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북미 순록의 시한부 운명 지구환경

800px-Caribou.jpg » 알래스카 지역의 북미 순록 카리부(수컷). 위키미디어 코먼스.

 

2만년전 기후변화로 서식지 고립

유전적 다양성 낮아져 환경에 취약 

 

 지금으로부터 2만년 전 빙하기가 절정에 달했던 최후최대빙하기(LGM: Last Glacial Maximum)에, 대륙빙하는 북아메리카를 가로질러 나아가면서 카리부(북미산 순록)의 삶의 터전을 유린했다. 이로 인해 카리부들은 유라시아의 동료들과 떨어져 수천년 동안 고립된 생활을 해왔다.
 과학자들은 이런 기후변화가 카리부의 유전자에 각인을 남긴 증거를 밝혀냈다. 이들은 이 흔적은 카리부로 하여금 미래의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12월15일호에 실렸다.
 캐나다 라발대의 글렌 야닉 교수(인구유전학)는 “과거의 사건을 근거로 하여 미래를 확실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카리부의 사례를 살펴보면 종의 미래에 대해 비관하게 된다”고 말했다.
 카리부의 개체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그 이유로 천연자원 개발과 도로 건설로 인한 서식지 감소, 기후변화로 목초 생장시기와 카리부 이주시기가 어긋나면서 생긴 기근 등을 들어 왔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유전적 요인을 밝힌 것이다. “빙하시대의 기후변화가 생물의 유전자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보면, 향후의 기후변화가 생물종의 미래에 미칠 영향을 예측할 수 있다”고 캐나다 트렌트대의 폴 윌슨 교수(보존유전학)는 말했다.
 
 유라이사집단과 북미집단의 유전적 다양성 차이
 
 야닉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현재 유라시아와 북미에 사는 카리부 1297마리를 대상으로, DNA 마커(짧은 DNA 가닥)를 분석하여 카리부의 진화 계통도를 만들었다. 그 결과, 약 30만년 전에 두 가지의 뚜렷한 카리부 계보가 존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하나는 유럽-베링해 그룹으로, 현재 유라시아~북미(그린란드,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군도, 러시아, 알래스카, 캐나다 북극 군도) 지역에 서식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북미 그룹으로 퀘벡, 뉴런들랜드, 캐나다 평원에 서식하고 있다.
 두 그룹은 유전적 다양성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진은 특히 중립적 마커, 즉 카리부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시퀀스를 집중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이들 유전 데이터를 기후모델과 대응시키면서, 지난 2만1000년 동안 카리부 서식지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1000년 단위로 나타내주는 지도를 만들었다. 그 결과 기후변화는 두 가지 그룹의 카리부 서식지 분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졌다.
 즉 2만1000년전 빙하기가 진행되면서, 북미에서는 카리브가 서식할 만한 곳이 급격히 줄어들어 많은 순록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그 결과 많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사라지고, 북미그룹의 유전적 다양성이 감소했다. 반면 보다 안정적인 기후환경에 서식했던 유럽-베링해그룹은 유전적 다양성을 그대로 유지했다.
 

북미 순록, 2080년 거의 멸종 상태 직면
 
 그렇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는 향후 북미그룹 카리부의 운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연구진은 기후모델을 이용해, 기후변화가 카리부의 미래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만일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의 상태를 유지할 경우, 북미의 카리부는 2080년까지 서식지의 89%를 상실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진은 ‘서식지 감소’와 ‘낮은 유전적 다양성’이라는 두 가지 요인을 결합해 분석한 결과, “2080년이 되면, 퀘벡 북부와 래브라도 이외의 지역에서 카리부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나 유럽-베링해그룹 카리부는, 서식지의 60%를 잃더라도 생존에 지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의 의의는 기후변화가 유전자 구조와 종 다양성을 통해 종의 운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는 데 있다. 기후변화는 유전자의 다양성을 감소시켜 변화에 취약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다양성이 낮아진 종은 미래의 기후변화에 더욱 취약해진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3448&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3-12-20     
원문
http://www.nature.com/news/caribou-genetics-reveal-shadow-of-climate-change-1.14376
※ 원문정보: Glenn Yannic et al., “Genetic diversity in caribou linked to past and future climate change”, Nature Climate Change (2013), Published online 15 December 2013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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