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각 신체 부위의 코일이 움직일 때마다 개 목줄을 끌어당기듯 코일을 끌어당김으로써 우주복을 계속 조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dava-newman-02.jpg » 새 우주복을 입고 있는 다바 뉴만 교수. 그는 여성 야구선수이자, 스키 주니어올림픽에 출전한 적도 있고, 알아주는 트라이애슬론 선수이기도 한 만능스포츠우먼이다. 다바 뉴먼 제공/wired.com서 재인용.


 MIT 연구진은 새 우주복이 완성되기 전이라도, 이번에 개발한 압박붕대 방식이 우주가 아닌 다른 곳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예컨대 운동선수들이나 군인들이 다쳤을 때 지혈을 위해 쓸 수 있다는 것. 만약 운동복이나 군복에 센서를 부착할 수 있다면, 부상을 당하더라도 별도의 조처 없이 자동적으로 지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 미래의 우주복 설계를 메카트로닉스(Mechatronics) 분야의 국제 학술지 <IEEE/ASME Transactions on Mechatronics>에 발표했다. 
  
참고자료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0813&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9-23    
[논문 서지 정보]

Holschuh, B Obropta, E. ; Newman, D. , “Low Spring Index NiTi Coil Actuators for Use in Active Compression Garments,” IEEE/ASME Transactions on Mechatronics, Volume: PP Issue:99,DOI: 10.1109/TMECH.2014.2328519
http://phys.org/news/2014-09-spacesuits-future-resemble-skin.html
http://spaceindustrynews.com/mits-next-mars-space-suit/
http://newsoffice.mit.edu/2014/second-skin-spacesuits-0918
http://www.wired.com/2014/01/how-a-textbook-from-1882-will-help-nasa-go-to-mars/#slide-id-385481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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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