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울어?"를 배워버린 너에게 생생육아
2015.07.09 11:14 Edit
즐겨보는
만화에서 어린 동생이 뭔가에
서럽거나 슬퍼서 빼액, 하고 소리지르며
울면, 너는
나를 쳐다보며 묻지. “엄마, 왜 울어?” 그럼
나는 이러쿵 저러쿵 설명을
한다. “응, 저기
친구가 같이 안 놀아서
속상한가 봐.” “응, 소풍 갔다가 뭘
놔두고 와서 그렇대.” 하고. 그림책을 보다가
누군가의 얼굴이 찌푸려져 있거나
눈물 흘리는 장면이 보이면
너는 또 그 그림을
가리키며 내게 묻지. “엄마, 왜 울어?” 그럼
나는 또 설명한다. 때로는 땀방울을
눈물로 착각해 “왜 울어?” 하고 묻는
너를 보고 박장대소 할
때도 있다. “응, 이건 우는 게
아니라, 땀
흘리는 거야.” 하고 알려주면 너는
금방 고개를 끄덕이며 “땀 나!” 하고
따라 말하지.
그렇게
어느새 “왜
울어?”하고
물을 줄 알게 된
너이기에, 네
앞에서 나는 더더욱 울
수가 없었다. 며칠 전 놀이터에서
큰 아이들이 네 다리를
보고 웅성거렸던 그 날
말이야. 평소
또래보다는 형, 누나들을 더 좋아하는
너는 그저 네 가까이에
있는 형, 누나들이 좋아 배시시
웃었지. 옆에서
그네를 타던 형이 네
다리를 뚫어져라 쳐다보다 징그럽다는
듯 그네를 놓고 떠났을
때도, 너는
웃으며 내게 물었다. “형 어디가?” 하고. 나는
그 순간, 잠깐이지만 속으로 울어야
했다. 그
아이들이 호기심과 두려움에 그런다는
것을, 그리고
그 호기심과 두려움은 KT가 무엇인지
알 리 없는 저
아이들에게 당연하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지만 그럼에도 그
아이들의 표정과 너의 그
대비되는 표정을 함께 보고
있자니 속이 쓰라렸다. 이런 상황을
드디어 마주하게 되는구나, 생각보다 빨리
왔구나, 하는
마음, 그리고
곧이어 따라 나온, 그럼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하는,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까지. 내 머릿속은
온통 까맣게 뒤덮여가고 있었다.
네가
만 세 살이 되는
내년 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