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간질 치료제 토피라메이트, 음주량 조절에 탁월한 효과 생명건강
2014.02.18 14:06 곽노필 Edit
» 간질 치료제로 쓰이는 토피라메이트가 음주량을 줄여주는 데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효 한겨레신문 기자
과음으로 인한 미국의 사회적 손실 2200억달러
토피라메이트, 알코올 섭취량 감소에 큰 도움
미국의 경우 지나친 음주로 인한 개인 및 사회의 노동 생산성, 보건, 범죄 등에 따른 총 손실이 한 해 2235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12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3%가 지난달에 5잔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었으며, 7%가 1달에 5일 이상 술을 마셨다고 한다. 술고래들 중 일부는 자신들을 치료할 방법을 찾고 있다.
토파맥스(Topamax)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인 토피라메이트(topiramate)가 이런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편두통과 간질 치료용으로 쓰이는 이 약물이 알코올 중독자에서 잘 보이는 충동적 성향을 크게 줄임으로써 환자들의 전체적인 삶의 질을 크게 높인다는 것은 이전부터 알려져 왔다. 또 알코올 중독자들의 음주량을 줄이고 심장병이나 간경화 같은 중증 질환을 막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토피라메이트는 그러나 알코올 중독 치료제로 허가를 받지는 않은 상태다.
이번에 펜실베이니아의대 연구팀은 이전에 확인된 알코올 중독 환자에 대한 금주 효과뿐 아니라, 자신들의 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갖는 사람들에게서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정신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를 이끈 헨리 크란츨러(Henry R. Kranzler) 교수는 “우리 시험에서는 음주를 완전히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수준으로 제한하기를 원하는 환자들에 대한 가능성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 연구는 138명의 과도한 음주자(남성이 62.3%)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이중 눈가림으로 실시되었다. 67명에게는 12주간 매일 토피라메이트가 최대 200mg 투여되었고, 나머지 71명에게는 위약이 투여되었다. 동시에 두 그룹은 음주를 줄이는 카운셀링도 받았다. 임상 시험은 1주간 사전 치료 평가 , 12주간 치료, 9일간 치료 경감의 3단계로 진행되었다. 참가자중 122명이 임상시험을 최종 완료하였다.
» 토피라메이트정. 사진은 abcnews.com
토피라메이트 투약한 그룹, 폭음 비율 5배나 낮아
특정 형태의 글루탐산 수용체 보유자에 특히 효과
환자들은 첫번째 6주간은 매주, 그 다음 3주에는 2주에 1번씩 센터를 방문하여 호흡 중 알코올 농도, 체중, 다른 약물 이용, 기타 생체 신호들의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임상시험에서 토피라메이트를 복용한 환자 그룹은 위약을 복용한 환자 그룹과 비교하여 폭음을 하는 것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 종료 단계에서 위약 복용 환자 그룹이 토피라메이트 복용 환자 그룹보다 폭음을 한 비율이 5배나 높았다고 한다. 또한 토피라메이트 복용 환자 그룹은 위약 복용 환자 그룹보다 마지막 4주간 폭음을 하지 않은 비율이 2배 이상 높았다. 토피라메이트 그룹은 위약 그룹보다 금주한 날짜도 더 많았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중요한 점 중 하나는 개인 맞춤 치료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 유럽-미국인의 40%를 차지하는 특정 유전형의 사람들이 토피라메이트로 큰 효과를 보았다. 이들은 글루탐산(glutamate)이라는 흥분성 신호전달물질에 대한 수용체 아단위(subunit)인 GRIK1에 rs2832407라는 유전자 변이 2쌍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시험에서 이들 유전자 변이를 갖는 환자들의 숫자는 122명이었다. 이러한 특정 형태의 글루탐산 수용체를 갖는 사람들이 토피라메이트 투여로 폭음이 줄어드는 것은 이 수용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가리킨다. 이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 새로운 약물을 개발할 경우, 토피라메이트의 부작용인 피로, 어지러움, 기억력 손실의 문제가 사라지면서도 금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4741&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2-18
원문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4/02/140214075307.htm
Journal Reference: Henry R. Kranzler, Jonathan Covault, Richard Feinn, Stephen Armeli, Howard Tennen, Albert J. Arias, Joel Gelernter, Timothy Pond, Cheryl Oncken, Kyle M. Kampman. Topiramate Treatment for Heavy Drinkers: Moderation by aGRIK1Polymorphism.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2014; DOI: 10.1176/appi.ajp.2013.1308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