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음으로만 노래하기, 한 음으로만 말하기, 어느게 더 어려울까? 기본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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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원노트 삼바( one-note samba; 한 개의 음으로 만든 삼바 노래) 사진 출처 : http://www.youtube.com/watch?v=xmOKCqqTQ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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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루드 질베르토가 부른 '원노트 삼바 (one-note samba)' 동영상 출처 http://www.youtube.com/watch?v=JDzWWmscbt8

 

브라질 보사노바 음악의 거장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만든 노래 중에는  '원 노트 삼바(한 개의 음으로 만든 삼바)'라는 곡이 있습니다. 내림 나장조에 4/4박자로 진행되는 발랄하고 감미로운 리듬과 선율의 노래이죠. 처음 제목만 보았을때에는 당연히 "어떻게 음 하나로만 삼바 노래를 만들었지?"하는 의구심이 들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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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출처 https://www.facebook.com/brazilsocialclub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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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출처 http://www.sheetmusicdirect.us/sheetmusic/song/1000130441/one-note-samba-samba-de-uma-nota-so

 

   

 위의 가사와 악보에서  보듯 실제로 이 노래는 음 하나로만 만들어진 노래는 아닙니다.하지만 노래 앞부분과 뒷부분 등 상당 부분의 베이스 음이  ‘파’ 음으로만 되어 있어서,  작곡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았을때 이렇게 베이스 음만이라도 한 음만 사용해서 멋진 음악을 만든 것 자체가 놀라워 보였습니다.

 음악에서는 그만큼 한 음만으로 선율이 이뤄지기가 힘든 법이니까요.

비단 음악에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대화에서도 역시 한 음으로만 말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캐나다 몬트리올 신경과학 연구소의 자토레 박사 등이 2012년 '플로스바이올로지' 저널에 발표한 '노래 선율과 말하기 억양' (Music melody and speech intonation:singing a different tune Zatorre RJ, Baum SR (2012)) 연구에 따르면 말하기의 경우 상황은 좀 더 복잡해진다고 합니다. 말하기를 할때에는 음높이의 변화가 '운율체계'라고 하는 간단치않은 음성과 리듬의 변화 세트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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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음파 파형은 같은 문장을 그냥 말하기로 발성했을 때(왼쪽)와 노래로 만들어 발성했을 때(오른쪽) 나타나는 파형들입니다,

아래쪽은 위 파형과 같은 소리들을 주파수로 나타낸 스펙토그램인데요. 문장을 말하기로 발성했을 때 주파수와 배음(한 음이 가진 주파수의 2배, 3배,4배...의 주파수를 가진 음)의 강도가 노래로 만들어 발성했을 때보다 훨씬 더 짙은 빨강색으로 뭉쳐져 있는 걸 보면 간단치 않은 음성과 리듬의 조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운율체계란 말하기 매개변수의 세트를 말하는데, 말하기의 매개변수는 음절, 구문, 문장의 양과 같은 개인적인 말소리를 넘어서서 적용되는 것으로서 억양(문장을 가로지르는 음높이의 변화에 해당되는 근본적인 주파수), 강조, 리듬을 포괄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운율체계는 다양한 언어의 소통 작용에서 특별히 더 유용합니다. 표준 중국어나 타이 언어에서처럼 성조에 따라 단어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경우나, 일반문장에서 질문문장으로 문장구조를 차이나게 하는 경우, 문장에서 특정요소를 강조하거나 부각시키는 경우, 풍자나 역설을 포함한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에 특히 더 유용하다고 합니다.

멜로디를 읊고 말하기를 할 때 음높이와 억양은 성대의 응축과 이완을 제어하는 능력에 따라 달라지는데, 성문하압(聲門下壓) 과 성문상압(聲門上壓)의 조합을 통해 음성의 근본적인 주파수 변화 세트가 이루어집니다.

최근의 음향학적 연구분석에 따르면 사람의 말하기에서 나타나는 배음의 진폭을 잘 배분하면 모든 문화에서 발견되는 음계의 구조를 예측할수 있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중국어의 성조는 높고 평탄한 1성 ( - )과 급하게 상승하는 2성 ( / ),  낮게 쳐졌다가 다시 상승하는 3성(∨), 급하게 하강하는 4성(\) 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같은 발음이라고 해도 1성이냐 2성이냐 하는 성조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집니다.

'쓰(shi)'라는 발음을 4가지 성조에 따라 발음하면 1성일 때에는 诗[shī] '시(詩)'를 의미하고  2성일 때는 十 [shí]  '숫자 십'을 의미합니다, 또 3성일 때는 使 [shǐ] '…에게 하게 하다', 4성일 때는 是 [shì] '옳을 시'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중국어의 4성이 가진 독특한 억양과 강세의 주파수 등을 잘 분석하면 아래와 같은 중국 음계가 추출될 수 있다는 뜻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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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http://www.peiyouqin.com/scales.html

 

얼핏 들으면 중국어로 "너 밥 먹었니?"(你吃饭了吗?nichifanlema 니 츠 판 러 마?)의 발음들이 "궁, 상, 각, 치, 우"하고 소리를 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래 그림은 안드로이드 앱 '피아노 컴패년(piano compannion)'에서 우리나라 민요 음계를 찾아 본 것인데요. 지금까지의 연구에 더하여 경상도나 전라도, 함경도나 황해도 등 우리나라 여러 지방의 사투리의 억양 등을 분석해서 그 지역 특유의 음계를 한번 역탐색 해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번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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