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인간이 침팬지를 누른 건 야구를 잘했기 때문? 생명건강

  

 인간이 침팬지와의 진화 경쟁에서 이긴 건 야구를 잘하기 때문이었나?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야구에서 가장 각광을 받는 포지션은 단연 투수이다. 경기 시작부터 종료때까지 야구팬들은 투수의 어깨에서 뿌려져 나온 시속 100마일(160km) 안팎의 강속구가 포수 장갑 속으로 정확히 내리꽂히는 장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경기의 승패가 거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탁월한 인간의 던지기 능력은 언제부터 생긴 것일까?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근호에 소개된 연구 결과를 보면, 이러한 능력은 아마도 200만 년 전 우리의 호미닌(hominin, 초기 인류) 조상들이 던지기에 적합한 일련의 해부학적 특징을 보유하게 되면서부터 생겨났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과는 한 연구진이 대학 운동선수들을 비디오로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인간이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던지기 능력이 필수적이며, 수렵은 인류 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야구 능력이 진화 경쟁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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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역시 “직립보행으로 인하여 손이 자유롭게 되었을 때 등장한 인간의 독특한 던지기 능력은, 수렵·채집자들로 하여금 발사무기(projectile)를 이용한 효과적 사냥을 가능케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돌이나 창 같은 발사 무기를 던지면, 비교적 먼 거리에서도 커다란 동물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냥할 수 있다. 사냥을 통해 얻은 고칼로리·고지방의 식품은 호미닌의 뇌 용량과 몸집을 불리는 데 도움이 되었고, 호미닌들은 영리한 머리와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역으로 활동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고 이번 연구를 지휘한 조지 워싱턴 대학의 닐 로치 박사(생물진화학)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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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글로벌 동향 브리핑’에 소개된 연구 결과를 보면, <네이처> 표지논문으로 선정된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인간의 강력하고 정확한 투척력은 주로 어깨와 관련된 진화(적응)의 산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일부 영장류들도 종종 매우 정확하게 물체를 던질 줄 알지만, 스피드와 제구력을 겸비한 던지기를 일상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 예컨대 수컷 침팬지는 시속 약 30km로 물체를 던질 수 있지만, 열두 살짜리 인간 어린이는 이보다 세 배나 빠른 속도로 야구공을 던질 수 있다. 사실, 인체의 가장 빠른 움직임은 물체를 던질 때 나타난다. 즉, 인간이 마음 먹고 물체를 던질 때는 상완골(humerus: 위팔에서 가장 긴 뼈)이 초당 25회전(9000°)의 속도로 돌아간다고 한다.

 연구진은 호미닌들이 언제, 어떻게, 왜 던지기 능력을 진화시켰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진은 고속 모션캡처 카메라를 이용하여, 20명의 대학 운동선수들(야구선수 16명 포함)의 던지기 동작을 촬영했다. 그리고는 치료용 교정기를 이용해 운동선수들의 팔 동작을 제한해 보았다. 이는 호미닌의 관절 모양(형태와 구조)을 모사해 호미닌과 유사한 투척력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호미닌의 관절 모양은 화석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를 근거로 추론했다.

 분석 결과, 던지기 동작에서 생성되는 운동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어깨 근육이 책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운동에너지의 상당 부분은 (진화를 통해 획득된) 어깨와 다른 신체부분의 특징에서 나오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이 부분들은 에너지를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신속하게 방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freund_1372287466930.jpg » 인간과 침팬지의 어깨 부근 근육 ① 예컨대, 상완골두(head of the humerus: 어깨 관절의 소켓에 들어가는 부분)와 골간(shaft of the humerus: 뼈의 몸통)이 이루는 각도는 인간이 침팬지보다 20°작다. 이는 팔의 운동범위를 늘려 보다 많은 에너지를 어깨 힘줄에 저장할 수 있게 한다. 연구진이 운동선수들의 뒤로 젖히기 동작을 분석한 결과, 상완골은 근력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보다 60°나 더 많이 회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힘줄과 인대가 늘어나면서 에너지를 저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② 인간의 허리는 침팬지에 비해 길고 탄력적이어서 상체를 보다 많이 회전시킬 수 있다. 이는 물체를 뿌리기 전에 보다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게 한다.
 ③ 마지막으로 인간의 어깨관절은 방향이 적절하여, 던지는 동작에서 발생하는 회전력을 증가시킨다.
 연구진에 의하면, 인간의 팔은 이 3가지 특징이 결합함으로써 강하고 효과적인 새총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던지기를 사냥의 수단으로 선택한 것은 사람속(Homo genus)의 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이 지적한 3가지 해부학적 특징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400만년~200만년 전)에서도 개별적으로 나타났지만, 3가지 특징이 동시에 나타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200만년 전 호모 에렉투스 때부터라고 한다. 이 시기는 호미닌의 화석에서 오래달리기(endurance running)의 특징이 나타나는 시기와 일치한다.

 “이번 연구는 현대인의 절묘한 투척력(throwing prowess)이 어깨에서 유래한다는 것을 잘 설명해 주었다”고 뉴욕대의 스콧 윌리엄스 박사(인류학)는 논평했다.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3-06-28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cn=GTB2013060519&service_code=03

네이처 기사 원문

http://www.nature.com/news/baseball-players-reveal-how-humans-evolved-to-throw-so-well-1.13281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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