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줄기세포 양대 제조법의 대결 승자는? 생명건강

1_15498.jpg » 핵치환법을 통해 만들어진 인간배아줄기세포. 오리곤보건과학대 제공

 

핵치환과 역분화의 비교

핵치환이 상대적으로 우수하지만

난자 제공이 필요한 윤리적 문제

 

인간에게서 성체세포(이미 분화된 세포)를 채취해 만능 줄기세포(pluripotent stem cells: 인체의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로 전환시키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핵치환(nuclear transfer), 다른 하나는 역분화(reprogramming)다. 7월2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은 두 가지 방법으로 만든 ‘유전적으로 동일한 인간 줄기세포’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참고 1). 저자들에 의하면 양자 간에는 중요한 유전자발현 차이가 있어, 생의학과 세포요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한다.
 만능 줄기세포는 뉴런이나 심근 등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질병 연구와 치료를 위해 매우 소중한 존재다. 인간의 만능 줄기세포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1998년, 체외수정(IVF) 과정에서 남은 배아를 이용해서였다(참고 2). 이렇게 만들어진 만능 배아줄기세포는 오늘날까지도 표준(gold standard)으로 간주되고 있다. 왜냐하면 배아가 모든 종류의 인체조직을 생성할 수 있다는 데는 전혀 이의가 없기 때문이다.
 좀 더 새로운 기술이라 할 수 있는 핵치환(nuclear transfer)과 유전적 역분화(genetic reprogramming)는,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체세포를 채취하여 맞춤식(공여자와 유전적으로 일치하는) 만능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이다.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유전적 일치(genetic matching)는 특정 환자(병력이 밝혀진 환자)의 줄기세포를 공급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된다.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유전적 일치는 치료에 보다 적합한 줄기세포를 만들어내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유전적 역분화는 2006년 일본 교토대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개발하여 2012년 노벨상을 수상한 기법으로, 그 결과 탄생한 줄기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iPS cells)라고 부른다. 지난해에는 오리건보건과학대의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교수가 세계 최초로 핵치환(일명 클로닝)을 이용해 인간 만능줄기세포를 만들었다(참고 3). 그는 배양된 피부세포에서 핵을 채취한 다음, 그것을 (핵이 제거된) 미수정란에 이식하여 배아줄기세포(ES cells: embryonic stem cells)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ES세포와 iPS세포 중 어느 것이 좀 더 원본과 가까울까?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미탈리포프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6월2일 <사이언스>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동일한 피부세포에서 탄생한 복제 ES세포(ESC)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의 유전자 발현패턴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결론만 말하면, 절대평가에서는 ESC나 iPSC 중 어느 것도 완벽한 배아유사 상태(embryonic-like state)를 재현하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상대평가에서는 완벽한 승자가 존재한다고 한다. “핵치환(ESC)은 체세포를 완벽하게 재설정(reset)하지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역분화(iPSC)에 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탈리포프 교수는 말했다.
 ESC와 iPSC의 품질을 직접 비교하기 위해, 미탈리포프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각 세포의 메틸화 패턴을 배아(IVF에서 폐기된 배아)와 대조했다. 대조 결과, ESC는 iPSC보다 배아에 좀 더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다. 3가지 종류의 세포에서 상이하게 발현된 유전자는 1200개 이상이었고, 그중 65%는 iPSC에서 나타났다. “이같은 차이는 ESC가 iPSC보다 다른 세포로 분화하는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이번 연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ESC와 iPSC 간의 명확한 차이를 몇 가지 지적했다. 그러나 아직 미해결 문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 예컨대 배양기간이 길어질 경우, iPSC의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ESC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그리고 ‘줄기세포가 일단 전문화된 세포로 분화된 후에도, 이 같은 후성유전학적 차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는 불투명하다”고 호주 멜버른대의 마틴 페라 교수(줄기세포 생물학)는 논평했다.
 “핵치환은 ‘한물 간 기술’이다. 현재 유전적 역분화는 만능 줄기세포를 만드는 핵심기법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핵치환은 윤리적·기술적·전략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즉, 그것은 젊은 난자 제공자를 필요로 하는 데다가, 연구를 위해 배아를 파괴해야 한다. (미탈리포프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핵치환 연구를 위해 관계기관의 승인과 특별한 연구비 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핵치환 기법을 익히려면 수 개월간의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페라 교수는 덧붙였다.
 그러나 페라 교수는 핵치환 연구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치환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난자가 치환된 핵을 배아유사 상태로 되돌리는 과정은 커다란 생물학적 미스터리며, 만능 줄기세포를 만드는 방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 미스터리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결과에서 보듯, iPSC와 ESC 사이에는 차이가 많다. 핵치환을 연구하면, iPSC를 ESC에 보다 가깝게 만드는 방법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페라 교수는 말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8005&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7-07    
※ 참고문헌
 1. Ma, H. et al. Nature http://dx.doi.org/10.1038/nature13551 (2014).
 2. Thomson, J. A. et al. Science 282, 1145?1147 (1998).
 3. Tachibana, M. et al. Cell 153, 1228?1238 (2013).
원문
http://www.nature.com/news/cloned-stem-cells-offer-high-fidelity-1.15498

TAG

Leave Comments


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